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동료들이랑 일상사를 이야기 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자기네 이야기를 내놓곤 하죠.
내 남편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는 아니, 내 남편은 종종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합니다.
“주중에는 남편 출근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거든...”
“남편이 출근 하는 거랑 너랑 무슨 상관이라고 새벽에 일어나.”
“일어나서 아침도 준비 해 주고 도시락도 챙겨야지.”
“네 남편은 손이 없냐? 발이 없냐? 그걸 왜 네가 해?”
“원래 이런 건 마눌이 해 주는 거잖아.”
“뭔 소리야? 난 남편이 새벽 6시에 출근할 때 잔다.
남편은 자기가 알아서 챙겨먹고 가.지돈 벌어서 나주냐? 내가 왜 남편을 챙기냐고?
서로 알아서 벌어서 생활하는데...”
이곳의 부부들은 각자 돈을 벌어서
각자 주머니를 차고 있습니다.
서로가 부담해야하는 부분만 부담하니
서로 동등하다고 생각을 하죠.
제 시부모님을 봐도 아빠는 주택관련과
공과금, 세금을 책임지시고!
엄마는 식비를 책임지시죠.
제 시부모님처럼 이렇게 서로
정해진 몫을 책임지는 경우도 있고,
아님 각자의 월급에서 정해진 만큼의 돈을
중간 계좌로 이체해서 생활비를 쓰기도 합니다.
제 글에 어떤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었습니다.
유럽부부들의 생활비 관리방식에 관해쓰셨던 거 같은데,
님의 남편 분처럼 니돈 내 돈 하는 것이
보편적인 양식인양 이야기해서 불편했어요.
이 분도 유럽 사람이랑 결혼해서
20년 이상 사셨다고 했는데,
내주변의 부부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활을 해 나가시는 듯 했습니다.
유럽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듯이 문화도 다를 것이고,
부부의 경제적인 문제도 조금씩 다르겠지요.
나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부부들이 돈을 이렇게 관리해요.“ 했던 것인데..
왜 그것을 보편적이라고 이해를 하신 것인지..
제가 말씀 드리는 건 “오스트리아” 중에서도..
내 주변의 현지인들에게 듣고,
또 물어서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내가 전에 올렸던 포스팅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2014.05.28 - [좌우충돌 문화충돌] - 부러운 한국남편, 불쌍한 한국남편
2014.10.29 - [좌우충돌 문화충돌] - 남편에게 생활비 받아보니..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가정을 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남편과 아내 혹은
동거하는 커플이 담당하는 지출이 있습니다.
내 동료들의 말을 들어봐도
남자는 집 관련과 세금을 책임지고 있고,
여자는 식료품을 책임지고 있죠.
서로 돈을 벌어서 서로가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인 부분만 책임지면 되는 부부관계.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부부라기보다는
함께 사는 룸메이트 같은 관계입니다.
서로 부담해야하는 것만 부담하면서 사니
“누구를 벌어 먹이는”관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혼이 생각보다 쉽게 되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집과 세금을 책임졌었는데..
내가 홀로 서고 싶다면
집을 얻어서 나가면 되는 거죠.
여기도 여자는 집에서 하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가 있으면 육아를 챙겨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하고,
집 청소도 해야 하죠.
남편이 돈을 벌어서 다 마눌 갖다 주면
힘들어도 군소리 없이 살림을 하겠지만!
둘이 공동으로 (서로 다른 부분이지만) 생활비도 내고 있는데,
남편은 집에서 일을 안 하고
마눌 혼자 집에 와서도 똥빠지게 일한다?
이거 불공평 한거죠.
그래서 이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 주변에는 이혼한 싱글남/녀들이 꽤 있습니다.
부부가 살다보면 싸움도 하고,
성질이 나면 “이혼”운운하기도 하지만..
결혼 할 때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은 이혼이죠.
하지만 여기는 그런 거 같지 않습니다.
서로 마음이 안 맞거나
내가 손해 본다 싶으면 하는 거죠.
제 동료도 남편 모르게 슬슬 이혼을 준비하고 있죠.
“무시하고 상처를 주는 시어머니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남편”
남편이 풀타임으로 일한다고 집에서
손 하나 까닭 안해서 나만의 시간도 없는데..
거기에 시어머니까지 인격적으로
모욕을 시시때때로 해 오면 살아가기 힘들죠.^^;
남편이 풀타임으로 일한다고 해도
집세/세금만 담당 할뿐이고,
한 달에 1000유로 넘게 들어가는
식비는 고스란히 내고 있다는 그녀.
이혼하면 남편을 위해 했던 청소,
요리, 빨래 등의 집안일은 줄어들고,
거기에 시어머니 스트레스까지 해소된다면
곰곰이 생각 해 봐야 하는 거죠.
이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이혼녀인 동료에게 살짝 물었습니다.
왜 이혼을 했고,
이혼 후에는 삶이 어떠한지?
이혼 한지 6년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혼 전에는 주 30시간 일을 했지만,
이혼 후에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일 한다고 했습니다.
이혼 전에는 남편은 집세/세금을 부담하고
아내는 식료품을 부담하는 정도이니
주 30시간 일해도 괜찮았지만
이혼을 하면 집세까지 혼자 책임져야하니
일단 돈을 더 벌어야 했죠.
이혼 후에는 돈이 더 필요하니
일을 더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편하다는 그녀.
(하긴 혼자 살면 집에 가서 밥이나
청소, 세탁 등을 해줘야 하는
남편이 없어 편하기는 하겠죠.)
융자 끼고 산 집의 이자도 내야하고,
원금도 갚아야 하고, 차량에,
보험 세금까지 이것저것 합하면
매달 기본적으로 식비 빼고 나가는
고정적인 지출이 1100유로에!
집 융자금이랑 이자는
은퇴하는 65살까지 갚아야 한다고 합니다.
(65살 때까지 매달 1100유로가
고정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죠.^^;)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직종인 요양보호사.
"힘들지 않냐?"고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이 동료가 “로또 당첨”되면
주 20시간 하고 싶다던 동료입니다.^^
2019.05.18 - [내생각들] -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 그녀의 한마디
경제적으로는 일을 더 해야 하고,
앞으로 15년 더 납부해야 하는
집 융자금이 있지만 괜찮다는 그녀.
마지막에 그녀가 마음에 와 닿는 말을 했습니다.
“그 관계가 너를 병들게 하면 그만 둬야지”
이곳의 이혼 문화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듯 했습니다.
우리는 “웬수”라고 하면서도 또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삶을 이어가죠.
나를 병들게 하지만 쉽게
이혼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특히나 남편이 돈을 벌어오는 입장이라면
아내 측에서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 이혼.
일단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남편 없이도
홀로설 수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하죠.
하지만 여기는 벌어서 각자 계좌관리를 하고,
서로 필요한 부분만 경제적인 부담을 하니
헤어질 때도 쉬운 모양입니다.
어차피 인생은
나 홀로 서서 살아가는 것이죠.
남편이나 아내가 내 옆에 있어주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내 인생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만 되는 존재라면 떠나야지요.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자유와 그
것을 뒷받침 해 주는 경제력까지.
그래서 이곳의 여자들은 용감하게
이혼을 향해 달리는 거 같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끝맺음이 힘들었습니다.
나도 내가 뭘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나중에는 정리가 안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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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퍼온 영상도 어제에 이어지는 고사우의 무료 노르딕스키장 풍경입니다.
차타고 가면 탈수 있는 서민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노르딕 스키.
하지만 이도 즐길수 없는 사람들이 오스트리아에는 꽤 많답니다.
이동할 차가 없어서, 스키가 없어서, 주말이면 TV앞에 터잡고 앉는 남편 때문에..
참 여러이유로 못하는 동료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주말 나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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