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참 걱정스러운 시어머니

by 프라우지니 2020. 7. 27.
반응형

 

 

어제 자정이 넘은 시간이 시아버지가 응급차에 실려 갔습니다.

 

3일전에 열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은 다시 내려갔었고!

어제는 하루 종일 방에만 계셨다는데 저녁에 다시 고열!

 

아빠의 상태가 걱정스러웠던 시간은 이미 저녁 늦은 시간!

남편은 지역의 당직의사한테 전화를 걸어서 아빠의 상태를 의논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는 일요일에도 약국에서 약을 살 수 있습니다.

그 지역의 약국들이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철야/일요일에 문을 열거든요.

 

당번 약국이 있듯이 (당직) 의사도 있습니다.

늦은 저녁이나 주말/공휴일에 급하게 전화를 할 수 있죠.

 

여러 번의 거쳐서 진행된 아빠의 체온 확인과 혈압 확인.

 

고열은 코로나일지도 모르니...

 

준비성 철저한 남편은 일단 아빠를 제외한 온 가족 KN95 마스크 착용을 시켰고, 나는 아빠네 집에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옮을지 모르니 조심시키는 거죠.

 

자정이 되갈 무렵 당근의사가 마지막 통화를 한 남편.

아빠의 혈압이 100이하로 떨어졌다고 구급차 호출을 한 당직 의사!

 

 

 

 

구급차는 그냥 122 걸면 오는 줄 알았었는데..

당직의사와 연결을 해서 그렇게 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빠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 구급차를 타고 혼자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엄마는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빠가 병원에서 사용하실 옷들이랑 여러 가지를 일단 가방에 싸놓으셨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아빠의 “의료보험 카드”

 

없으면 나중에 찾으라는 남편이지만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이 병원에 가실 때마다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바로 “의료보험카드” 이것이 없으면 안 되죠.

 

“엄마, 병원 갈 때 의료보험카드 있어야 해요.”

 

나의 이 말에 엄마가 우십니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우시니 남편이 이 말을 한 나를 째려보더니만 한마디 합니다.

“엄마, 의료보험카드 없어도 돼! 찾지 마!”

 

엄마가 우시니 나도 얼떨결에 한마디.

“엄마, 일단 의료보험 번호를 알려주고 나중에 카드를 내도 되요!”

 

사실 의료보험카드가 없으면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병원에 실려 가신 아빠는 코로나 테스트를 2번이나 받으셨습니다.

첫 번째는 음성인데, 아무래도 증상이 코로나 같으니 다시 또 한 번 테스트.

 

근무가 잡혀있는 나는 요양원에 급하게 전화를 해야 했습니다.

 

“시아버지가 고열 때문에 병원에 실려 가셨는데, 첫 번째는 음성이 나왔거든, 다시 테스트 들어갔는데, 결과가 이따가 나온다니 나중에 알려줄게!”

 

아빠가 코로나 판정을 받으면 나도 격리가 되어야 하니 근무를 못하죠.

무증상 상태인걸 모르고 근무에 들어갔다가 큰일 날수도 있으니 조심!

 

아빠의 두 번째 테스트도 음성이라는데..

아빠는 격리중이라고 합니다.

 

고열이면 독감/감기일 텐데. 이런 결로 격리를 하는 일은 없는데..

아무튼 아빠가 음성이라니 저는 근무를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내가 가고 싶다고 가는 건 아니고 요양원에 물어봤었죠.

 

“시아버지가 코로나 테스트는 2번다 음성이 나왔는데, 지금 격리중이래! 나 근무 들어갈까 말까?”

 

이렇게 물어봤는데, 근무 오라고 해 일단 갑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코로나 어쩌고 해도 나는 책임이 없는 거죠.

 

나는 분명히 “음성인데도 격리중이래!”했거든요.^^

 

 

 

 

전립선암을 발견하고, 수술하고 거기에 방사선 치료까지 받으신 시아버지.

방사선 치료를 끝내고 이제 겨우 몇 달이 지났죠.

 

당사자인 시아버지도 치료하는 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상당하셨겠지만,

그 옆을 지키신 시어머니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빠가 아파서 잠을 이루시지 못하는 날은 엄마도 잠을 설치셨고!

아빠가 아파서 짜증이라도 내면 그건 오로지 엄마가 받으셔야 했으니 말이죠.

 

쉽지 않은 시아버지 성격인데 거기에 아프기까지 하니 더 힘드셨을 시어머니.

 

시아버지 성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3097

걱정스러운 시아버지의 성격

 

참 힘든 성격의 시아버지와 반평생 사신 시어머니.

시어머니께 시아버지는 “원수 같은 베프”입니다.

 

외국 사람들은 뭘 해도 남편이랑 합니다.

쇼핑도, 여행도, 외식도, 수다도!

 

우리나라처럼 남편과 아내가 따로 친구들이랑 여행을 가고 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흔하지 않죠.

 

부부동반해서 다 같이 가는 거면 모를까!

여자 친구들하고만 놀러 가는 건 드물죠.

 

 

 

 

아빠가 아프다고 방에 누어있고, 열이 나서 아들이랑 며느리가 방에 왔다 갔다 하니 안심이 되시는지 엄마가 자주 우십니다.

 

“엄마, 울지 마세요! 이럴 때 일수록 마음 강하게 먹어야죠. 자꾸 우시면 어떡해요!”

“.....”

“아빠가 아프실 때는 당신 스스로도 힘드시니 옆에서 강하게 잡아주셔야 해요.”

“....”

 

이렇게 시시때때로 엄마가 마음을 다잡으시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엄마의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엄마는 친구가 없습니다.

시어머니는 형제/자매가 10명이나 되시는데 도통 소통을 안 하십니다.

(그중에 10남매중 2분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시집와서 14년차!

내가 시어머니의 형제분들을 다 만났던 곳은 장례식장!

http://jinny1970.tistory.com/345

처음 가 본 오스트리아 장례식

 

10년도 훨씬 전에 딱 한번 만난 것이 전부라 거리에서 만나면 절대 알아보지 못하죠.^^;

 

형제들이 너무 멀리 살아서 못 만나는 것도 아니고, 차로 5분~10분 거리에 사는 언니들과도 시어머니는 소통을 안 하고 사십니다.

 

왜 언니들하고 만나지 않으시냐고 몇 년 전에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나가듯이 하셨던 말씀 “샘이 많아서!”

 

어머니는 당신의 언니가 질투가 많아서 만나고 싶지 않으시다고 하셨었는데..

사실 이모님은 싱글맘 된 딸내미의 아이들을 키워주시느라 바쁘신 분이셨죠.

 

 

 

이모님들은 내가 제대로 안 만나봐서 모르겠고!

샘이 많으신 분은 시어머니신데!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일거 같은 언니/여동생과는 단절된 생활을 하시고!

 

항상 집에만 있으시니 아빠가 엄마의 유일한 친구이십니다.

아빠가 다시 병원에 가시니 엄마가 더 걱정이 됩니다.

 

아빠의 병원 입원을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에게 알렸다는 남편.

시누이가 전화를 했길레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가 심리적으로 힘드시니 자주 전화 드려!”

 

며느리보다는 딸내미가 더 말하기 편한 상대죠.

아빠가 병원에 계실동안 시누이가 전화를 자주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중에 우리가 이미 뉴질랜드 갈 준비를 끝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우리 8월 31일에 출국해요!”

“너희 가면 난 어떡하냐? 난 혼자 남잖아!”

“아빠가 계시잖아요.”

“......”

 

원래 아들내외가 없을 때 잘 사셨던 두 분인데..

아빠가 병원에 가실 때마다 우시는 엄마를 보면 떠나기도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5월 "어머니날" 점심으로 먹었던 바베큐.

시부모님이 맛있게 드셨던 점심 한끼였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