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분의 꼭대기에는 식당이 3개 나란히 있습니다.
비슷한것 같으면서도 이름이 서로 다른 3개의
식당중에 우리가 선택한것은 젤 끝에 있던 곳.
젤 끝이고, 또 이 테이블에 그늘이 진 상태라
햇볕을 질색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고!
남편이 구글로 찾아본 이 식당의 평도 좋았죠.
모토분의 꼭대기에서 송로버섯이 들어간
파스타를 먹어보겠다던 희망이 이루어지던 날.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에서 내 눈에만 보이는
한 직원의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송로버섯 파스타는 그저 그랬습니다.
생크림이 많이 들어간 소스라 내 입맛에는 아니었고,
송로버섯의 향도 나는둥 마는둥,
송로버섯을 씹는데도 맛이 안나니
이렇게 안타까울수가....ㅠㅠ
탄수화물 폭탄인 파스타에 생크림 소스,
그리고 약간의 송로버섯.
https://jinny1970.tistory.com/3624
영양적으로 보자면 정말 빵점인 음식입니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탄수화물을 멀리해야하는데..
나는 오로지 탄수화물만 충만한 파스타를 먹었으니..ㅠㅠ
누군가 나에게 어떤 음식을 먹는것이 좋냐고 추천한다면..
송로버섯 한번밖에 먹어보지 못한 내가
추천하는 요리는 송로버섯이 들어간 달걀오믈렛.
적어도 달걀은 영양학적으로 훌륭하죠.
거기에 파스타에 비해서 가격도 저렴합니다.
"140쿠나짜리 파스타를 먹느니 그냥 90쿠나짜리
달걀오믈렛을 먹을껄.."싶은것이
느끼한 생크림 파스타를 아주
오래도록 먹은 저의 생각이죠.
평소에는 그렇게 빨리 접시를 비우는 마눌인데,
파스타가 얼마나 먹기 싫었으면
오래도록 아주 천천히 먹어치웠죠.
남편에게 먹으라고 접시를 밀어줬지만,
남편조차도 사양하던 내 느끼한
생크림 송로버섯 파스타.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은
"네 접시는 네가 먹고, 내 접시는 내가 먹자" 주의여도
맛있는건 마눌것을 다 뺏아 먹는데,
생크림 파스타는 남편 입맛에도
아니었나봅니다.ㅠㅠ
파스타는 별로였던 이 식당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건 중년의 웨이츄레스.
하얀 셔츠에 붉은머리를 한
아줌마 웨이츄레스는 서빙이 남달랐습니다.
손님이 오면 "우리식당을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아주 환한 얼굴로 이야기하고!
옆 테이블에 음식을 서빙할때도 보면 어떤 음식인지,
어디서 만들었는지,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우리 테이블에 무료 식전빵을 가지고 와서도
송로버섯이 들어간 크림치즈를 발라먹으면
송로향을 느낄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이 식당에서 송로버섯향을 그나마 강하게 느끼고,
맛도 느낀건 식전 서비스로 나왔던
송로버섯 크림치즈였네요.^^
웨이츄레스는 우리 식탁에 파스타를 서빙해주고,
테이블에 있는 올리브오일이 이 지역 특산품으로
고급제품이니 꼭 음식에 넣어먹어보라는 설명도
친절하게 해줬고!
"계산이오~" 외치니 어떤 슈납스(독주)을 마시겠냐는
아주 친절한 대응.
여기서 잠깐!
크로아티아의 전 도시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다녀본 도시에서는 식당에서
계산서를 달라고 하면 영수증과 함께
무료 슈납스를 갖다줍니다.
슈납스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여성들을 약간 단맛을 선호하는데..
술 안먹는 저에게는 그맛이 그맛이라
공짜 좋아하는 아낙이지만 슈납스는 사양하죠. ^^
중년의 웨이츄레스가 가져온 영수증에
돈을 내면서 남편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저 웨이츄레스는 직원이 아니라 주인같아.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라.
나쁘게 말하면 연기하는것처럼
조금 과장되게 표현을 하는거 같은데,
좋게 말하면 손님을 대하는데 진심이야.
자신이 서빙한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일일이 다 설명을 해주고...
월급받는 직원은 건성으로 손님들을 대하는데,
저 직원만은 진심을 다해서
손님들을 대하는것이 눈에 보여."
계산을 하면서 3유로정도의 팁을
더해서 준다음에 궁금한것을 물어봤습니다.
남편과 마눌이 궁금한것이 조금달랐죠.
남편은 그녀에게 "모토분에 사는지" 물었고,
나는 그녀가 "식당의 주인인지"를 물었죠.
그녀는 식당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있고,
내 예상대로 식당의 주인이었습니다.
자신이 주인이냐고 묻는 질문은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는 그녀는 나에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왔죠.
"당신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심이 보이고,
손님들이 정말로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지 확인하고,
손님들이 맛있었다하면 당신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보인다."
나의 이 말을 그녀는 칭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인인 내눈에는 보이는 그녀의 특별함을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은 알아채지 못했죠.
내가 먹은 송로버섯 파스타가 별로인것과는
별개로 손님을 대하는 그 식당주인장의 태도는
별 5개를 던지며 추천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칭찬한 사람은
"Gallery Montona 갤러리 몬토나" 식당의
주인이면서 웨이츄레스로 일하고 있는
중년여성이었습니다.
삶을 성실히 살고,
자기가 하는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또 자신의 삶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다른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에너지가 넘친다는걸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이 글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를 여행하는
5월에 쓴 제 생각이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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