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는 나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직원이 있습니다.
외모는 외국인이지만 오스트리아 사람인 직원이죠.
2살 때 보트타고 오는 부모님을 따라서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정착 한 탓에 동양인 외모와는 다르게 오스트리아에서 교육받아 본인이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한 번은 그녀에게 물어봤었습니다.
“넌 네가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생각해 외국인이라고 생각해?”
말은 원어민처럼 한다고 해도 외모만 보면 그녀는 외국인이거든요.
그녀에게 인종차별을 받아본적이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내 말이 그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난 내가 외국인 차별을 하는데?”
자기도 외국인 외모면서 외국인을 차별한다니 뭐 이런....
그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은 말을 해 보면 알아. 그 사람이 외국인인지 외국인 외모의 현지인인지!”
그건 나도 알죠.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지고 있어도 독일어 발음을 들어보면 상대방이 외국인인지는 금방 구분이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렇지만, 상대방의 사투리나 말의 억양, 쓰는 단어에 따라 다르잖아요.
특히나 중국, 조선족 같이 조금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금방 구분하죠.
그러고 보니 생각하는 일 하나!
저도 오래전에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TV 코미디 프로에서 나오는 그런 조선족 억양으로 전화를 해 왔죠.
지금은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지 생각이 잘 안 나는데 그때 내가 했던 말!
“중국에서 전화하시나 봐요?”
“......”
상대방이 하는 말이 심각하게 들리기보다는 슬픈 코미디처럼 느껴졌었죠.
이 사람은 조선족 억양의 한국어로 한국인인 나를 설득 할 수 있다고 생각 한 것인지..
내가 자신의 원하는 대답(정보)은 안하고 자꾸 질문을 해대니 나중에는 끊더라는..
외국인의 발음 이야기 하다가 너무 멀리 왔으니 다시 제자리로....^^
그녀의 말은 외모는 어쩔 수 없는 외국인이지만, 말을 해 보면 “현지인”인지 안다는 이야기죠.
그러면서 나에게도 “발음”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습니다.
좋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니 발음 공부는 뒷전.^^;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외국인이 할 수 있는 발음의 한계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직원은 여러분도 이미 아시는 인물이죠.
그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딱 2개의 포스팅만 업어왔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018
오스트리아 워킹 맘의 번 아웃
http://jinny1970.tistory.com/3103
내 동료 이야기, 불쌍한 인생.
퉁명스런 말투와 전투적인 행동은 그녀가 살아오는데 필요했던 생존방법.
투덜거리는 성격도 삶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자신에 방어하는 방법이죠.
나와 별로 친하지도 않고, 만나도 살갑게 이야기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오고가면서 주고받는 이야기로 그녀를 알게 된 이후에는 짠한 생각에 그녀와 근무가 걸리는 날은 나 혼자 엄청 반가워합니다.^^
아! 지난 12월에는 그녀와 밖에서 한번 만난 적도 있습니다.
“나와 친구가 되고 싶나?” 하는 마음도 있고,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그녀와 단둘이 아닌 한명이 더 낀 상태라 만나서 두어 시간 시내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구경했었죠.
직장에서는 드물게 같이 근무하는 날이나 한번씩 만나지만, 내가 그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녀의 페이스북.
그녀는 참 열심히, 치열하게 자기 삶을 사는 거 같아서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녀는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주 30시간 일하는 워킹맘.
그녀의 페이스북
새벽 6시~ 8시까지는 오로지 자기만을 위한 시간으로 이 시간에 헬스클럽에 다닙니다.
그녀가 운동하는 2시간 동안 자신의 전기 자동차를 (무료) 충전할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매일 충전할 필요는 없죠.
열심히 운동하고, 아침은 오전 10시에 과일과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고, 낮 동안은 음식을 먹다가 저녁 6시 이후에는 먹지 않는다는 그녀.
나도 저녁 6시 이후로는 안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는 나는 의지박약.^^;
그녀에 비하면 너무 탱탱 거리고 놀면서도 해야 하는 일도 자꾸 뒤로 미뤄버리는 내가 한심할 정도죠.
어제 그녀와 근무를 하면서 저는 다시 그녀에게 자극을 받았습니다.
주 30시간이니 1주일에 3일 근무를 해야 하지만..
철야 근무를 해서 아이들과 있을 시간을 버는 그녀.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유치원도 문을 닫은 상태라 남편이 일하러 가면 자신이 아이들 옆에 있어야 하죠.
그녀의 페이스북
주 30 시간 일하고, 매일 아침 2시간씩 운동을 하고, 또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틈틈이 부지런히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 다니는 에너지 넘치는 그녀.
나는 남편이 문 앞에 세워둔 자전거 하루 30분만 타라고 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룹니다.
근무한 날은 힘들다고 안 타고, 근무가 없는 날은 남편을 따라 들판을 한 시간 달리죠
하루 종일 집에서 돌볼 아이가 없는 나는 주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주방의 테이블에 앉아서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고, 내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편집하느라 어떨 때는 청소까지 마루고 하루를 보낼 때가 많죠.
요양원 근무하는 날 외에는 글 쓰고, 편집하는 일에 모든 시간을 투자해서 시간적으로 보면 나는 풀타임 블로거이자 유튜버입니다.
(구독자 900명도 안 되는 풀타임 유튜버가 어디 있누?)
적어도 하루 1시간은 독일어 공부를 하자고 해 놓고, 하루 이틀 하다가 또 미뤄놓고, 매일 써야하는 일기도 밀리기 일쑤인데..
하루 24시간을 빡빡하고 바쁘게 살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반성했습니다.
- 건강을 위해서 저녁 6시 이후에는 먹지 말자!
- 나를 위해서 하루 30분 정도는 요가 하는 시간을 갖자!
다른 건 몰라도 이 두개만큼은 지켜볼 생각인데, 이를 악 물어야 하나? 싶습니다.
저녁 6시 이후에 안 먹는 건 남편의 협조가 필요한데.. 남편이 그리 협조적인 인물이 아니라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에 자기 먹으면서 마눌도 먹으라고 매일 음식을 갖다 바치거든요.^^;
엊저녁에도 저녁 11시 10분에 우유에 얼린 과일넣어서 갈아 스무디를 만들어서 가지고 온 남편! 부부가 나란히 취침전 스무디를 먹었습니다. ^^;
60살에 은퇴하면 캠핑카로 유럽여행을 하고 싶다는 그녀.
그녀는 요즘 캠핑카로 여행중인 사람의 여행기를 읽고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고 있고, 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내 동료를 보니 나도 날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이 또한 작심삼일이 되는 건 아닐런지..
누군가 나에게 자극을 주는 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게으르게 느껴지고, 또 한심하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부지런하지 않게 내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내 옆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 하는 사람을 보면 나또한 더 열심히 내 삶을 살아야 할 거 같은 그런 마음도 생기고, 그 사람 옆에서 나도 좋은 에너지와 영향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말도 조금 퉁명스럽게 하고, 투덜거리기는 하지만 그건 그녀의 성격이니 고쳐지는 것이 아니고!
자기 앞에 놓인 삶에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는 그녀를 보면 나보다 어린 그녀지만 존경스럽습니다.
주말에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할슈타트뒤쪽에 다흐슈타인의 얼음 동굴을 보러간다고 했었는데..
“그쪽으로는 주말에 차가 밀릴 텐데 가려고?” 했더니 생각중이라던 그녀.
주말에 그녀의 페이스북에 항상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 나들이간 사진들이 올라옵니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두 아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그녀를 보면 역시 엄마는 위대한 거 같습니다.^^
그녀는 모를 겁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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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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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아이없이 알콩달콩 살고 있는 우리부부의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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