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성격도 문화도 다른
마눌이 볼 때 남편은 협상가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얻어내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죠.
이렇게 말하면 남편이
사람들의 호의적인 시선을
이끌어내는 수려한 외모에,
말도 능수능란하게 잘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타입인가
하시겠지만 사실 정반대입니다.
외모도 그저 그렇고,
말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반복적으로
말을 하니 어떻게 보면
“더듬는 건가?” 싶은
대화를 구사하죠.
남편이 하는 협상은
어디에서나 통합니다.
회사에서도 남들은 못하는
장기간 휴가를 여러 번 받았었죠.
젤 처음에는 1년 6개월,
그 다음은 2년,
최근에 받은 건 6개월짜리
휴가를 두 번이나 받았죠.
마눌은 짤 릴 각오로 낸
장기 휴가지만 남편은 자신의
상사와 커피를 두어 번 마시면서
다른 동료들이 가는 보통의
휴가(1년에 5주 휴가)
받듯이 받았었죠.
이쯤 되면 정말 남편이 대화에
특별한 기술이 있을거라
생각하시겠지만, 한국인 마눌의
눈에 남편은 말이 조금
안 통하는 “진상”에 해당합니다.
상대방이 뭐라고 하건 말건
자신이 원하는걸 반복해서
말하는 거죠.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는 기본!
남편은 공대출신 엔지니어라
논리적으로 따지는 건
타의 주총을 불허하죠.
특히나 마눌과 작은 다툼이라도
일어나면 남편의 논리적으로
"언제, 어디서,누가, 어떻게, 왜 ?"
이미 지난간 일을 일부러
기록 해 놓지 않는 이상
다 기억하지 못하니
감정적인 마눌은
열 받아 소리지르며 “그래
너 잘났다.”로 하는 마무리.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이리 서론이 기냐구요?
이번에도 남편이 원하는 대로
결론을 이끌어낸 남편이 협상
(혹은 진상)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차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차를 샀던
중고차 매장까지 찾아가서
거기서 주입해준 엔진오일을
장착하고 600km정도를 달린 후에
다시 크라이스트처치의
중고차 매장으로 갔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3914
남들은 차를 살 때나 팔 때 오는
중고차 매장을 우리는
“사지도 팔지도’않으면서
참 자주도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만 크라이스트처치의
에어비엔비 숙소를 다섯 군데나
전전했으니 그만큼 자주
크라이스트처치를 왔다는 이야기죠.
다시 중고차 매장에 가기 앞서서
남편은 그동안 자신이 기록하고
사진으로 찍어 놨었던 엔진오일의
현황에 대해서 문서로 작성했었죠.
전에는 엔진오일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었지만,
중고차매장에서 엔진오일을
다시 주입하고 700km를 뛴
다음에 보니 생각만큼 엔진오일이
줄지는 않았지만 줄어들기는
한 것이 현재의 상황.
이제 뉴질랜드를 떠나야 하는 시점이니
중고차매장에서 제안했던
“만불 환불”이 최상의 방법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죠.
매니저는 남편에게 3가지 제안을 해왔다고 합니다.
1. 1년후에 다시 첵업을 받으러 온다.
2. 1,000km를 뛴 후에 다시 와서 검사를 한다.
3. 만 불을 환불 받는다.
우리는 뉴질랜드에 살지 않으니
1번은 불가능하고,
2번 같은 경우도 우리가 차를
팔아야 하는데 문제가 있는
차를 파는 건 안될 말이죠.
결국 답은 3번인데 남편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다음날
오겠다고 하고 나왔다고 했었죠.
“왜? 얼른 환불 받는다고 하지 그랬어?”
남편은 우리가 팔면 만불
이상을 받을 수도 있고,
또 바로 대답을 하는 것보다는
생각을 해보고 대답을 주기로
했다나 뭐라나??
성격 급한 마눌은 당장에 OK 했을
상황이구먼 참 별난 남편!
다음날 다시 매니저를 만난 남편은
1번과 2번에 대해서 설명을 한 후에
3번인 환불을 받겠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나 같으면 환불해준다면
얼른 캠핑도구 다 떼어내고
의자들 다 세팅해서 후딱 반납할 텐데,
남편은 우리 캠핑카 내부를
떼어내서 지인의 캠핑장에 맡겨야 한다니
매니저가 제안한 시간은 “10일”
의심병이 도진 마눌은
“10일후에 차를 가져갔는데
환불 약속을 했던 매니저가
자리에 없으면 어떡하지?”등의
이상한 상상이 되니 가능한
후딱 차를 반납하고 환불 받는 것이
나을 거 같지만 마지막 10일을
여유롭게 즐기겠다는 남편.
그렇게 우리는 지인이 하는
뉴질랜드 남섬의 변두리
캠핑장에 와있습니다.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마지막 이틀 동안은 차 안에
캠핑 세트를 떼어내고 자동차를
원래대로 돌린 후에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갈 예정이죠.
남편은 다음에도 우리가
이용했던 중고차 매장에서
또 차를 살 예정이라고 해서
마눌이 농담처럼 한마디 던졌습니다.
“그 매장에서 다음에는
당신이 차 산다고 해도
안 판다고 할지 몰라.
당신처럼 그렇게 집요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을 걸?”
모르겠습니다.
중고차 매장에서는 정말로
자신의 차에 문제가 있으니
자신들이 차를 수거하는 개념으로
차를 사서 수리 후 재판매를
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남편 같은 (진상)고객은
그냥 원하는 대로 그냥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 그랬던 것인지..
아무튼 덕분에 우리는 차를
팔아야 하는 수고없이 수월하게
뉴질랜드를 떠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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