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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뉴질랜드 생활 2022

한밤에 도망 나온 DOC캠핑장

by 프라우지니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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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습니다.

 

Department of Conservation(DOC)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자연보호부혹은 환경보전부

 

자연보호부에서 관리하는 곳에

캠핑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이

바로 DOC독 캠핑장.

 

나라에서 운영하는 곳이니

공공사업일수도 있지만..

 

이름만 DOC캠핑장이지

가격이나 모든 시설은 비싼

사설 캠핑장처럼 되어 있고,

(코인을 넣어야 되는)온수 샤워도 있고,

수세식 화장실에 직원이 상주하는

가장 최상의 서비스를 갖춘 곳도 있죠.

 

 

 

DOC캠핑장의 시설

수준은 엄청 다양한데,

어떤 곳은 캠핑장 내에 마실 수 있는

식수가 설치되어 있고,

거기에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는 곳도 있고,  

 

수도 설치가 되어있지만

그냥 마시는 건 장담을 못하니

꼭 끓인 후에 마시라는 안내와

더불어 푸세식 화장실이 있는 곳도 있고,

아예 수도 조차도 없으니 물은

알아서 조달하고 설거지 같은 건

근처에 강물이나 호숫물을 떠다가

사용하라는 안내가 있는 곳도 있죠.

 

물론 시설이 다양한 만큼

가격도 다양합니다.

 

사설 캠핑장 같은 시설을 갖춘 곳은

가격도 사설 캠핑장만큼 비싸고,

캠핑장 앞에 있는 게이트까지 만들어

저녁이면 닫아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죠.

 

그외 식수도 있고,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곳은

2 1박 기준 30불정도이고,

아예 식수가 없어서 강물을 떠와야

하는 곳은 무료인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풍경만은 근사하다는것.

 

 

남 / 북섬 DOC 캠핑 안내책자.

 

자연보호부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그에 상응한 곳에

위치한 캠핑장이니 풍경이

근사한 것은 보장하지만..

 

그 풍경사이에는 모기보다

더 무서운 샌드플라이라는

녀석이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잠깐!

 

샌드플라이란? 

생긴 건 초파리인데 모기처럼

사람을 물며, 한번 물리면

그 가려움증이 보통 

2주정도 간다는 것! 

 

애초에 안 긁으면 되는데, 

참지못해서 긁기 시작하면

피딱지가 앉을 때까지 계속

긁게 되는 아주 무서운 녀석이죠. 

 

그래서 뉴질랜드 자연으로 가면

애초에 샌드플라이한테 안 물리게

긴 팔, 긴 바지는 필수입니다.

 

샌드플라이의 실물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18

 

낚시하며 뉴질랜드 남섬에서 보낸 4달-60회 Te Anau (Control Gate)

여행60일째-2010년 3월7일 일요일 Te Anau-Control Gate-Te Anau 25$ 오늘은 어제의 피곤한 몸을 조금 쉬여 주기로 했답니다. 사실 우리 여행은 별로 계획 없이 다닌 경향이 있답니다. 피곤하면 쉬고, 낚시하

jinny1970.tistory.com

 

오늘의 이야기를 하다 말고

웬 설명을 이리 길게 하누??

 

, 그럼 오늘의 이야기속으로~

 

 

로토이티 호수변에 위치한 캠핑장  3 개 .

 

3개의 DOC캠핑장이 있는

St. Arnaud  세인트 아너드의

Lake Rotoiti 로토이티 호숫가.

 

모두 다 같은 호숫가에 있기는 한데,

그 중에 잘나가는 캠핑장

(사설 캠핑장 수준)

만원이라 우리는 조금 한가한 곳을

선택해서 편안하게 2박을 했습니다.

 

호수에서 나가는 물이 강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라 남편도 낚시를

할 목적으로 이곳으로 갔죠.

 

아무래도 외진 곳이다 보니

이곳까지 찾아오는 관광객도 많지 않았고,

나름 1박에 30불이나 하는 곳이라

주방 건물까지 지어 놔서 이곳에서

나름 편하게 지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온 날에는 아무도 없는 캠핑장의 주방에 자리를 잡고서 하루 종일 우리집인양 지내기도 했죠.

 

창문에는 모기장 설치가 되어있어서

샌드플라이를 피할수 있는

유일한 곳도 바로 이 주방.

 

첫날은 낮에 낚시를 한 후에

이곳에서 잠만 자러 들어갔었고,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비가 오니

그냥 이곳에서 하루를 더 보냈고!

 

다음날, 낮에는 낚시를 한 남편은

저녁에도 잠을 자러

이곳을 가자고 했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DOC Pass 독 패스

DOC캠핑장 1년짜리 숙박권이라

(회원권을 사는데 돈을 내기는 했지만)

공짜로 머물 수 있거든요.

 

첫날밤이나 두번째 밤에는

그래도 이곳에 우리와 함께 머무는

캠핑카들이 두어 대는 있었는데,

우리가 이곳에 머물던 마지막 밤에는

우리 외 다른 차 한대 뿐.

 

두명의 금발 청년이 머무는 듯했지만,

주방 건물로 오지 않으니

아직 인사는 하지 않는 상태.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에

주방 건물에서 남편과 차를 마시고 있는데,

자기 주방의 창문에

남자 하나가 툭 튀어나옵니다.

 

옷차림을 보니 관광객은 아닌데,

무심코 든 생각은..“홈리스”.

 

정말 차림이 그랬습니다.

몇 겹 껴입은 옷에,

배낭 하나와 장바구니 하나.

 

내 생각과는 달리 남편은 등산객”일거라고

 나름 긍정적으로 해석.

 

우리가 머무는 주방으로 온 남자는

자신이 북섬에서 온 마오리라고

하면서 자신의 배낭에서

짐을 꺼내 놓는데,

구겨진 옷들이 잔뜩 나옵니다.

 

 

우리의 간단한 저녁 식사, 차와 쿠키.

 

우리가 차를 마시는 중이라

차를 마시겠냐?”고 하니 차는 됐고,

우리가 먹던 초코 쿠키를

먹고 싶다고 해서 몇 개 권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살짝 무섭습니다.

 

자신은 남섬의 아랫쪽 도시인

"인버카길에 사는

사촌을 만나러 가는 중인데,

가는 길에 크리스탈을 찾기

위해서 산을 헤매고 있다고 했죠.

 

그러면서 짐을 꺼내는데,

웬 망치와 잭나이프까지!

 

커다란 돌에 붙어있는 작은

크리스탈 조각을 깰 용도로

가지고 다닌다고 했지만,

덩치도 산만한 마오리 남자가

망치까지 들고 있으니 정말 소름이 쫙~

 

대화 중에 그는 우리에게

마리화나를 피겠냐?”

권하기 까지 했습니다.

 

남편은 그런 건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

비흡연자라 우리에게 권할 것까지는

없다고 했고, 마눌은 한국에서는

마리화나를 피우면

교도소를 간다고 대답을 했죠.

 

아무래도 마오리 남자는 우리가

머물던 주방에서 잠을 자려고 들어온

노숙자가 맞는 거 같아, 서둘러

차를 마시고는 얼른 주방을 나왔습니다.

 

 

 

처음 본 사람과도  30분이상 대화를

이끌어내는 남편이 후딱 대화를 끊고

주방을 탈출할 거 봐서는 남편도

조금 섬뜩한 기분을

느낀거같기는 한데..

 

차로 돌아와서는 우리부부는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 그냥 도망갈까?

저 사람이 한밤에 망치 들고

우리 차에 오면 어떡해?

가뜩이나 오늘 밤은 캠핑 하러

온 사람도 거의 없는데..”

 

마눌은 대놓고 걱정을 했지만

남편은 말없이 쫄아있었죠.

 

DOC캠핑장이 나라에서 관리를 하는

캠핑장이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잠을 자다가 사고가

난 것까지 나라에서는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진 곳 같으면 함께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안전하죠.

 

아무리 멋진 곳이라고 해도

우리만 있는 경우라면 우리는

숙박을 하지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조금 저렴하게 1박을 하겠다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죠.

 

평소에도 어떤 문제에 봉착하면

판단하는 것이 더딘 남편은

마눌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거

같아서 마눌이 결정을 했습니다.

 

 

캠핑장 3에서 캠핑장 2로 대피.

 

지금 주방 앞을 지나쳐서 나가면

저 사람이 자기 때문에 도망가는 거라고

생각할 수가 있으니 차를 후진해서

뒤까지 간 다음에 얼른 차를 돌려서

다른 캠핑장으로 가자.

거기는 머무는 사람들이 많으니

여기보다는 안전할꺼야.”

 

평소에는 청개구리처럼

마눌이 하라는 것 반대로만 하던 남편인데..

 

웬일인지 이번에는 마눌의 말에

토를 달지않고 차를 조용하게

후진해서는 얼른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우리가 도망 온 캠핑장은 구석에 있는

캠핑장보다는 당연히 캠핑장을

차지한 차들이 많았고, 그 중에 한곳을

골라서 우리는 밤을 지샜습니다.

 

마오리 남자는 정말 그의 말처럼

인버카길에 사는 사촌이 아이를

낳아서 보러 가는 길이고,

아기에게 줄 크리스탈

(선물)을 깨기 위해

망치를 가지고 다니는것일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여행자라기 보다는

노숙자에 가까운 행색이나

그의 짐 보따리와 마리화나를

피운다는 그를 정말로 신뢰할 수가

없어서 우리부부는 한밤의

도망을 선택했습니다.

 

 

도망온 두번째 캠핑장 앞의 호수에서 본 석양

 

여행중에는 누구도 믿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쎄한 기분이 들 때는

나의 직감을 믿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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