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전보다 더 잘살기를 희망합니다.
더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에 내가 준 도움은 없으면서도,
괜히 흐뭇해지고, 뿌듯하며
나도 행복해지는 기분이죠.
우리 부부는 12년만에
오래전 지인을 만났었습니다.
더듬어보면 우리와는
꽤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죠.
보통의 관광객들은 찾아오지 않는
다웃풀사운드에서 세아쉬를 만나서
1주일을 같이 먹고, 같이 다니면서
인연을 만들었고..
https://jinny1970.tistory.com/229
그 인연으로 푸퐁가, 그들이 집에서
한 2주정도 공짜로 머문 적도 있죠.
아래 글을 클릭하시면
우리의 지인 부부를 보실 수 있죠.^^
https://jinny1970.tistory.com/461
여기서 잠깐!
푸퐁가는 어디?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
골드베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자리한 Puponga푸퐁가,
Farewell Spit 페어웰 스핏으로
가는 입구이기도 하고 이곳을 지나야
와라리키 비치로 갈수 있죠.
우리가 그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10년 5월 23일.
오클랜드로 돌아가는 길에 해밀턴에서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었죠.
(아래 글에서 그들을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473
둘은 스위스 출신으로 뉴질랜드에서
초혼에 실패하고 만나 커플이 된
같은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죠.
2010년 뉴질랜드를 떠나와서
2012년~2014년에 다시 뉴질랜드 길 위에
살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들은 집을 비운 상태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12년이 지나서
드디어 우리가 다시 만났었죠.
어쩌면 다시 못만날수도 있었는데,
우리가 다시 만날 인연이라
다시 만난거라 생각을 합니다.
며칠 전 그들의 집이 있는 푸퐁가를
지나면서 혹시나 싶어 집에 들려보니
집은 비어있는 상태.
인터넷에 그들의 하는 민박집이
검색이 되니 사실 연락할 생각이었으면
우리가 꾸준히 연락을 했었을수도 있었지만,
남편이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
아님 서로가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고 우리는 오랫동안
무소식으로 지냈었죠.
와라리키비치에서 아기 물개도 보고,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다시 지나가게 된 푸퐁가.
남편에게 빈집에 쪽지라도
남겨보자고 했습니다.
아무리 오래된 일이라고 해도
우리가 그 집에서 2주씩이나 보낸 건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니 말이죠.
그렇게 남편이 뉴질랜드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문틈에 끼우려고
차를 주차하는데 건너편에서
이 동네 사람인 듯한 할머니가 오십니다.
얼른 남편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한마디 했죠.
“빨리 나가봐,
저 할머니 이 동네분이신거 같아.
물어보면 자세히 말씀해주실거 같아.”
마눌의 등 떠밀림에 할머니랑
대화를 시작한 남편.
나는 차안에 있었지만,
차문을 열어놓은 상태라 할머니와
남편의 대화는 들을 수가 있었죠.
작은 동네이니 “스위스(출신)커플”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당연히
우리가 궁금해 하던 그들의
소식은 들을 수가 있었죠.
“그들이 1년전에 집을 팔고 넬슨으로 갔어.”
집을 팔고 넬슨으로 가버렸다니
이제는 연락이 안되는 걸까요?
남편이 낭패한 표정을 지으니
할머니가 재빨리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연락처를 모르지만,
연락처를 아는 사람이 있으니
혹시 전화번호가 있으면 줘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남겼는데,
할머니가 부지런히 일(?)을 하셨는지
우리는 저녁에 카롤의 문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들도 이동중이라
이틀 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고,
드디어 그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해서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둘다 건강해 보여서 일단 기분이 좋았습니다.
세아쉬는 요트를 가지고 있으니
요트로만 여행을 다니는 줄 알았는데,
70대 초반의 노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니 우리에게는 쇼킹 했죠.
카페에 앉아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푸퐁가는 워낙 구석이라 집을 파는 것도
힘들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 갑자기 푸퐁가가
급상하면서 집값이 많이 뛰어 집을 팔고
넬슨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죠.
푸퐁가 집이 비싸게 팔린 것인지,
아니면 스위스에 살고 계셨던
카롤의 어머니가 남긴 유산의 힘을
빌린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푸퐁가의 집을 팔고, 집값 비싼
넬슨에 집에 두 채나 사서
하나는 둘이 살고있고,
하나는 세를 받고 있다고 했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12년전에 둘의
경제사정은 쪼매 어려웠습니다.
돈이 없어서 전기세를 못 낼 정도였죠.
“1박에 100불이 넘는 민박집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전기세를 못내?”
하실지 모르겠지만,
손님이 없으면 당연히 수입도 없는 거죠.
성수기인 여름에는 자신들의 집,
2개의 숙소에 다 손님들을 받아버려,
자신들은 잘 곳이 없어서
건너편 집 마당에 오래된 캠핑카에
머물면서 낮에 손님들 방을
청소하는 일을 한다고 했었죠.
내 집이지만 손님을 받아 수입을
올려야 하니 성수기에는
집밖에서 살아야 하고,
비수기에는 손님이 없어서 전기세도
못 내는 것이 그들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은 힘든 삶을
사는 그들이 조금은 짠했는데,
다시 만난 그들은 손님에게
방을 내주고 밖에 나가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있으니
일단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인거죠.
12년이 지난 지금 세아쉬는
얼마 전에 70살 생일이 지났다고 했고,
카롤은 63살이 되었다고 했죠.
70대라고 해도 전혀 노인 같지 않은
세아쉬는 시시때때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고,
카롤과는 요트를 타고 짧은
여행을 자주 간다고 했죠,
때때로 전기자전거를 타고
자전거투어를 즐긴다니 그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연금이지만
스위스에서 나오는 것도 있고,
세준 집에서 나오는 월세도 있으니
놀러 다니면서 살아도 될 정도의
여유인 거죠.
나이가 들었으니 당연히 연금을 받으면서
생활할거라 생각하시겠지만,
뉴질랜드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인데 현직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노는게 싫어서”라는
이유를 대지만, 솔직히 일을 하지 않으면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니 살기 위해서
생업전선에 뛰어든 거죠.
그들과 헤어지고 우리의 다음 목적지로 가면서
나는 남편에게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참 좋다, 그치?”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 전보다
더 잘살고 있어서, 전보다 더 여유롭게
살고 있어서 내가 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다니고 싶은 곳 다니고,
하고 싶은 것 하고, 예쁘게 잘살고
있는 노년의 부부가
(이런 표현이 참 건방지지만 내 눈에는..)
참 예뻐 보였습니다.
잘살아줘서 감사하고,
또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행복했던 시간!
내가 잘사는 모습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수도 있다는 걸
이번에 아셨나요?
내가 알던 사람이 힘든 삶을 사는걸
보게 되면 가슴이 아프다는 건
이미 경험을 통해서 알았지만,
내가 알던 사람이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행복해진다는 건
이번에 경험을 합니다.
우리도 열심히, 잘살아야 하는
이유를 하나 얻어갑니다.
우리의 잘사는 모습이 때로는
타인의 행복하게 할수도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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