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한번 만났던
여행자를 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여행하는 방향이 같다면
이동하는 중임에도 하루에 한번씩
스치는 경우도 종종 있죠.
우리는 일반적인 여행자처럼
뉴질랜드 동해안에서 서해안쪽 혹은
반대 방향으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어서
한번 만났던 여행자를 다시 만나는 일은
드물고!
더군다나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여행하는 여행자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번에 우리가 그 힘든 일을 해냈습니다.
내가 만났던 “용감한 여자 여행자”중에
한명인 자전거 여행자, 케이트.
https://jinny1970.tistory.com/3766
저녁에 잠시 차 한잔만 마시고 헤어졌지만,
그녀가 가끔 생각 나기는 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쯤에 있을지..”
“건강하게 여행은 잘 하고 있을지..”
잠시 스치고 지나간 인연이었기에
우리가 다시 만나도 못 알아보고
지나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저 내가 생각났던 것은
“2월말”까지라는 그녀의 여행기간.
아침을 먹고 난 후 얼마 안된
시간이라 나는 포장을 주문했고,
남편은 삼겹살&애플 소스 파이를
내 앞에서 열심히 먹었죠.
테이블에 앉아서 남편이 파이 먹는걸
보면서 눈을 들어 거리를 봤는데,
저 멀리서 걸어오는 여행자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여인입니다.
그녀가 한구석에 자전거를
세우는 것을 봤는데,
일반적인 자전거 여행자보다는
짐이 단출한 것이 우리가 한번 만났던
“케이트”가 생각이 났죠.
내가 만났던 테이트는
조금 마른 체형이었는데,
지금 걸어오는 여인은 조금 살집이 있어서
긴가민가하는 생각이 더 컸죠.
그녀도 점심을 먹을 생각인지
우리가 앉아있는 제과점쪽으로 오길래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저기 걸어오는 자전거 여행자 짐이
케이트처럼 굉장히 가벼운데,
(한번 스치듯이 만난 사이라
얼굴이 가물가물해서)
케이트인지는 잘 모르겠어.”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리 테이블을 스쳐가는 아가씨에게
남편이 말을 걸었습니다.
“혹시 케이트 아니에요?”
남편 말에 잠시 멈춤을 한
아가씨는 이내 우리를 알아봤고,
순간 얼굴이 환해지면서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해왔죠.
그녀의 여행 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있었고,
남섬만 여행하는 그녀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국을 하게 될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페어리의 파이 맛집 앞에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3778
우리가 찾아간 Fairlie페어리의 파이 맛집” Fairlie bakehouse”
나는 꿈꾸지 못하는 자전거 여행이라
여러가지 궁금한 사항을 물었습니다.
“다음에 또 자전거로 뉴질랜드를
여행할 마음은 있는지..”
뉴질랜드는 다음에도 올 마음이 있지만,
자전거 여행을 다시 하는 일은
절대 없을거라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여행이 많이 힘들었음을
짐작했습니다.
케이트는 지난 72일간 3,000km를 달렸고,
이제는 10일정도의 시간을 앞두고
4일 정도 예상으로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했죠.
그녀 스스로도 이렇게 힘든 여행을
자신이 해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고,
나도 옆에서 그녀의 어깨를
토닥거렸습니다.
나 또한 그 힘든 여정의 여행을 해낸
그녀가 너무 자랑스러웠죠.
힘든 여행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추억이 모이면 그래도 기억에
남을만한 여행이 되는 법인데,
그녀는 여행중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습니다.
우리와 헤어지고 열심히 달려서
간 픽턴에서 혼자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여자를 만나서 둘이서 와나카까지 한달 동안
함께 서해안 여행을 했다고 했죠.
서해안은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부는 지역인데,
다행히 여행기간동안 날씨가
좋아서 여행은 즐거웠고,
우리를 만난 페어리를 오는 길에도
높은 산들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뒤에서 바람이 불어서
자전거를 수월하게 타고 왔다는 케이트.
뉴질랜드 남섬 자전거 여행을
끝나가는 시점이 되니 자신이 해냈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고 하면서
앞으로 뭐든지 다 해낼 거 같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죠.
나도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도나우(다뉴브)강변 도로 2박 3일
자전거 투어 마치고서는 그런 생각을 했었죠.
“자전거 여행 별거 아니구먼!”
나는 2박 3일동안 달랑
200km정도의 거리였고,
거의 평지라 힘은 하나도 안 드는
여정 이었음에도, “내가 해냈다”
성취감만은 히말라야 정복 못지 않았었는데..
72일간 매일 땡볕과
싸워가면서 3,000km거리를 달려서
이제 목적지가 코앞에 있는 사람의
성취감은 나의 몇배,
아니 몇만 배는 더 크겠죠.
그녀와 헤어지면서 우리가 머물고 나온
페어리의 홀리데이파크를 소개해줬고,
여행의 마무리를 잘하고,
캐나다로 건강하게 돌아가라
덕담을 해줬습니다.
그녀와 연락처를 주고받았으니
다음에 그녀가 유럽으로
자전거 여행을 오면 우리 집에서
하루쯤 묵어갈 수 있게
해줄 생각입니다.
그때 우리가 집에 있고,
손님이 하루나 이틀쯤 묵어가도
좋을 방이 준비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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