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마눌은 오스트리아 남편과
함께하는 것이 시시때때로 답답합니다.
말귀도 잘 못 알아 듣고,
상황을 보면 한눈에 파악이 되는 마눌과는 달리,
남편은 상황을 봐도 파악이 불가능하고,
그 상황을 설명을 해줘도
이해조차 못할 때가 종종 있죠.
동양인과 서양인의 말귀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도 자꾸 까먹어서 남편이 나랑은
다르다르걸 잊곤 속 터져 합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1577
중고차를 사기는 했는데,
캠핑카로 개조를 해야할 시기에
에어비엔비 숙소를 비워줘야 해서
다시 숙소가 비는 시간까지 잠시
오클랜드를 떠나 있었던 시기.
캠핑카 개조는 아직 이지만,
오클랜드에 들어가기 전에 뒷좌석을 떼는
작업을 해놓는 것이 좋을 거 같은데,
필요한 공구는 없는 상태.
마침 옆에 캠핑카 아저씨와 수다를 시작하는
남편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한마디 했죠.
“아저씨한테 혹시 공구가 있는지 여쭤봐!”
보통 캠핑 여행을 하면 여행중
사소한 것들을 고치거나 하는
경우가 있어서 생각보다는
아주 다양한 공구들을 가지고 다니죠.
지금 우리도 우리가 캠핑카 만드는데
사용했던 전통 톱에, 전동 드릴
그외 소소한 것들이 꽤 많습니다.
일단 아저씨께 공구를 빌리기는 했는데,
바로 의자를 떼는 작업을 하지 않고
“내일”하겠다는 남편.
뭘 빌렸으면 빨리 쓰고 돌려주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데, 왜 공구를 빌려놓고
“내일”로 미루는 것인지..
남편에게 몇 번 재촉을 했습니다.
“공구 빌려준 사람은 애타게 기다릴 텐데,
빨리 쓰고 돌려 드려야지.
왜 내일로 미루는데?”
마눌의 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남편은
태평하게 대답을 합니다.
“아저씨한테도 내일 의자를
뗄 꺼라 이야기 했어.”
내일 의자를 떼려면 내일 빌리지,
왜 오늘 빌려놓고 내일 떼는건지 원…
내 남편이지만 참 나랑은
성격적으로 안 맞습니다.
마눌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좋은데,
자기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귀를 닫아버리니
마눌의 말은 전부 잔소리. ㅠㅠ
공구를 빌려준 사람은 빨리 물건을
돌려받지 못하면 속이 탈 텐데..
이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오전에 공구를
챙겨 가셨다는 옆집 아저씨.
“그러게 안 돌려주니 아저씨가 가지러 오신거잖아.”
“아니거든,
아저씨가 아직 의자를 안 떼어냈냐고
하시면서 도와 주시려고 하셨는데,
공구가 의자의 나사랑
안 맞는다고 하셨어.”
같은 상황인데 부부의 해석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마눌은 “빌려준 공구 못 돌려받을까봐
얼른 나서서 공구를 사용하고 다시
가져가려고 하신 아저씨의 행동”인데..
남편은 아저씨가 말씀하신 그대로 믿습니다.
“의자떼는걸 도와주려고 하셨는데,
공구가 맞지 않아서 도와주지 못하셨다.”
남편은 마눌의 해석해주는 말보다는
상대방이 한 말을 믿는 편이죠.
우리가 머물던 숙소의 중국인 주인이
국수를 볶으면서 “먹을래?”하면
그 말이 그냥 하는 말인 줄 모르고는 “네”.
눈치가 없어서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가 있는지..
제발 “노 땡큐”좀 하라고 사정을 해도
남편은 “빈말”을 이해하지 못하죠.
숙소 주인이 자기네 저녁을 하는 중에
남편이 눈에 보이니 물어본 것인데,
남편은 매번 “네”로 대답을 해서
남의 저녁을 뺏아 먹습니다.
이런 남편은 숙소 주인은 “솔직하다”고
표현해주니 그나마 감사했습니다.
“눈치가 없는 것”을 예쁘게 순화해서
“솔직하다”했으니 말이죠.
우리가 오클랜드를 떠나는 날도
사실은 더 머물고 싶었지만,
예약자가 있어서 방을
빼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가 산 중고차에 문제가 있는 거 같아
그날도 자동차 정비소에 예약을
있어서 가는 것이니 만약 차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오클랜드를 떠나지 못하는데..
우리의 상황을 알고있던
에어비엔비 숙소 주인이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입니다.
“만약 너희가 떠나지
못할 상황이면 우리 집에 와.
아들 방이 비어 있으니
그 방에서 공짜로 재워줄께.”
3주일이나 문제없이 숙소에서 머문 우리에게
숙소 주인이 해준 고마운 한마디였죠.
정말 우리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숙소 주인의 아들방까지는 아니고,
그 집의 주차장에 우리 차를 주차하게만
해줘도 차에서 자면 되니 고맙게 1박을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정비소에서는 우리 차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서 우리는
그날 오클랜드를 떠나야 했었는데,
오클랜드를 떠나기 전에
이런저런 필요한것들을 사다 보니
우리 짐을 남겨뒀던 에어비엔비 숙소에
오후 4시경에 도착을 했었죠.
숙소로 가면서 남편은
숙소 주인이 한말을 되뇌입니다.
“아들 방에서 하룻밤 공짜로 재워준다고 했어.”
혹시나 우리가 오클랜드를 떠나지
못하게 되면 “아들 방”이라도 와서
자라고 “공짜로 재워주겠다”는
숙소 주인의 말을 100% 믿는 남편.
남편은 숙소 주인이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떠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이니 그냥 하룻밤
신세를 질 생각인거죠.
눈치 없는 외국인 커플이라면
숙소 주인이 빈말로 한말을 그대로 믿고,
“네가 공짜로 재워준다고 했지?”하겠지만,
나는 눈치가 빤한 한국인이니
그냥 남편이 하는 행동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죠.
“남편, 동양인들은 “빈말”을 종종해.
그 말을 정말 믿으면 안돼!”
오후 4시경에 우리가 머물던
에어비엔비에 도착해서는 그날
정비소에서 있었던 일을 수다로 풀어내는
남편은 옆구리를 쿡쿡 찔렀습니다.
수다를 그냥 뒀다가는 정말로
“공짜 숙박”을 할 판이니 적당히
마무리를 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거죠.
오클랜드에서 출발할 때는
퇴근길 러쉬아워 시간에 걸려서
오클랜드를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그래도 오클랜드를 떠난건
정말 잘한 일이라 남편의
궁디를 두드려줬습니다.
외국사람들이 제일 이해하기
힘든 것이 “빈말”이라고 하던데,
남편은 평생 이해못할 문화중
하나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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