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번 뉴질랜드를
떠나면서 우리가 사용하던
캠핑카를 팔지않고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지인에 집에 두고 갔었습니다.
우리가 없는 동안에 차가 팔리면
차 가격의 10%를 커미션으로
주겠다고도 했었고,
우리가 다시 돌아와서 차를 팔아도
그동안의 주차비로 줄 생각이기도 했죠.
우리 차를 보관하고 있는 동안에는
지인에게 “필요하면 차를 써도 좋다”고
했었고, 우리가 떠날 무렵에
폴란드에서 온 그녀의 이모/이모부가
뉴질랜드 전국일주를 우리 차로
두어 달 간다는 것도 알고 떠났었죠.
우리가 오스트리아에 있는 동안
우리 차를 보관하고 있던 지인은
남편에게 차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왔었습니다.
“주차하는 과정에 차 뒤가 찌그러졌다”는
이야기와 사진을 보내왔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심각한 상태.
뉴질랜드에서는 이걸 어떤 식으로
고치게 될지 모르지만..
남편은 차 사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일단 자신의 차이니
수리비에 자신도 200불 정도는
보태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뉴질랜드에서 이걸 수리하려면
얼마나 들지 몰라 했던 이야기였는데..
남편이 말했던 금액은 정말 턱도 없는
소액이었습니다. ㅠㅠ
자신은 돈도 없어서 수리는
당연히 힘들겠다는 이야기는
안 들어도 뻔한 이야기이고,
일단 우리가 뉴질랜드에 들어와서
상황을 보는 걸로 마무리를 했었는데..
뉴질랜드에 들어와서
길을 나서기 전에
WOF(Warrant of Fitness
/자동차 정기점검)를
하니 일단 차 뒤에 찌그러진 것을
고쳐야 한다는 안내.
원래 자동차 정기점검은
차의 외관이 아닌 내부의 기능이나
성능을 점검하는 건 줄 알았다면
차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무지한 아낙이 되는건가요?
남편은 마눌보다 차를
더 애지중지하는 타입이라
우리가 타고 다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닦고, 기름 치고,
기능 체크 등을 꾸준히 해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우리 차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다시 돌아와서 보니
WOF에 합격하려면 수리할
곳이 여러 군데 입니다.
일단 외관의 찌그러진 부분을
고치는데 받은 견적은 710불에,
차 내부의 이런저런 것들을
고치는 데는 826불,
그리고 타이어 2개 교체비는
추가로 들어갈 비용.
차를 움직이려면 일단
WOF는 필요하니, WOF비용과
타이어 2개 교체비는
남편이 생각했던 모양인데,
그래도 825불의 수리 비용이
들거라는 생각은 못 했던 것 같고..
지인이(했는지 다른 누군가가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찌그러뜨린 부분을 다시 펴는
비용 710불은 생각지도 못했던
추가 비용이죠.
문제는 비용발생과는 더불어
추가로 필요한 시간들.
WOF에 필요한 수리는
일단 찌그러진 차를 고쳐와야
한다고 하는데, 찌그러진 부분을
고칠 정비소에서는 우리에게
1주일 뒤의 날짜를 지정해줍니다.
그 이전에는 불가능하다니
우리는 추가로 크라이스처치에
1주일을 더 머물러야 하고,
찌그러진 부분을 펴지는데
필요한 3일 동안에는 정비소에
차를 갖다 놔야 하니 우리는
3일을 머물 방도 구해야 합니다.
자! 잠깐 계산을 해보면..
우리는 크라이스트처치에
월요일에 도착했는데,
다음주 월요일에 정비소
예약이 가능하고,
월~수(목)요일까지는
정비소에 차가 들어가 있어야 하고,
정비소에서 차가 나온 후에
다시 WOF에 필요한 수리가
들어갈 테니 이래저래 생각지도
못한 2주일의 시간을 까먹게 된 상황.
추가로 들어가는 돈도 돈인데
거기에 2주일의 시간까지 까먹게 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남편.
(화났다고 하지는 않지만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는걸 보면
16년차 마눌은 알죠.)
우리를 공항까지 마중 나온
지인과 함께 도착한 날
저녁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우리 차를 에어비엔비 숙소에
가져와서 보니 차 내부가 엉망이라
차 청소하느라 그날 저녁 약속은
취소하고 부부가 열심히
차 청소를 했습니다.
남의 차를 사용했다면
최소한 사용한 흔적은
남기지 않는 것이 예의인데,
차 안에는 자전거 체인의
기름 자국이 묻어있고,
이건 세제로 지우려고 해도
안돼서 결국 스폰지를 뒤집는 걸로
해결했고, 차 안에는 있어야
할 것들이 안 보입니다.
2인용 캠핑이라 수저도,
포크나 나이프도
다 2개씩 있었는데,
나이프가 하나 사라졌고,
우리가 사용하는 멀티플러그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돼지코 플러그를 사용해서
유럽에서 사온 멀티탭
플러그에 전기를 연결하는
소켓 부분만 뉴질랜드에서
사용하는 플러그를 연결해서
사용했었는데, 이것이 없으면
우리는 유럽에서 가져온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차에 있는걸 가져다 썼으면
다시 갖다 놓아야 하는데,
누군가 우리 차를 사용하면서
그것이 맘에 든다고 가져가
버린 것인지..
차 안에는 우리의 침구류말고
때가 꼬질하게 묻어있는
다른 이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얇고 남루한)도
있던데 도대체 누가 이런걸 사용하고
차 안에 놔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대충 종합해보면
우리 차로 자전거를 이동했고,
그외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차로
캠핑 여행을 가서 잠을 잔거 같은데,
차안의 청소 상태를 보면 캠핑카보다는
짐차에 가까운 상태.
다른 건 넘어가더라도
멀티플러그는 아쉬우니
지인을 만나면 물어보자고 했지만,
남편은 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어차피 분실했으니
말해봤자라고 하죠.
15년 전에 웰링턴에서
6개월이나 한집에서 산
인연으로 출발한 관계라
서로간의 믿음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번 일로 실망을 한 남편.
여러가지 상황에 속이 상하지만
남편에게는 한마디만 했습니다.
“그러게, 다음도 차를 놓고 갈
상황이면 지인 찬스 같은 거 말고,
그냥 유료 주차장에 차를
넣어두는 것이 더 저렴하고
확실한 방법이야.
그냥 차를 싸게 팔아버리는 것도
방법이고!”
도착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일들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착해서 3박(월, 화, 수)예약하고
들어온 에어비엔비 숙소는
내일(목) 척 아웃을 해야하고,
차를 정비소에 넣어야 하는
다음주 월요일까지는
무료 숙박이 가능한 DOC캠핑장을
찾아서 잠시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날 예정입니다.
오늘은 낼 떠날 준비를 해야하니
차안에 모든 짐들을 넣고,
4일간 먹고 마실 음식을 사러
슈퍼에 장을 보러 다니면서
하루를 마감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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