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명절인 부활절.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도 명절이라고 와서,
간만에 시부모님, 시누이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부활절은 가족이 모여 식사도 하고
선물도 주고받는 유럽에서는
중요한 명절 중에 하나입니다.
간만에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선물을 주고받고,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가 했는데,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말이
시어머니의 입을 통해서 나왔습니다.
“게임하자!”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게임은
며느리에게 그리 편한 시간이
절대 아닙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389
한동안 아니, 오랫동안
이 “게임”이란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덕이었죠.
코로나가 세상에 와서
불편한것들이 많았던 시간이었지만,
그 중에 하나 좋았던 것은
더 이상 시어머니의 주방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시어머니의 주방에 가서
점심 하시는 걸 돕고,
점심을 먹은 후에 게임을 하면서
나의 5시간을 송두리째 바쳐야 하는 시간이
사라진 것이 며느리는 몹시도 좋았습니다.
“with Corona”를 외치면서
사람들은 일상을 살고있지만,
아직도 “코로나 비상체제”로
살고있는 남편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를 반대해서
그동안은 시어머니가 점심을 하시면
아들 내외의 음식은 접시에 담아서
배달을 해주시고,
며느리가 가끔 점심을 하게 되도
시부모님을 위한 음식은 접시에 담아서
배달해드렸죠.
그렇게 음식을 하면 서로
배달 해 주는 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시누이까지 와서 가족이 모이니
남편도 허용한
“부활절 기념 가족들 함께 식사”
그냥 식사만 하고 끝이 날줄 알았는데,
식사 자리가 조금 정리가 되니
“게임하자”시는 시어머니의 말씀에
순간 예전 생활이 생각이 났죠.
코로나가 오기 전에
며느리의 주말은 없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점심을 하실 때마다
2시간 전에 가서 점심 하시는 걸 도와드리고,
식사 후에는 2시간 정도
시부모님과 게임을 했었죠.
사실은 “게임을 해 드린다”는 표현이 맞았죠.
점심 후에 게임을 하자고 하시는데
며느리가 되어서 “싫다”소리 못하고
나의 시간을 드렸던 거죠.
시어머니가 점심을 하시는 주말에는
점심 한끼와 나의 5시간을 바꿔야하니
주말에는 그냥 근무를 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근무 10시간 하면 돈을 벌지만,
집에 있으면 시어머니의 주방에서
나의 5시간은 흔적없이 사라지니 말이죠.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
당연한 듯이 이어지는 “게임”을
거절하지 못해서 매번 참가를 했었죠.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시부모님은 “며느리도 게임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싫다”소리를
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게임은 시부모님께는 “일상생활”입니다.
두 분은 식사 후
항상 게임을 하시고,
시누이도 집에 오면 시어머니의
주방에 가서 점심을 먹고는 시부모님과
게임을 하다가 늦은 오후가 되어야
그녀의 방으로 돌아오죠.
며느리는 “같이 밥 먹자”할 때만
오전 10시쯤 시어머니 주방에 가서
시어머니가 요리하시는 걸 돕고,
12시쯤 식사를 한 후에,
오후 2시까지 게임을 하고 난 후에
해방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하긴, 시누이는 며느리인
나와는 조금 다르긴 했네요.
방에 있다가 정오쯤에
“점심 먹어라”하면 나와서 점심을 먹고,
게임을 하니 시누이에게는
그나마 짧은 시간이네요.
그동안은 시어머니의 주방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의무처럼
나는 원하지 않는 게임이지만,
“싫다”소리를 못해서
매번 참가를 했었는데..
이번 부활절에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시어머니가 “게임하자”하시길래
주방을 벗어나는 남편을 따라서
조용히 나왔습니다.
우리 건물로 돌아와서
나는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에
시어머니가 우리 건물까지 오셔서
“게임할래?”하셨지만,
화장실에 들어있던 그 찰나의
순간 덕에 대놓고 “싫어요”하지 않고
게임을 피할 수 있었죠.
나에게 있어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게임은 내가 즐겁지도 않고,
게임할 때마다 시어머니의
무매너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거든요.
게임이 돈내기도 아닌데
굳이 상대방 기분까지 건들어가면서
"그렇게 이기고 싶나?”싶은 것이
내 생각이죠.
그동안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며느리 된 도리로 시부모님이 원하시는
“게임을 같이 해드린다”는
개념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싫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부모님의 “게임”은
시부모님께는 일상일지 모르지만,
며느리에게는 그동안
거절하지 못해서 억지로 참가했던
“게임”이니 이제는 슬슬 졸업을
노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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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업어온 음식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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