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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남편을 속이는 이유,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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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아가면서 그것이 악의이던 선의이던 

끊임없이 거짓말을 합니다.


특히나 선의의 거짓말은 우리가 밥 먹듯이 하죠.


나 예뻐?” 

이 옷 어울려?” 

밥 먹었어?”


안 예쁘고, 어울리지 않고, 밥을 먹지 않았어도 

우리는 다 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까봐 예쁘지 않아도 예쁘다고 하고

다리가 굵어서 짧은 치마는 전혀 안 어울리는데도 그냥 어울려!” 

밥 안 먹어서 배고픈데,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까봐 먹었어



나는 선의로 하는 말들이지만 이것도 거짓말이죠.


나는 남편에게 시시때때로 거짓말을 합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거짓말들이 다 선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가끔은 정말 선의로 할 때도 있지만

나머지는 다 남편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 하는 말들이죠.


남편은 장남이고 모든 일들을 다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눌도 자기가 생각하는 그 범위 안에서만 있기를 원하지만 

말썽쟁이 마눌의 통제는 꽤 어렵죠.


남편에게 시시때때로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남편이 모르면 그냥 지나가는 일인데

남편이 알면 잔소리를 폭탄으로 맞게 되니..


요리 보고, 저리봐 가면서 거짓말을 실실하는 마눌입니다

오늘도 또 남편을 살짝 속이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남편이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이지만


남편이 하라는 대로 하기에는 내 맘이 편치 않아서 

남편 몰래 약간의 조작을 해야만 했습니다.



20시간 근무를 하는 저는 한 달에 보통 84시간 일을 합니다.


하루 10시간 근무를 하니 8일하고 반나절 (6시간)근무 한번 더

보통 이러면 84시간을 맞춰지는데, 어떤 달은 9일 일할 때도 있죠.


이번 달에 저는 7일 근무에 추가로 4시간짜리 근무가 있죠

74시간이 이번 달 내가 해야 하는 근무입니다.


보통은 8~9일 근무를 하는데, 이번 달의 근무일이 더 적은 이유는 

내가 해 놓은 초과 근무 시간 때문이죠.


보통 초과로 근무를 하면 월급 외 

초과근무 수당으로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연방 정부에서 관리하는 요양원은 

초과 근무 한 시간을 수당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달의 근무를 줄여서 그 시간을 맞추죠.


지난 달에 결근한 직원 대신에 근무를 한 번 나가서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 하루 더 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12월에는 달랑 7일만 근무를 하면 되는 달이었죠.


남편은 마눌의 근무일을 한 눈에 꿰고 있습니다.


남편 탁상 달력에 내가 근무하는 날을 표시해서 

우리들의 휴가나, 나들이 계획을 손쉽게 짤 수 있게 해 놨죠.


예전에는 나들이도 많고, 짧은 휴가도 많아서 

마눌의 근무 일을 달력에 표시하는 건 엄청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집콕을 하고 있는 요즘은 

달력의 표시를 거들떠 보지도 않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부부가 나란히 집에만 있으니..ㅠㅠ


나름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 지역에서 일하는 마눌에게 

며칠 전 남편이 부탁을 했었습니다.

당신이 근무를 나가는 날은 할 수 없지만

정해진 근무 외에 추가로 근무 요청을 해오면 절대 안 된다고 해!”


남편의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타인과의 접촉을 가능한 줄이고

집콕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생업을 위해서 근무를 나가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정해진 근무만 하고 그외 추가로 

위험한 지역(요양원)에 가는 건 삼가하라는 이야기죠.


다 마눌을 위한 남편의 조언이었습니다

마눌은 이 말에 착한 딸 모드가 되어서 대답했었습니다.


 “


남편이 이 말을 할 때는 정말 남편 말대로 

정해진 근무 외에는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었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가능한 피해야 하니..


그랬었는데..

제가 남편의 달력에 내 근무 일을 조작했습니다.^^;




12월 둘째 주의 내 근무는 1210일 딱 하루뿐이었죠.


그랬었는데.. 

그제 요양원 병동의 책임자 전화를 받았습니다.


혹시 낼 모래, 수요일에 근무 나올 수 있어?”

나 목요일에 근무 있는데.. 수요일은 왜?”

근무자 중에 4명이 병가를 내버리니 근무할 사람이 5명 뿐이야.”


우리 병동은 대략 하루 10명의 직원이 필요하죠

간호사 2명에 요양보호사가 1층과 2층에 4명씩.


간호사 2명을 빼면 요양보호사만 8명이 필요한데 

5명뿐이라면 난감한 상황이죠.


근무할 직원이 달랑 5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못 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병동 책임자의 부탁이니 거절하기 힘들죠

그래서 승낙을 했습니다


내 도움이 필요 하다는 데 남편 말대로 

무조건 거절은 안 되더라구요.



이것도 핑계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코로나 때문에 )어딘가를 간다고 해도 갈 곳이 없죠.^^;


근무는 가겠다고는 이미 말 했는데 

남편에게 말 했다가는 잔소리 폭탄은 자명한 사실.


나는 좋은 의도로 근무를 가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남편의 잔소리는 피하기 힘든 상황!


그래서 꼼수를 부렸습니다.

남편의 탁상 달력에 원래 없던 근무일 표시를 했습니다.


원래 남편 말 잘 안 듣는 마눌이지만


"건강조심" 해야 하는 요즘에 

위험한 요양원에 추가 근무를 나가는 건 그중 최악인거죠.


이 일 때문에 남편과 싸워야 하고, 잔소리를 듣는 것 보다는 

아리까리한 남편의 기억력을 조금 조작하는 거죠.^^



일단 승낙을 했으니 

근무는 나가야 하는데 사실 약간 걱정도 됩니다.


일하는 인원이 적어도 서로 열심히 하면 

그래도 힘들지 않는 하루가 되겠지만


뺀질거리고 일 피해서 다니는 직원과 라면 빡센 하루가 될텐데..


나는 선의로 나가는 추가 근무인데이왕이면 서로 도와가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그런 직원과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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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며칠 전 남편과 린츠 시내 산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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