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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크로아티아, Groznjan 그로즈난 예술가 마을의 마케팅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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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즈난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지역의

내륙지방에 위치한 산 위의 마을입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행정상 "도시"라 칭할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그냥 산위의 도시가 아닌 마을로 보이죠.

난 처음에 이 마을을 조금은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마을 자체를 예쁘게 치장을 해놓고,

관광객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가 넘쳐나니 관광객들은 좋아할만한 장소인데..

https://jinny1970.tistory.com/3626

 

여행 3일차, Groznjan 그로즈난에서 보내는 하루.

남편도 내가 계획한 여행이 좋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곳을 보는것도 좋고, 사람들의 통행이 적은 한적한 시간에 마을을 걸어다니는 것도 만족스러운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은 일찌감치 일어나

jinny1970.tistory.com


 

사실 이 지역, 대부분의 마을들이 다 그로즈난처럼

산위에 요새처럼 마을을 형성하고 있죠.

옆마을과 비슷한 형태인데,

단지 이곳이 조금 더 예쁘게 꾸며놨다는 이유로

관광객이 넘쳐난다 생각을 했었고!

다른 마을들도 홍보 마케팅만 조금 하면

충분히 관광객을 끌어들일수 있는거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죠.

내 생각처럼 마케팅이 만들어낸 관광명소는 맞지만,

그뒤로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우리가 머문 민박집 할배가 이 마을의 산 증인이셨고,

이 분께 그로즈난이 예술가의 마을이 된

배경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할배의 연세가 대충 70~80대인걸 생각하면

아마도 60~70년쯤전이겠네요.

당시 11살이던 할배의 아버지

친구분들중에 예술가가 한분 계셨다고 합니다.

 

그분은 자주 할배댁에 찾아와서

할배의 아빠와 맥주를 마시며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 다양한 예술가들을 불러들이는거야.

그렇게 예술가들이 들어와서 예술품을 만들고,

예술 공연도 하면 관광객은

당연히 찾아오는것이 아니겠냐고!"

이분의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돈 한푼없는 예술가였으니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길 자금은 없었죠.

그렇게 할배댁에 와서 맥주를 마실때마다

하던 이야기를 어느날은 그 마을의 시장

(내눈에는 동네이니 동장?)도 함께 맥주를 마시다가

"그 계획을 실현해 보자!" 했다고 합니다.


예술가 마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시작된 할배댁앞.


이 마을이 시장이 예술가를 불러들이는 조건이

생각보다는 엄청 파격적입니다.

- 건물의 계약은 99년으로 한다.


- 건물의 1층은 무조건 갤러리를 운영해야한다.

짧은 기간의 계약이 아니니

돈없는 예술가들이 이곳에 와서

정착을 하기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죠.

계약한 건물의 세는 냈는지,

냈다면 얼마나 냈는지는 잘 모르겠고!

어차피 사람들이 살지 않아 텅 비어있는 마을이니

월세를 냈다고 해도 그리 비쌌을거 같지는 않네요.

그렇게 예술가들이 마을로 찾아들고,

여름에는 음악공연도 하면서

마을은 활성화가 되었는데...


그로즈난의 냉장고 마그네틱.


유고전쟁이 나면서 세르비아등

다른 나라에서 온 예술가들은

한번에 쫙 빠져나가는 일도 있었고,

 

유고 전쟁이 끝난후에도 세브비아 출신 예술가

20여명이 한꺼번에 마을을 이탈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지금은 예술가가

자신이 임대했던 건물도 사고,

예술가들 사이에서 건물을 서로 매매하기도 하고

임대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몰리니 마을에 들어와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비수기가 되면 마늘에 사는 사람들은

겨우 30여명남짓.

민박집을 하시는 할배는 당신과 당신의 아내는

겨울에도 이곳에서 사는 30명중에

두명이라 농담을 하셨죠.

예술가 마을의 아이디어를 냈던

그분은 52살이라는 나름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분은 가셨지만, 그분의 아이디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그로즈난에 사는 사람들을 먹여살리고 있으니

길이 빛날 예술가이십니다.^^


저 멀리 보이는 그로즈난 성당의 뽀족탑


예전에는 그로즈난 주변에는 온통 포도밭이고

산 위에서 보는 포도밭 풍경이 근사했는데,

세월이 가면서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나가서

포도밭을 가꿀 일꾼도 구할수 없어!

포도덩쿨을 다 뽑아내고 관리하기 쉬운

올리브 나무로 바꾸고 있는 추세라

산아래로 보이는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셨던 할배.

관광객에게는 포도밭일때는 포도밭이,

올리브 밭일때는 올리브밭이

다른 풍경을 만들어주니 구경거리는 충분하고!

포도밭일때는 와인이 나왔겠지만,

올리브 나무를 심은 후부터는 질좋은 올리브오일이

나오고 있으니 관광객이 사갈 기념품도 충족이 되죠.

그로즈난의 예술가 마을이 생겨난 배경을 듣고보니

우리나라에도 사람이 살지 않아

빈집이 많아 진다는 시골의 작은 마을을

살릴수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 마을을 살린다는것이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안되죠.

아이디어를 뒤에서 밀어줄 힘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변화를 꿈꾸고 (마을을)

발전시킬수 있다는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방에 사람들을 끌어모을수는 없지만,

꾸준히 시간을 두고 진행을 한다면..

크로아티아 그로즈난이 "요새의 예술가 마을"

불리면서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모우듯이

우리나라도 그런 특징이 있는 마을들이

다양하게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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