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인스턴트”는 대놓고 싫어하는 인간형입니다.
매끼 음식을 해 주시던 엄마의 음식을 먹고 자란 환경 탓도 있겠고..
혼자 자취할 때도 요리를 해서 얼려놨다가 해동해서 먹었다는 남편.
남편의 인생에 “인스턴트 요리”는 가끔 여행갈 때 챙기는 파스타 정도?
물에 파스타를 봉지째 털어놓고 7~8분 정도 끓이면 되는 간편 파스타죠.
한국인에게 “인스턴트 음식”은 “라면”이죠.
맛, 종류, 가격, 사이즈도 아주 다양한 인스턴트의 세계.
한국인 마눌과 살면서 남편은 라면을 그리 많이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을 질색하는 남편의 취향 때문이 아니라 마눌의 식성 때문이었죠.
한국인 마눌은 라면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살 때도 라면은 1년에 한두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정도이고!
또 유일하게 먹었던 종류가 “라면”이 아닌 “멸치 칼국수”.
아무래도 면을 튀기지 않은 건면이라 조금 더 담백하게 즐길 수 있어서 먹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혹시 라면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칼국수를 먹었죠.
남편이 한국산 인스턴트 음식을 가장 많이 접했던 시기는 우리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았던 기간.
인스턴트를 싫어하는 남편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라면을 먹기도 했었죠.
그때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430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90 - 휴게소에서 얼떨결에 끓여 먹은 송어라면
여행 중이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을 아시아 식품점을 만나면 가곤 했었는데..
뉴질랜드 길 위에서는 라면보다는 “둥지 냉면”을 더 많이 먹었습니다.
그때 당시 (뉴질랜드 달러) 1불정도의 나름 저렴한 가격이라 비슷한 가격의 라면보다는 둥지냉면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였죠.
지금 생각 해 보면 마눌이 “비빔 국수”를 만든다고 하면 항상 OK 하는 것이 그때 먹었던 비빔냉면의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외국인이 먹기에는 매운 냉면이었는데 남편은 항상 잘 먹었었죠.
둥지냉면을 먹을 때마다 남편이 했던 말.
“맛은 있는데 다음에는 당신이 직접 면을 만들어.”
남편은 둥지 냉면도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냉면이 원래 인스턴트 요리는 아닌디..^^;
아무리 요리를 잘하는 사람도 냉면의 들어가는 면을 직접 만들지는 못하는디..
참 무리한 요구를 했었던 남편이었죠.
그렇게 뉴질랜드의 길 위에서 여러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류들과 입맛을 트기는 했지만, 마눌이 라면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집에 라면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얼마 전에 끓여서 남편도 맛을 봤던 짜파게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님 내 입맛이 바뀐 것인지 요새는 아주 가끔 라면을 끓여먹죠.
지난번에 아시아 식품점에 갔다가 사왔던 신라면 2개랑 컵라면 하나.
그중 신라면 하나를 끓여서 남편이랑 나눠먹은 적이 있었죠.
한 개 끓어서 둘이 먹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나는 면만 먹고 남편은 국물을 마시니 나름 간식 개념으로는 괜찮죠.
지난번에는 내가 면을 다 먹어버리고 국물만 남겨주니 아쉬운 듯 한마디 했던 남편.
“근데 면은 하나도 없네? 쪼매 남겨주지..^^;”
“인스턴트 요리“라고 타박은 해도 눈 앞에 보이면 사양은 하지 않는 남편.
그렇게 라면 한 개를 끓여서 둘이 먹고 난 며칠 후.
날씨가 쌀쌀한 날 저녁 주방에 등장하신 남편!
뭔가 먹을 걸 찾는 모양인데, 구석에 주방 의자 위에 올려놓은 신라면에 두 눈을 고정하고 한마디.
“뭐 먹을 만한 거 없을까? 저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남편이 스스로 라면을 먹겠다는 건 처음이라 신기+당황했었습니다.
일단 남편이 먹겠다고 "신라면“을 찜했으니 해줘야 하는 거죠.
“왜? 저거 먹고 싶어? 삶아줘?”
“응”
며칠전에 먹었던 신라면이 맛이 좋았던것인지..
아님 빨리 해먹을수 있는 라면이이 해 달라고 한것인지는 알 길이 없고!
신라면 살 때 함께 사놨던 신라면 컵라면.
이걸 남편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컵라면은 산에 가면 뜨거운 물을 가지고 가서 산 위에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유효기간이 다가오고 있고, 또 끓어먹는 신라면보다는 더 맛있다고 하니 남편에게!
애초에 남편이 버터 바른 빵을 먹겠다고 해서 파프리카랑 준비를 했었는데..
갑자기 “신라면”으로 메뉴를 갈아타신 남편.
“아니, 같이 먹을 건데?”
하긴 신라면이 외국인이 먹기에는 매우니 빵이랑 먹으면 어느 정도 중화가 될 거 같기는 합니다.
그렇게 남편의 간단한 저녁상은 신라면 컵라면과 버터 바른 빵 그리고 파프리카 하나!
국물을 좋아하는 남편이라 컵라면에는 물을 부으라는 용량보다 조금 더 부었습니다.
따끈한 국물 좋아하는 남편에게는 쪼맨한 컵라면에 들어있는 국물의 양이 부족할까 싶어서 말이죠.
라면국물에는 찬밥을 말아 먹는 것이 정석인디..
남편의 버터 바른 빵이 밥을 대신했지 싶습니다.^^
조만간 저는 아시아 식품점에 가야할 거 같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비빔국수용 소면도 떨어진 상태이고,
또 남편이 찾을지 모를 라면을 두어 개 더 사다가 놔야 안심이 될 거 같아요.
내일 다녀올 아시아 식품점에서 사야할 품목을 적어봐야겠습니다.
소면, 참기름, 신라면, 자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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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너무나 다른 우리부부가 서로의 한끼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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