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우리 집의 저녁은 조금 남달라집니다.
느긋하게 하루를 마감하는 그런 풍경이 전혀 아니죠.
조금은 다른 우리 집 저녁 풍경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이틀 연속 근무라 조금은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고 온 마눌이
발견한 건 현관에 나와있는 남편과 나의 등산화.
그리고 침대 위에 꺼내놓은 남편의 스포츠용 옷가지.
남편은 무언으로 마눌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우리 내일 등산 갈 꺼야.”
남편이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이야기는
마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일은 등산은 간다는 이야기.
다음 날은 평일이었지만,
남편은 일찌감치 휴가를 냈으니
남편에게는 주말 같은 평일.
남편이 준비하는 모든 여가 활동의 시작은
“날씨 확인” 부터!
남편이 “햇볕 좋은 날”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그러니 평일인데도
휴가를 내서 등산을 갈 생각을 한 거죠.
남편에게 우리는 과연 내일 어디를 가는 것인지
확인도 해야 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여정 인지도 물어봐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몇 시에 출발하는지..
우리가 어딘가를 가게 되면
아주 이른 시간에 출발합니다.
출근하는 것도 아닌데
새벽 5~6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죠.
나는 이틀 근무를 한 날이라 다음 날
늘어지게 자고 싶은 건 내 마음이고,
남편은 간만에 햇볕 좋은 날에
마눌이랑 등산을 가고 싶은 거죠.
마눌이 이틀 근무를 한 직후라 피곤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간만에 오는 좋은 날씨를
그냥 보내기 아까운 남편의 결정.
다음 날 나들이가 잡히면 우리 집,
아니 나의 저녁은 부산합니다.
남편이 꺼내놓은 옷가지 옆에
나도 입을 옷들을 꺼내 놓는 것으로 준비를 시작하죠.
유럽의 겨울 날씨는 오후 3~4시면 벌써 어둑해지니,
나들이를 가도 가능한 오후 3시 이전에는 끝내야 하죠.
가벼운 등산이라고 해도 왕복 4시간은 걸리는 코스이니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늦어도 오전 9시에 출발해야 하는 상황.
남편이 이미 가겠다고 한 등산은 가야 하지만,
이왕이면 조금 더 늦게 출발했음 좋겠고,
조금 더 짧은 코스로 등산을 갔으면
좋겠는 것이 이틀 근무한 마눌의 바람.
나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협.
남편과 타협을 해 봐야 하는 거죠.
일단 조금 더 늦게 일어나는 방법을 시도!
“남편, 우리 내일 오전 9시에 출발할까?”
“아니, 6시.”
아침, 아니 새벽 6시에 출발한다는 이야기는
우리는 그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
어디를 가도 아침은 꼭 집에서 먹는 남편은
적어도 30분전에 일어나지만,
나는 일어나서 세수만 하고 출발하죠.
다음날 입을 옷을 꺼내놓고
내가 해야하는 준비는 나의 “아침”
일찍 일어나면 입맛도 없고,
입맛보다는 먹을 시간도 없어서
아침식사를 하는 건 무리가 있고!
남편이 정신 집중하고 고속도로를 미친듯이
달리는 시간에 나는 아침을 먹죠.
그래서 차 안에서 먹을 나의 아침은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전날 저녁에 준비를 해야합니다.
과일로 아침을 먹는 아낙이라
아침 메뉴는 여러가지 과일.
혹시나 몰라서 2개를 준비하니
주방에 왔던 남편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
“난 과일 안 먹을 건데?”
남편도 먹으라고 2통을 준비한 것은 맞지만,
남편이 미리 선수를 치니 나도 맞받아쳤습니다.
“이거는 내 아침이랑 간식인데?”
보통은 과일로만 아침을 먹는 아낙이지만,
등산을 하는 날은 과일과 함께
뭔가를 더 먹어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합니다.
그래서 과일과 더불어 준비한 아침은
뮤슬리+요거트 세트.
아래에 견과류 뮤슬리를 깔고,
그 위에 플레인 요거트를 올린 후에
토핑은 볶은 아마씨와 석류씨로 마무리.
이렇게 요거트까지 준비하면서 나의 저녁을 마무리 합니다.
이틀 근무하고 나면
그 다음날은 그냥 쉬고 싶은데..
남편이 이미 나들이 준비를 끝냈다는 건
마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간다는 이야기죠.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남편과의 나들이인데,
쉬고 싶은 날도 끌려갈 때는
입술을 대빨 내밀고 나의 불편함을 온 얼굴로 표현하지만..
피한다고 피해질 상황이 아니니 그냥 즐기기로!
가끔 나는”다음 날 입을 옷 + 아침 과일과
요거트” 준비를 하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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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그렇게 전날 미리 준비하고 떠나는 우리부부의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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