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구석구석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우리 부부.
뉴질랜드는 북섬의 맨 꼭대기에서
남섬의 젤 아래까지
나름 자세하게 여행을 했지만,
우리는 뉴질랜드의 자연만 알지
뉴질랜드 사람(=키위)이나
그들의 삶은 잘 알지 못합니다.
여행지에서 키위(뉴질랜드 사람)를
자주 만나기는 하지만,
그들과는 잠시 짧은 대화만
나누니 우리가 그들의
삶을 들여볼 시간은 없죠.
내가 뉴질랜드 길 위를 달리며
궁금했던 것들은 꽤 됩니다.
“농장에 사는 양떼들은
털을 깎을 시기가 되면
양털을 전문적으로 깎는
사람을 불러서 깎지만,
양 몇 마리 안되는 농가에 사는
양들은 털을 주기적으로 깎아주나?”
예전에 양 농장을 하던 키위와
살다가 이혼한 스위스 아낙의
말을 빌리면 매년 양털을 깎아서
판매를 하지만, 사실 양털을
판 돈은 얼마 안된다고 했었는데..
사실 양털을 파는 목적보다는
봄이 오면 겨울 동안 양들이
무겁게 달고 다니던 양털을
깎아줘야 몸이 가벼워진 양들도
부지런히 풀을 뜯으며
다시 살찌우는 거죠.
농장에서야 양을 대규모로 키우니
관리도 그만큼 쉽겠지만,
양 몇 마리 안되는 소규모 농장에서는
관리도 쉽지않을 텐데 왜 양을 키우는지
그것이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을 이번에 풀게 됐습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농가에도
양을 몇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질문을 할 수 있었죠.
우리가 만났던 키위 부부는
우리를 초대하면서 자기네
집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우리 집은 작은 농장이야.
정원에는 나무들과 야채들이
풍성하고 마당에는 소도 있고,
말도 있고, 닭들도 열댓마리에
조랑말과 양들도 있어.”
마당에 과일나무가 있고,
마당에 야채를 키워서 먹는다고
자기네 집을 “농장”이라고
소개하지는 않는데,
자기네 집이 도대체 어떻길래
“농장”이라 하는지 너무나 궁금했었죠.
내 궁금증은
그 집을 보고서야 풀렸습니다.
은퇴한 부부가 사는 집이라
한가하게 노년을 즐기며
살거라 생각했었는데..
그 집은 내가 지금까지 봐온
“대형 농장”과 별반 다르지 않는
“정말 농장”이었습니다.
나에게는 가장 놀라웠던 장소는
바로 그 집의 주방.
분명히 은퇴한 부부가
사는 가정 집인데,
주방은 농사 짓느라 청소할
시간이 없어서 다 널어놓은
한여름 성수기의 농가 주방입니다.
적당히 지저분하고,
냄새도 조금 나고,
바닥에는 마당에서
묻어온 흙들도 있고,
닭장에서 가지고 온 달걀에,
마당에서 따다 놓은 다양한
종류의 과일들이 넘쳐나는 주방.
이 집에서 날 떨게 했던 건
이집에서 키우는 대형견, 두 마리.
모녀지간인 두 마리의 대형견은
이 집을 방문한 우리 부부를
너무나 환영해줬는데,
문제는 자꾸 핥으려고 덤벼서
나는 남편 뒤에 딱 붙어있어야 했죠.
남편도 동물을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고, 특히나
대형견은 약간 무서워 하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서
그런 것인지 개들이 달려오기 전에
찾아가는 서비스로
개들의 접근을 막았죠.
농가의 안주인이 우리 부부를 데리고
마당에서 키우는 동물 구경을
시켜 주셨는데, 마당에서 키운다는
말을 보고 제가 엄청 당황했습니다.
이런 건 19금이 아닌가요?
나를 심히 당황하게 한
말의 현상(?)은 말이 편안하다는
증거라나 뭐라나??
말들은 마음이 편해지면
신체기능중 특정한 곳이
긴장하는 모양입니다.ㅠㅠ
농가에서 말을 키우는 이유는
승마용이라고 합니다.
말을 타고 시시때때로
주변을 달린다는 이야기죠.
말한테 접근 할 때는
일단 손을 말의 코에 갖다
대는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말이 내 손을 통해서 냄새로
나를 인지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나요.
두 마리의 말 옆쪽에는
망아지 한 마리가 살고있죠.
원래는 두 마리였는데,
얼마 전에 한 마리가 죽고
남은 한 마리가 요새 우울증에
걸린 상태라 요즘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주인장.
남편은 농가의 안주인에게
배운 대로 망아지의 코에 손을 갖다
대주고 냄새를 맡게 둡니다.
이렇게 냄새에 익숙해지면
망아지가 가까이 오는 거죠.
큰 말은 승마용이라고 치고,
망아지를 왜 키우는지
이때는 묻지 못했는데,
커다란 말을 4마리씩이나
키우는 건 너무 힘이 드니
나머지 2마리 작은 사이즈인
망아지를 키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농장”이라는 이름답게
이집의 마당에서 자라는 과일나무들은
엄청나게 다양해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사과와
여러 종류의 배,
오렌지종류의 과일도 다양해서
레몬, 오렌지, 귤에 자몽까지!
이 집 마당의 과일들은
다 맛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그중 으뜸은 피자두.
새콤달달하니 그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는 맛이라
남편이 특히 좋아했었죠.
우리가 처음 방문 해 본
뉴질랜드의 농가에서
많은 것도 알게 됐고,
또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마당의 과일나무에서
나오는 과일들은 너무나 풍성해서
다 나무 밑에 떨어져 썩고있어
너무나 아까웠죠.
봉투에 담아서 차들이
오가는 거리에 “무인 판매”로
팔아도 목돈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이었고!
농가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가축들 (소, 양, 치킨등)은
애완용이 아닌 (잡아먹기 위한)
고기용이라는것도 이번에 알게 됐죠.
뉴질랜드의 농부는
(대형 소까지는 모르겠고)
기본적으로 양 정도는
집에서 잡아먹을 수 있는
수준의 칼잡이(?)입니다.
양을 잡아서 부위별로
고기를 뼈에서 발라낼 정도라
집에서 키우는 가축을 잡아먹는데
따로 돈 주고 도축업자를
부르는 일은 없답니다.
우리가 뉴질랜드 농가에서
지낸 1박 2일동안은
모든 것이 풍성했고,
또 우리에게 농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
주인장의 인심도 풍성했죠.
우리가 다시 뉴질랜드를 간다면
이집은 다시 한번 찾아가지 싶습니다.
“재워줘!”가 아닌
“우리 뉴질랜드에
또 왔다고 인사하러 왔어!”
개념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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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번 뉴질랜드 여행 초쯤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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