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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부모님이 깜박하신 장남의 생일

by 프라우지니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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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생일이 왔다가 갔습니다.

내 남편은 이제 5학년1반이 됐죠.

 

마눌은 이미 한달 전에 남편의

생일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우리 집은 여전히 코로나 비상사태

살고있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쇼핑몰에 가는걸 남편이 질색하지만,

 

마눌은 시시때때로 집을 탈출해서

가고 싶은덴 찾아다니죠.

 

걸어서 10분거리에 대형 쇼핑몰이

있음에도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쇼핑몰까지 가서

간 이유는 이곳에서만 남편 선물을 살 수 있어서..

 

 

 

운동 좋아하는 남편이니

운동 셔츠 3개에 폴로 셔츠도

산뜻한 연두, 파란색으로 2.

총 셔츠 5종세트를 준비했습니다.

 

선물을 사면서도 불안했습니다.

 

자기 맘에 안 들면

이거 당신 옷장에 넣어 놔할 텐데..

 

싫다고 하면 내가 입지

하는 마음으로 물건 구입.

 

정가로 샀으면 마이 비싼 가격이었지만

, 내가 찾아간 쇼핑몰에는

할인매장이 있어서 그곳에서

셔츠 5개를 나름 저렴하게 구매했죠.

 

그렇게 사다 놓은 선물은

일찌감치 포장을 완료했습니다.

 

남편이 생일이 20여일 남은 시점에

이미 선물 준비완료!

 

선물을 준비 해놓으니

마음은 편한데, 한가지 걸리는 건..

 

저 인간이 내 선물이 맘에 안 들면

안 입는다고 할 텐데..”

 

 

 

셔츠 5개를 두개의 선물로 포장했습니다.

 

해마다 남편 생일이 코앞이면

남편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보지만..

 

남편이 하는 대답은 같습니다.

 

말이나 잘들어.”

 

주방이나 깨끗하게 치워.”

 

이런건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인데,

나는 결혼 16년차에도 남편에게

이런 말을 듣고 삽니다. ㅠㅠ

 

올해도 받고 싶은 선물로 남편은

깨끗한 주방을 원했지만,

주방은 마눌의 아지트라

절대 깨끗해질 수 없는 곳이죠.

 

테이블 위에는 노트북이 항상 놓여있고,

그외 마눌이 사용하는 것들이

손 닿을 거리에 있어, 조금

너저분하게 보이는 주방입니다.

 

깨끗해지려면 노트북이랑 내가 사용하는

모든 것들을 다 치워야 하는데..

이건 나에게 조금 힘든 요구입니다. ^^;

 

올해도 나는 남편의 요구와는

상관없는 선물 두 꾸러미는 내놨고,

다행히 선물은 맘에 쏙 들었는지

남편은 선물을 받고 궁시렁거리지 않습니다.

 

 

 

남편 생일상은 피자 2종으로 준비했습니다.

 

피자 반죽은 슈퍼마켓에서 샀지만,

그 위에 토핑은 내가 다 준비해서

하와이안 & 해물 피자 완성.

 

해물피자에는 토마토 소스 대신에

바비큐 소스를 사용했더니만

조금 색다른 맛의 피자가 완성되어

남편도 만족한 점심 한끼가 되었죠.

 

점심도 먹고 늦은 오후가 되어가는데

시부모님은 장남의 생일축하를

하실 기미가 없습니다.

 

시어머니가 우편물을 가지고

우리 건물에 오셨었는데..

 

오늘이 당신 아들의 생일인지

전혀 모르시는 듯한 표정입니다.

 

보통 생일날 아침에 시부모님은

케익과 봉투를 들고

두 분이 나란히 오시는데,

 

오늘은 오시지 않으셨고,

늦은 오후가 되어가도 감감무소식.

 

나 같으면 오후가 되도록

내 생일을 축하하러 오시지 않는

부모님이 엄청 섭섭할 거 같은데, 

남편은 그냥 무덤덤.

 

왜 부모님이 당신 생일 축하하러 안 오시지?”

 

잊으셨나 보지.”

 

나 같으면 겁나 섭섭했을 텐데..

 

 

시부모님이 들고오신 장남 생일축하카드 & 현찰 선물.

 

이러다 남편 생일이 지나갈 거 같아서

시어머니께 살짝 가서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 오늘 당신 장남 생일이에요.”

오늘 아니야, 11일이야.”

오늘이 11일이에요.”

아니야, 다음주야.”

다음주는 부활절이거든요?”

 

그제서야 시어머니는 오늘이

당신 아들의 생일이란 걸

인지하셨는지 급당황하셨습니다.

 

이미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

시어머니께 아들 생일 축하

해달라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시부모님이

나란히 입장하셔서 남편의

생일축하를 하시고 봉투를 내미십니다.

 

봉투 안에는 시아버지가 정성스럽게

쓰신 생일축하 문구와 현금.

 

50유로짜리가 2개인걸 보니

시부모님은 각각 50유로씩

내신 모양입니다.

 

며느리 생일에는 50유로짜리

한장 주시더니 아들이라 2장을 주신건가?

 

괜히 차별받는거 같아서

섭섭한 며느리.

 

나는 남편보다 나이도 많은데,

왜 며느리는 50유로로 퉁 치시고

아들은 100유로를 주시는건지

엄청 섭섭해지는 며느리.

 

 

장남의 생일케익

 

저녁에 시어머니는 아들의

생일 케익을 직접 구워 오셨습니다.

 

이로서 남편은 시부모님께

생일 3종 세트를 다 챙겼죠.

 

생일축하와 선물& 케익까지!

 

선물로 받은 케익을 반으로 잘라서

시부모님 드리라고 하니

한 귀퉁이만 잘라서 시부모님께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다

냉동실에 넣어버리는 남편.

 

자기 생일선물로 받은 케익이니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두는 것이 맞지만

여전히 내 눈에는 인색하게 보이는 남편.

 

생일 케익은 원래

여러 사람들이랑 나눠먹는건데..

 

인간아, 엄마가 구워 주신 케익인데

그냥 반 뚝 잘라서 드시라고 드리면 안되남?”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나는 남편의 뒤통수를 칩니다.

 

시부모님의 축하도 못 받고

지나갈 뻔한 남편의 생일은

이렇게 원만하게 종료했습니다.

 

나 같으면 내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모님이 겁나 섭섭했을 거 같은데,

속을 드러내지 않는 남편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잊었나 보지

 

이즘에서 남편에게

당신은 복 받은 인간이라는걸

다시 한번 일깨워줬습니다.

 

 

 

아시죠?

 

나의 세뇌 교육 프로젝트

마누라 = 로또잭팟”.

 

당신 생일 챙기는 건 마눌밖에 없지?

당신 마눌은 이미 한달 전부터

당신 생일선물까지 준비해뒀었잖아.

당신 부모도, 형제도 잊은 생일을

챙겨주는 마눌이 세상에 어디 있냐?

당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이렇게 로또잭팟 마누라를 얻은거야.”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오늘도 남편이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같이 살고 있음을

남편의 생일기념으로

다시 한번 알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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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저 푸른 초원위에

집을 지은 친구네 집구경입니다.

 

https://youtu.be/qzeYRG-rh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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