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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동료들에게 실망한 동료이야기

by 프라우지니 2020.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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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지구가 떠들썩하고 “외출 제한령”이 한참일 때 우리 요양원의 동료중 한명이 동료들을 위해서 마스크를 만들어다 준일이 있었습니다.

 

50개의 마스크를 만들어서 통 크게 쐈던 내 동료, M

 

나처럼 주 20시간을 일하는 동료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만나면 반가운 동료중 한사람이죠.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다보니 넘치는 동료들 간 뒷담화의 세계.

내가 들었던 M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 앞에서는 말조심 해라!”

 

뭔일만 생기면 바로 “요양원 원장”에게 이야기를 해서리 괜히 일 잘하던 직원이 원장이랑 틀어져서 다른 지점으로 가버린 일도 있었고, 또 이런저런 불평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불평이야 팀으로 근무하는데 상대방이 뺀질거리면 내가 더 일을 해야 하니 나올 수 있는 일이고..

 

또 근무중 동료랑 붙어서서 말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뺀질대는 타입은 아니라 나에게는 만나면 반가운 동료중 한명이었죠.

 

그리고 나를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는 동료보다는 (속마음은 어떴든 간에) 만나면 활짝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주는 동료가 함께 일하기는 더 편하죠.

 

근무를 들어갔다가 사무실에서 M이 만들어다 놓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한날.

나는 감사의 의미로 마스크를 찍은 사진을 그녀에게 보내면서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죠.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3212

동료의 감사한 마스크 선물

 

나는 M이 만들어다 준 첫 번째 50개의 마스크만 봤었는데..

나중에 근무일지를 보니 M은 추가로 40여개를 더 만들어다 놨었네요.

 

그리고는 며칠후 함께 근무를 하는 날 M이 만들어 온듯한 마스크가 쇼핑백에 담겨있습니다.

 

얼핏 “M이 이제는 마스크 주문을 받는다“고 들어서 ”주문 받는 것을 만들어 왔나 보다..”하고는 지나쳤습니다.

 

근무 중에는 면 마스크보다는 의료용 마스크가 더 안전해서 사무실에 의료용 마스크가 있는 날은 그걸 착용하고 없는 날만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M의 마스크를 이용하거든요.

 

사무실에 의료용 마스크가 있길레 그거 하나 챙기고는 근무에 들어갔다가 오전 15분간의 쉬는 시간에 M과 잠시 대화를 했습니다.

 

동료들을 위해 마스크를 만들어준 M에게 사진과 문자로 감사 인사를 한것이 전부라 얼굴을 봤을때 제대로 인사를 해야하는거죠.

 

“네가 마스크를 만들어다 줘서 너무 고마웠어.”

“네가 마스크 쓰고 V자하고 찍어서 보낸 사진 보내줘서 내가 엄청 행복했어.”

“내 남편이 너무 고마워했어. 자기 마눌 건강 생각해주는 동료가 있다고..”

 

정말 남편이 더 흥분했었죠.

동료들을 위해 마스크를 만들어다 놓은 동료가 있었다고 하니!

 

원래 사람이 그렇죠.

꼭 고맙다는 인사 받으려고 한 행동은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 표현을 해주면 기분이 좋죠.^^

 

 

 

그녀의 마스크중 내가 챙겼던 것들.

 

“그래서 동료들이 고맙다는 인사는 많이 해 왔어?“

“너는 마스크 쓰고 찍은 사진으로 감사 인사를, P는 문자로 감사 인사를 했을뿐이야.”

“2명이 다야?”

“응, 내가 전부 100장 넘게 마스크를 만들어서 갖다놨는데 아무도 고맙다는 인사를 안 해 오더라.”

 

참 섭섭한 일입니다.

직접 만든 허접한 면 마스크도 저렴하게는 개당 4유로에 시중에 유통이 되던데..

 

M이 아니었다면 다들 사야했을 마스크인데 왜 고맙다는 말을 안했을꼬?

 

마스크를 만드는 재료도 다 본인이 부담해서 동료들을 위해 시간까지 할애해서 만들었는데 달랑 2명만이 감사 인사를 해 왔다니 마스크를 만든 입장에서는 겁나 섭섭했을 거 같습니다.

 

마스크가 100장이면 근무하는 직원이 30여명이 되니 최소한 1인당 2~3개는 챙겨 갔다는 이야기인데 원단 남고, 고무줄 남고, 시간까지 남아서 만들어다 놓았다고 생각한 걸까요?

 

그녀는 인사보다 더 황당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공짜 마스크 100장 풀고는 그 다음부터는 주문을 받았거든, 그랬는데 아무도 주문을 안하더라.

 

내가 오늘 마스크를 만들어서 쇼핑백에 담아왔는데, 동료중 몇이 그 쇼핑백에서 마스크를 몇 개씩 빼서 챙겼더라. 그래서 내가 이제는 공짜 아니고 개당 2유로씩이야 했더니만 자기들이 가져갔던거를 다시 쇼핑백에 돌여놓으면서 한마디씩 하는거 있지.

 

내가 아직 마스크가 필요한지를 잘 몰라서..

나중에 집에 가서 물어보고 필요하면 너한테 연락할께!”

 

 

 

 

 

면마스크 한 장에 2유로면 시중가 4유로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이고, 원단도 예쁜데..

2유로면 충분한 경쟁력은 갖춘 마스크입니다.

 

마스크를 개당 2유로로 받게 된 이야기도 M은 이야기 합니다.

 

“나도 재료를 살 돈이 필요하거든,

고무줄이 떨어져서 주문을 했는데, 아직 오지 않는 상태야.”

 

마스크 만드는 것이 재미 있어서 시작했을수도 있지만,

노동력이야 그렇다고 쳐도 재료비 정도는 계산해서 줘야 하는거죠.

 

그녀의 마스크가 저렴하기는 하지만 나에게 조금 아쉬웠던 한 가지는..

 

“나는 네 마스크에 필터를 넣고 뺄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나의 이 말에도 그녀는 디자인을 바꿀 생각은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내 마스크는 삶아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 괜찮을꺼야.”

 

그녀의 마스크가 저렴하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남편이 중국산 필터 교환용 마스크를 넉넉하게 주문했거든요.

 

“기존의 면마스크에 필터교환을 할수 있는 기능만 더한다면..“했었는데..

 

남편이 마눌의 마음을 제대로 알았던 것인지 아님 마눌이 “필터교환 마스크를 노래하니 뇌에 각인이 된 상태라 주문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남편의 주문한 마스크는 여기에~

http://jinny1970.tistory.com/3219

남편의 코로나 2종 세트

 

이번에 마스크 100장을 만들면서 M은 동료들을 새로 보게 됐다고 합니다.

“감사함을 모르는 인간들”로 말이죠.

 

사람의 호의를 권리로 받아 들인 걸까요?

 

직접 만들어서 동료들의 건강을 위해서 무료 마스크를 갖다준 동료에게 감사인사 한마디가 힘들었던 걸까요?

 

요양원 근무시 우리는 하루종일 어르신들을 “칭찬”합니다.

 

몇 걸음 걸으셔도 “잘 하셨다“ 칭찬, 몇 수저 더 드셔도 ”잘 드셨다“ 칭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사람의 기분도 업 시켜 주는 마법의 한마디죠.

 

직업적으로 상대방에게 “잘했다”, “고맙다”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동료에게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가 그리 어려웠던 것인지..

 

자신이 만든 마스크 100장이 사라지는 동안 자신은 겨우 2명에게서 들은 “고맙다”.

 

자신의 쇼핑백에 담아놓은 마스크를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해서 말도 없이 가져갔던 직원들, 2유로에 판다고 하니 ”더이상은 필요 없다“는 말과 함께 다시 돌려줬다는 직원 몇.

 

M은 이번일로 동료들에게 너무 큰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다 자기 같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고, 다시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동료들에게 주는 일 따위는 안 할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했었던 행동이었는데, 그녀는 마음을 많이 다친듯 보였습니다.

 

애초에 기대도 안하면 실망도 안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10년이상 근무한 동료들에게서 본 의외의 모습이 씁쓸한듯 보였습니다.

 

그녀가 마음을 추스리는데는 시간이 약간 거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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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작년에 우리가 한 도나우 자전거 투어 2박 3일여정입니다.

이번 영상은 린츠역에서 기차를 타고 비엔나 시누이 집까지 가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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