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가장 힘든 것은
바로 몸이 바로 아픈 것.
남편은 기침 나고 열나는
자기의 증상이 “코로나”라 주장하기에
마눌은 남편을 캠핑장의 구석에
격리 시켜놓고 2박 3일동안
남편의 하루 세끼를 신경 쓰고,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골라서
인적이 없는 곳으로
약간의 산책도 함께 다녔죠.
열은 이틀 후부터 내려갔고,
하루 종일 차 안에서 잠을 자던
남편도 호전이 되어서 밤도 잘 먹고,
캠핑장 밖으로도 산책을
다닐 정도가 되었습니다.
남편의 몸은 거의 회복된 거 같았는데
캠핑장에서 첵아웃 하면서
남편은 조금 비싼 숙소를 예약했죠.
남편이 아픈 동안에
낮 동안은 편안하게 쉴 수 있게
차 뒤쪽의 커튼도 잘 덮어서
남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밤에 잠을 잘 때도 나는 가능한
차 안의 한쪽에 붙어서 남편이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잘 수
있게 배려를 했었는데..
아픈 내내 남편은 좁은 차안에서
뒹굴거리면 24시간을 보낸 것이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아픈데도 저렴한 숙소에서
알뜰하게 보낸 그 시간을
보상받고 싶었던 것인지..
남편은 우리가 한번도
가보지 않는 숙소를 예약했죠.
그곳은 바로 뉴질랜드 “모텔”
사실 남편은 “에어비엔비 숙소”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머물던 Blenheim
(블레넘/블렌하임)에 있는
숙소들은 거의 100불이 훌러덩 넘었고,
저렴한 90불짜리 숙소가
있기는 했는데, 리뷰가 없다는
이유로 남편은 그곳을 거절했죠.
결국 남편이 찾은 것은
유럽에서 제일 많이 사용했던 “부킹닷컴”.
이곳에는 숙박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숙소를 올리는데..
뉴질랜드의 부킹닷컴에 올라오는
숙소는 대부분이 다 “모텔”
뉴질랜드 무료 여행 안내책자에는
다양한 광고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모텔”광고.
보통의 여행자들이 선책 하는 건
“홀리데이파크라 불리는 캠핑장”이나
“백패커” 그리고 조금 비싼 숙소를
고르라면 홀리데이파크 안에
있는 캐빈(방)정도?
이상하게도 뉴질랜드 여행책자에는
다른 광고보다 각 지역의
모텔 광고가 수두룩합니다.
왜 여행자들이 모텔을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격을 보면 선뜻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고!
2인 기준에 저렴한 것이
135불 정도이고,
1인 추가하면 20불~30불 요금 추가.
보통 캠핑장에서는 2인 기준
1박에 40~50불이면 되는데,
모텔은 적어도 그 2배 혹은
3배 이상을 내야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도
뉴질랜드 여행을 할 때는 아주 비싼
대형 캠핑카를 렌트 할 테니
모텔에서 잘 일이 없을 텐데,
도대체 누가 이렇게 비싼 모텔을
이용하나 궁금했었죠.
이번에 모텔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뉴질랜드 모텔은 대부분의
한국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모텔
수준이 아니라, 최소 3성급 호텔급은
되는 숙소 라는 것을!
아! 다른 것이 또 하나 있네요.
뉴질랜드 모텔은 주방까지
갖춘 스튜디오 타입도 있다는 것!
방에 들어가면 침대가 있고,
주방에 욕실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으니 다른 사람과의
격리가 제대로 가능하죠.
(자신은 코로나 감염이 된거라 주장하는)
남편은 캠핑장에서 이미 4박 5일동안
스스로 격리를 했음에도
내내 불안한지 모텔로 숙소를
옮겨서 격리를 하고자 했죠.
아니, 사실은 그동안 좁은 차안에서
잠을 잔 자기에게 넓은 침대를
보상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표현했었습니다.
모텔의 가격은 지금까지
우리가 머문 뉴질랜드의
그 어느 숙소보다 비쌌습니다.
오클랜드의 아침도 주는
에어비엔비 숙소도 1박에 69불이었는데,
블렌하임의 모텔은 2박에
310불이라는 거금을 결제했죠.
뉴질랜드 모텔은 보통
호텔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커다랗고 깨끗한 침대에
하얗고 뽀송뽀송 한 수건이
크기 별, 용도별로 제공되며,
매일 오전에는 “룸서비스”가
와서 방 청소를 해줍니다.
아! 한가지 더 있네요.
할인은 안 된다는 것!ㅠㅠ
부킹닷컴에 2박 예약을 넣었더니
310불이 나오길래 남편이
부킹닷컴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모텔로 가서 첵인을 하면서 물었었죠.
부킹닷컴으로 예약 후 결제를 하면
사이트에서 수수료 같은 것이 빠질텐데,
이렇게 직접 첵인을 하는 경우는
금액이 조금 더 저렴해질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이렇게 말해봤지만 약간의
할인도 받지는 못했습니다. ㅠㅠ
“Blenheim내에 있는 모든 모텔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한다”나 뭐라나..
뉴질랜드의 비싼 숙소는 처음이라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이런 곳을 이용하는지
엄청나게 궁금했습니다.
비싼 가격인데도 거의 매일 34개의
방이 꽉 찬다니 믿어지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이곳에서2박을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우리처럼 드물게 여행자들이 오기는 하지만..)
뉴질랜드 모텔은 여행자를 위한
숙소가 아니라는 것을!
하룻밤에 13만원씩이나 하는
숙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뉴질랜드 전국을
여행하는 여행자가 아닌 회사업무차
이 지역에 온 사람들이었죠.
우리 옆방에 묵던 청년도 도로에
무슨 작업을 하러 왔다고 했는데,
낮에는 자다가 저녁이 되면
차를 끌고 일하러 나가곤 했고,
그외 다른 건물의 차들을 봐도
엄청난 크기의 사륜구동차들이
이른 아침이 되면 다 사라졌다가
퇴근 시간쯤이 되면 다시
모텔로 돌아오곤 했었죠.
남편은 처음 가본 모텔에서
감동에 감동을 했습니다.
넓은 침대도 좋고, 특히나
월드컵 시즌이라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서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이
호강이라고 하면서 앞으로도
종종 우리에게 이런 보상(?)을
해야한다나 뭐라나..
비싼 모텔에서 우리는 2일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보냈습니다.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해서 널고,
피자도 시켜 먹으면서 간만에
여유를 즐겼죠.
2박 후에 1박을 더 연장하느냐
마느냐로 갈등하던 남편은
“다음 기회에..”이용하기로 하고,
과감하게 그곳을 나왔습니다.
저렴한 숙소를 전전하다가
다시 심신이 지칠 때 한번쯤
다시 오자고 말이죠.
호텔도 아닌 것이 1박에
13만원이나 하는 가격에 놀랍고,
오전에는 각 방으로 다니며
“룸서비스”를 외치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우리는 오전 룸서비스(청소 시간)에
(우리가 없으면 방에 와서 청소를 할 까봐)
그 시간에 일부러 방을 지키고 있었고,
우리 방은 따로 청소 할 것이 없다고
두 손 들어서 사양을 했습니다.
겨우 이틀 머무는데 1박후에 굳이
따로 청소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죠.
모텔이라고 해도 다
같은 수준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처음 경험한 뉴질랜드
모텔은 꽤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또 모텔을 이용하겠지만,
위의 사진처럼 “홀리데이 파크&모텔”이 아닌
전문 모텔을 찾을 생각입니다.
뉴질랜드 모텔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텔보다는 수준이 높지만
오성급은 안되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별 3개 정도는 되는
숙소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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