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일상은 참 짧고 단순합니다.
하루가 짧은 겨울인 것도 있겠고,
어딘가에 정신을 팔고 있는 이유도 있는 거 같네요.
오늘의 예를 들어보자면..
자고, 먹고, 산책 하고, 장 보고,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고!
물론 “먹고”에는 요리를 하고,
설거지까지 해야 하는 일들이 따라오지만
이것이 모든 “먹고”에 해당하는 것이니
따로 “요리하고, 설거지하고”는 미포함.
슈퍼에서 고기류는 다 25% 할인하는 기간이라
아침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장 보러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죠.
코로나 락다운이 시행 중이지만
다행히 슈퍼에 장 보러 가는 건 가능!
이왕이면 사람들의 통행이 적은 시간에 가는 것이 중요!
토요일에는 따로 알람을 맞춰 놓지 않아 눈이 떠지면 일어나는데..
오늘 내가 눈뜬 시간은 오전 8시 30분!
락다운이라 쇼핑몰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슈퍼에 장 보러 오는 사람들 정도지만,
그래도 쇼핑몰에는 해마다 세우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죠.
해마다 똑 같은 트리를 보니 조금 식상하기는 하지만..
일단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느낌은 나네요.^^
쇼핑몰에 있는 슈퍼마켓은 오전 8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영업개시 시간을 맞추려고 했었는데,
조금 늦었지만 일단 가야 하는 거죠.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시간을 보고는..
세수도 안 한 상태로 장 보기용 배낭을 메고는 바로 슈퍼행.
마스크를 쓰고 거기에 모자까지 쓰니 세수를 안 해도 부담이 없죠. ^^
세일에 눈이 멀어서 고기를 왕창 샀습니다.
굴라쉬용 소고기 1kg, 간 소고기 2kg, 슈니츨용 돼지고기 1kg.
슈니츨(돈가스)용 돼지고기가 25% 세일까지 하면 1kg에 5유로.
평소 가격의 반값이면 얼른 사야 하는 거죠.
굴라쉬용 고기와 간 고기 1kg는 남편이 사오라고 부탁했던 것.
슈니츨용 돼지 고기랑 간 소고기 1kg는 내가 요리할 목적으로 샀죠.
여기서 잠깐!
굴라쉬는 소고기를 양파와 동량을 넣고 오래 조려서 만드는 스튜.
굴라쉬용 고기는 보통 덩어리로 판매가 됩니다.
코로나가 이 세상에 퍼진 이후로는
장을 봐온 것은 일단 3일간 방치를 하지만..
고기류는 그러면 안 되니 고기를 새 비닐에 포장해서
냉장고/냉동고에 구분해서 넣고!
남편이 사오라고 했던 간 고기는
스파게티 용이니 500g씩 포장해서 냉동실 행!
내가 산 간 고기는 사오자 마자
불고기 양념해서 냉동실에 넣었죠.
남편이 가끔 “만두”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전에 만두를 해서는 냉동실에 넣어 놓고,
군 만두를 해서는 샐러드 위에 올려주곤 했었는데,
그것이 맛있었는지 “왜 안 하냐”고 묻곤 했거든요.
그래서 조만간 만두를 할 생각이라
간 소고기를 일단 불고기 양념해서 뒀습니다.
나중에 돼지고기를 사다가 넣으면
만두 속으로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저는 만두를 만드는데도
며칠 전부터 일단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사 놓은 녹두를 24시간 불에 불려서는 싹이 나온 것을
플라스틱 병에 구멍을 뚫어서 넣고는 키우기 시작했죠.
3~4일이면 만두 용으로 사용해도 좋을 길이의 숙주 나물이 될 테니..
숙주가 크고 나면 김치랑 고기도 넣고
밀가루 반죽도 직접 해서 만드려고요.
아무 때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류는 아니니
한 번에 고기 1kg를 속으로 만들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숙주가 크는 동안에 얼마나 할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오전에 장을 보고 와서는 TV를 보다가 잠시 오전 잠을 잤습니다.
원래는 낮잠을 잘 안자는 인간형인데,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다 보면 잠이 절로 오죠.
어제부터 시작한 넥플릭스 “굿 닥터”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에는 남편과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하루 종일 집안에만 짱 박혀있는
남편의 건강을 생각해서 시작한 산책인데,
요새는 남편도 군소리 없이 따라 나서고,
어떤 날은 마눌에게 먼저 “가자”하죠.
사실 요새는 산책을 가도 주워 올만 한 것이 없어서
산책하는 재미는 별로 없는데..
그래도 남편 건강을 생각해서 부지런히 30~40분을 걷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오니 오후 4시 30분.
겨울이 되면서 어두컴컴해지는 시간이죠.
오늘은 오전에 사 놨던 돼지고기로 슈니츨을 만들었습니다.
먹는 사람은 차려진 음식을 먹기만 하면 되니 참 쉬운 요리지만..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는 완전 바쁜 요리 시간이죠.
슈니츨에 삶은 감자를 먹겠다고 하더니만,
접시에 오려진 삶은 감자를 보고는
“그냥 삶은 감자가 아니고 썰어서 감자샐러드”
저녁 메뉴는 “슈니츨에 샐러드”라고 하니,
삶은 감자가 한 두개 올려달라고 하더니만,
정말 삶은 감자가 올라오니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간 큰 남편.
주면 주는 대로 먹으면 되는데,
먹기만 하는 인간형들이 원래 말이 많죠.
그래서 감자를 썰어서 샐러드 드레싱에 얼른 섞어서
다시 접시에 놔주고 한마디 했습니다.
“나도 마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 같은 (다혈질) 마눌을 얻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볼 문제지만,
그래도 “먹고 싶다”고 하면
열심히 요리해서 갖다 바치는 마눌은 대환영입니다.
다음 생에는 요리를 해 주는 마눌이 있는 남자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기도 하고!
“남자는 가정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건 예전 이야기죠.
요새는 여자의 인생이 더 빡 셉니다.
돈 벌어야죠, 아이 낳아 키워야죠,
살림 (청소, 빨래, 음식 등등)도 해야 하고,
거기에 결혼을 하고 나면
남편 뒤에 줄줄이로 따라오는 시댁 식구들 공경해야 하고!
남자가 가정을 책임지고,
여자는 살림만 책임지는 건 옛날 이야기가 됐고,
여자는 돈도 벌고, 아이도 키우고, 살림도 해야 하고,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니
요새는 남자가 조금 더 편한 한평생 같기도 한 것 같고!
짧아진 하루 이야기 하다 옆으로 새고 있는 중~ ^^;
그렇게 장 보고, 잠자고, 드라마 보고,
산책하고, 요리하고, 먹고, 설거지하고..
저는 요새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아! 또 하나 있네요.
인터넷 때문에 가끔 속도 썩고 있습니다.
오늘도 간만에 글을 올리려고 시도를 했는데,
편집 다 끝내 놓고 업로드 클릭을 하면 먹통!
그렇게 2~3번 날아가고 나니
글을 올릴 의지가 사라지는 저녁이네요.
여러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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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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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동네 장 보러 다니는 일상입니다.
장은 락다운을 해도, 안 해도 보러 갈 수 있으니 장 보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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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굴라쉬 아는 요리인데 ...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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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헝가리 굴라쉬라고 하지만 유럽의 각국은 다 굴라쉬를 우리네 된장찌게 하듯이 만들더라구요. ㅋㅋㅋ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저도 어묵 많이 넣은 떡볶이 좋아하는디... 떡을 한번 해볼까? 마음만 몇달째 먹고 있습니다. 떡하고 나면 또 어묵한다고 난리칠거 같아서 말이죠. ㅋㅋㅋ 숙주는 잘 크고 있습니다. 숙주 커다는거 봐서 하루는 밀가루 반죽하고 하루는 만두하는 날로 잡아야 할거 같아요. ^^
요즘의 일상은 COVID-19 으로 인해서 누구나 다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거 같아요.
세상에...녹두에서 숙주나물을 만들 생각 이시군요.
만두맛이 정말 끝내주게 맛있을거 같습니다.
답글
숙주나물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쉽게 살수 있는 품목이 아니라 손쉽게 키워서 먹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
생활하시는 프로토콜을 보면. 머리가 좋으세요.요즘 주부 일거리들이 첨단 생화학 분자생물학의 집합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이쁘게 사시네요. 행복하세요.
답글
언뜻보면 단순한 삶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나름 복잡하고 참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아닌가 싶네요.^^
하루의 일과를 자세히 나열해 주셔서 눈으로 본듯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답글
한국에서는 요즘 코로나 블루가 유행을 한다죠? 하루에 한번은 꼭 시원한 바깥 바람을 마시는것 이 중요한 거 같아요. Dowra님도 건강한 시기를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