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필요도 없는 물건을 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준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남편의 “잔소리 폭탄”을 맞을까봐 착용하지도 않으면서 출근하는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녔습니다.
마눌을 생각해서 사준 것는 고맙지만 쓸데없는 물건을 샀다는 생각했었는데..
다시 한 번 남편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우리 요양원 직원들을 상대로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아무나 받을 수 없는 테스트를 우리가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요양보호사”는 “바이러스 위험 직업군”이기 때문이죠.
바이러스에 취약한 고령대를 상대하는 요양보호사.
요양원에 어르신께 바이러스 감염을 시킬수 있는 유일한 직업군이죠.
그래서 나라에서 우선적으로 “요양원 직원들”에게 테스트를 했습니다.
우리 요양원만 해도 직원이 100여명이 넘는 대식구죠.
인터넷에서 캡처한 코로나 예방수칙
테스트를 하면 6시간 안에 결과가 나온다고 들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길레 그런가 부다 했었습니다.
별일이 없으니 연락이 없는 것일테니 여기도 무소식이 희소식인거죠.
며칠 후 출근을 했는데, 나와 같은 층에, 나와 같은 시간대에 근무를 시작한다는 직원.
우리 요양원에는 4가지 근무 형태가 있죠.
7시 근무(6시 퇴근), 7시 30분 근무, 8시 근무, 9시 근무(8시 퇴근)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해서 총 11시간을 요양원에서 보내고 퇴근하죠.
보통은 각층 별로 시간대에 1명씩의 직원이 출근하는데
나와 같은 층에 같은 시간대에 직원이 또 있다?
탈의실에서 만난 직원이 새로운 소식을 알려줍니다.
“너 2층(한국식으로는 3층) 근무야!”
“왜? 난 1층 근무인데 웬 2층?”
“코로나 확진자가 2명 나와서 직원이 빠져서 그렇게 된거 같아.”
100여명이 직원들이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는데 그중 2명이 확진자라고 합니다.
남편이 “요양원에 확진자나 나오면 바로 착용하라고 했던 마스크 KN95” 오늘이 바로 그것을 사용해야 하는 날인거죠.
마스크와 가방에 모셔놓기만 했던 페이스 쉴드도 써야 할 거 같은 날.
근무에 들어가면서 가방에 모셔두기만 했던 페이스 쉴드를 꺼냈습니다.
이걸 착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랬었건만..
이제 우리요양원도 더 이상 코로나 청정지역이 아닙니다.
요양원은 이미 두달전부터 외부인 출입금지였고, 며칠 전부터 요양원 방문을 원하는 가족들에 한해서 미리 예약을 하고, 테이블 2개 붙인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서야 자신들의 부모님을 만나러 올수 있었는데 그나마도 이제 다시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직원중에 확진자가 나왔으니 더 조심해야하는 상황이 된거죠.
남편이 “확진자 나오면 꼭 사용하라고 챙겨줬던 KN95 마스크.
5장에 20유로 줬다고 하니 한 장에 4유로짜리 제품이었죠.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서 인지 사무실에 의료용 1회용 마스크 대신에 고가의 KN95 마스크가 구비되어 있어 남편이 챙겨준 비싼 KN95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페이스쉴드를 착용하고 사무실에 들어서니 직원들이 다 한마디씩 합니다.
“쿨하다~”
“그거 어디서 샀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페이스 쉴드를 쓰는 것은 “너무 과잉 반응 하는 거 아니야?”하는 반응이었는데, 더 이상 그런 반응은 없습니다.
동료 직원중에 확진자가 나온 후에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도 전부 코로나 검사를 한 상태, 내가 근무하는 날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는 상태라 누가 확진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직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태라 페이스 쉴드가 더 간절해 보였나 봅니다.
확진을 받는 직원과 같이 근무했던 접촉자들은 추가로 한 겹의 유니폼을 입어야 했는데..
나랑 근무하는 직원이 다 챙겨입었길레 나도 덩달아 챙겨 입었죠.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사람은 안 입어도 된다고 했지만, 이미 입은 상태였고, 이때만 해도 누가 확진자가 될지 모를 상태라 더워도 꿋꿋하게 입고 근무를 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이 된 직원은 지난 토요일에 반나절 근무를 했었는데 그날 나도 근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2층, 나는 지층에서 근무를 했죠.
그날 나도 그녀를 지나치기는 했었는데, 그날 같은 층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다 접촉자.
하지만 나는 다른 층에 근무를 해서 “접촉자” 리스트에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접촉자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접촉자들은 추가로 유니폼을 하나 더 입고 근무를 하라고 했죠.
격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인력이 딸리니 일단 근무는 하러 오고, 퇴근하면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집에서 짱박혀 있으라는 지시.
인력이 딸려도 모든 접촉자들을 “자가 격리”시키는 것이 맞지만, 이런 결정을 우리 요양원을 관리하는 연방주 윗 층에서의 지시이니 따라야지요.
“말이야 막걸리야?”하는 상황이지만 회사에서도 어쩔수 없으니 그런거겠죠.
나와 근무한 동료들이 입길레 나도 주어 입었던 “추가 유니폼”
날이면 날마다 입는 추가 덧옷이 아니라고 기념으로 사진 찍어두자는 동료.
나는 페이스 쉴드까지 쓴 상태라 같이 사진찍기 좋은 모델이었나 봅니다.
이날 나와 사진을 찍자던 동료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날 오후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은 코로나 검사에서 다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르신들 중에는 아무도 감염이 안 됐다니 다행입니다.
코로나가 지나 갈때까지 코로나행 열차를 타고 하늘을 가시는 분이 우리요양원, 제 곁에서만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도 요새 확진자가 돌아다녀서 여기저기 추가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던데..
제 집을 찾아오시는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게 이 시기를 보내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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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바로 이날 영상입니다.
심란하게 하루를 마치고 퇴근 하다가 만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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