오스트리아에는 노동청
기능의 관청(?)이 두개 있는데
하나는 AMS.
여기는 실업자들의 취직에
관련된 일을 하는 곳으로
언어가 딸리는 외국인들에게는
독일어 강좌도 무료로
주선 해 주고, 1~2년 혹은
그 이상 길게 이어지는
직업교육도 연결해주는,
실업자들이 취직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아! 이곳에서는 실업수당도
주관하고 있습니다.
나도 오래전에는 참 많이
들랑거렸던 곳이네요.
나는 AMS에서 독일어
코스를 두 번 들었었고,
2년짜리 직업교육도 받았고,
시시때때로 실업수당도
받아 먹었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2928
취직을 하고 나면 AMS와는
더 이상 볼일이 없습니다.
직장인이 되면 (‘Arbeitskammer
아르바이트캄머’ 줄여서)
AK와 인연을 맺게 되죠.
AK에서는 내가 직장인으로서
어딘가에서 강의를 듣거나
한 경우 수강료중 일정액을
돌려주는 일을 하고,
내가 직장에서 당한
불이익을 대변 해 주는
일도 합니다.
둘다 노동청인데 취직 전,
후로 관리를 따로 해주는 거죠.
오스트리아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AK회원이 됩니다.
나는 신청한 적이 없는데도
AK카드가 저절로 우리 집으로
배달되는 이유는 내가 어딘가에
속한 직장인이기 때문이죠.
몇 년 단위로 카드도
갱신이 되는 모양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2번째로 받은 거죠.
어느 날
우연히 온라인으로 책을,
그것도 무료로 빌릴 수 있다는
글귀를 어딘가에서 읽고는
얼른 접속했던 것이 AK.
무료로 책도 읽을 수 있고
오디오북도 들을수 있다니
호기심에 앱을 다운받았죠.
모니터로 책을 읽어야 하는
전자책은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눈을 피곤하게 하니
내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오디오북.
오디오 북을 돈 들이지않고
무료로 들을 수 있다니
독일어 공부하는 셈치고
닥치는 대로 책을
들어보기로 했죠.
앱을 다운로드해서
로그인 하는 데는 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린츠에 있는 AK까지
찾아가는 수고까지 하면서
결국 나는 “AK 도서관 앱”에
로그인할 수 있었죠.
그렇게 오디오북을 듣기 위해
로그인해서 내가 그동안
들었던 것은 조금 유명한 작가들
책 위주로.
무라카미 하루키, 코엘료 등등.
웃기는 건 내가 책만 앉아서
집중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이동중이거나 자기 전에
잠깐 틀어놓는 수준이라
내용은 알아듣는 둥 마는 둥~
인터넷을 헤매다
내 흥미를 끄는 책이 있으면
그것도 관심을 갖고 들어봤죠.
최근에 들었던 장편소설은
한야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
천 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더니만,
오디오북의 길이는 36시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듣기는 했는데,
이동중에 혹은 잠자면서
틀어놓고 자는 용이라
내가 신경 써서 듣는 부분만
이해를 하니 중간중간
붕 뜨는 구간은 꽤 있었죠.
그래서 읽으면 “눈물 펑펑”
이라는데 나는 아직까지
울지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이해를 못해서 못 울고
있는 건 아니고???)
21일의 대출기간이 끝난 후
반납하고 다시 대기를
해서 책을 빌려서 들어보지만
36시간짜리 책은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
결국은 검색창에
책 내용이 어떻고,
등장인물을 어떤지
컨닝를 하면서 책 내용을
대충 감 잡을 수 있죠.
지금도 책의 마지막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
다시 또 책을 대여하지 싶습니다.
ㅠㅠ
책을 대여하려고 검색창에
작가나 책이름을 치다가
심심해서 한국 작가의 이름을
넣어봤더니 독일어로 출간한
한국 작가의 책도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오스트리아
AK도서관에서 한국 작가를
만날 수가 있었죠.
조남주 작가의
‘1982년생 김지영’도
‘우리가 쓴 것’도 나는 독일어
오디오북으로 접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인 작가의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검색창에 Kim이나
Lee같은, 혹은 유명한 한국
작가의 이름을 넣게 되었죠.
내가 한강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노벨 작가상을 받기 전.
이때는 기다릴 필요없이
한강 작가의 오디오북을
빌릴 수 있었고, “흰”은
달랑 2시간짜리 짧은 이야기라
자전거를 타러 가면서
혹은 장보러 가면서 틀고
출발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었죠.
“흰”은 어디를 돌아다닐
때보다는 잠자기 전에
틀어놓고 자는데
딱 이었습니다.
잔잔하게 수필처럼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거든요.
노벨 문학상을 받기 전이었는데도
다른 한국작가보다 유난히
책이 많았던 한강 작가.
나는 주로 오디오북을 들으니
오디오북 위주로 빌리지만
E북으로도 한강 작가의
글을 읽을 수는 있죠.
물론 독일어로 말이죠.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었던
한강 작가의 책은
오디오북은 5개,
E북은 6권이 입니다.
“Weiss흰”,
”Deine kalten Haende
그대의 차가운 손”,
”Menschenwerk
소년이 온다“,
“Die Vegetarierin
채식주의자“
“Giechschstunden
희랍어 시간”은
E북과 오디오북이
다 있어서 대여가 가능했고,
노벨상 수상을 한 후에
나온 것은
“Unmoeglicher Abschied
작별은 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대여중이라
내 앱에서 바로 들을 수 있는
한강 작가의 책은, “흰”,
“소년이 온다”와
“그대의 차가운 손”.
‘소년이 온다’는 대기자가
있는 거 같아서 오늘 반납했고,
‘그대의 차가운 손”도 오늘
끝을 냈고 만기일이 코앞이라
바로 반납을 해야하지 싶습니다.
무료로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건 좋은데
대여 기간이 21일이라
반납을 하고 다시 대여하게 되면
대기자의 숫자에 따라서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죠.
한강 작가의 소설 중
내가 아직 듣지 못한
오디오북은
“희랍어 시간”
이건 다른 거 보다 인기가
있는 것인지 대기자
명단에 올린 지가 한참인데
아직도 대기중이요.
한강 작가의 작품이
원래 쉽지 않은 것인지,
아님 내 독일어 실력이
딸려서 글을 이해못하는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한번 들어서는 절대
이해불가라 나는 듣고 또
듣기를 반복해야 하죠.
조용히 앉아서 들어야
이해가 되는 내용인데
나는 자꾸 자전거 탈 때
듣거나 잘 때 틀어놓고
잠들 때 까지만 듣게 되니
대부분의 내용을 그냥 흘러
들어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듣다 보면
언젠가는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음에는
전에 없던 대기자들이
줄줄이라 이제는 평균
몇 달은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책에 나오는 한국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한국 문화를 알아가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 같아서
참 기분 좋은 기다림입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AK도서관을 앱으로
다운받아서 로그인하시면
구하기 힘든 한강 작가의
책을 (아쉽지만 독일어판)
접할 수 있으니 꼭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외국어로 듣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그 속에 우리 기억 속,
추억 속의 한국
음식이나 한국의 도시,
한국 지명들이 나오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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