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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강한 여자, 행복한 여자,

by 프라우지니 2020.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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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와 부쩍 자주 만나는 커플이 있습니다.

남편의 회사동료 커플이죠.

 

내가 남편의 동료를 안건

19년 정도가 된 거 같고..

 

그의 동거녀도 알고 지낸 건

10년도 훨씬 더 된 거 같지만!

 

같이 만나는 건 1년에 한 번 정도 있는 일이라

알지만 잘 모르는 사이었죠.

 

특히나 그의 동거녀는 나에게는

조금 쉽지 않는 상대였습니다.

 

남편의 동료라고 불리는 그 친구는

남편보다 나이가 두어 살이 많았고!

 

그의 동거녀는 그보다 5살이나 많았죠.

 

그래서 그 커플의 나이가 어떻게 되냐구요?

 

그는 53살, 그녀는 58살입니다.

 

회사동료이기는 한데 나이가 많은 동료.

 

한국으로 치면 “선배”라고 불리겠지만

여기는 그런 개념이 없으니 그냥 동료.

 

이 친구는 독일 사람입니다.

 

남편이 개인적으로 만나는 회사 동료 중에

한 명으로 박사학위 엔지니어죠.

 

 

 

2년전 어느 날의 풍경.

 

친구 커플이라고 하기보다는

지인 커플이라는 편이 더 맞는 커플.

 

같이 몇 번 만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난 그녀와 개인적인 대화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두 남자가 대화를 할 때,

그 옆에 서있는 들러리도 만난 사이거든요.

 

내가 그의 동거녀를 그리 만만치 않게

생각하는 이유가 여러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그녀의 태도 때문이었죠.

 

2년 전쯤 어느 지점에 만나서
눈신발을 신고 산책을 하던가,

눈신발이 신을 상황이 아니면
가벼운 등산을 할 생각으로 만났었죠.

 

그때 무심코 지나치던 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수력발전소 안에 사람이 있길레,

혹시 안을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봤었더랬습니다.

 

동행한 남자 둘이 엔지니어이다 보니
모든 기계에 관심이 많거든요.

둘 다 소프트 엔지니어라
사실 기계는 전혀 모르지만, 관심만 있다는....^^;




일요일 오전에 열려있는 작은 수력발전소 건물?

 

일단 사람들이 있길레
“잠시 구경”
하고 싶노라고 운을 뗐다가..

뜻밖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우리 지금 저 위쪽의 댐을 보러 갈 예정인데 같이 갈래요?”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을 막아서
만든 댐을 보러간다?

이건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구경이 아니죠.

 

일요일 오전에 모였던 이 사람들은
수력발전소를 관리하는 아저씨가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잠시 구경시켜주려고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나게 따라나섰습니다.

 

내가 물어봤다가 얼떨결에 한 구경이나 신도 나고,

두 남자에게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구경이 아니라고
큰소리도 치면서 사람들의 뒤를 따라나섰었는데..

 

나중에 동거녀의 궁시렁을 들었습니다.

 

댐 구경 한다고 따라나서서

시간을 잡아먹었다고 말이죠.

 

“그 시간에 차에 있었다면 강의 관련된 것을

하나라도 더 볼 수 있었노라던 그녀!“

 

괜히 그녀에게 미안했었습니다.

 

내가 주책맞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시간을 덜 잡아먹을수 있었는데...^^;

 

 

남편이 남편 동료커플 사진을 찍어주는 중 in 다흐슈타인.

 

이번에 남편이 그 커플과 1박2일로 다흐슈타인에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살짝 걱정이 됐습니다.

 

 

난 그녀와 어떤 이야기를 하나???

 

중학교 선생님으로 36년째 근무 중인 그녀.

남편 동료와는 25년째 동거중인 그녀.

 

이번 여행에서는 나에게 참 어려운

상대였던 그녀를 알게 됐습니다.

 

두 남자가 다흐슈타인의

눈밭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때,

 

우리 두 여자는 레스토랑에 앉아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녀에 대해 알게 된 지금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은 “행복한 여자”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삶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25년째 행복하게 하는 여자.

 

사람은 용감해야 합니다.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칼을 뽑아서

내리쳐야 악연이 끊어지는 법이니 말이죠.

 

자!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여자“

 

그 여자의 삶을 살짝 들여다볼까요?

 

어떻게 용감하게 삶을 결정했기에

지금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21살에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한 그녀.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전공을 살려서 선생님이 됐죠.

 

21살에 한 결혼은 28살까지 지속됐다고 합니다.

 

작은 도시의 시장이었던 시아버지는

제법 규모가 있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농장은 숙박객을 받는 곳이라 퇴근하고

집에 가면 농장 직원으로서도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합니다.

 

시아버지의 농장을 물려받을 아들을

낳으려고 노력도 했었다고 합니다.

 

가졌던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었고!

 

시아버지는 조금 다혈질이셨나 봅니다.

툭하면 며느리에게 이런 말을 하셨다네요.

 

“네 앞으로 유산 하나도 안 남겨준다.”

 

밖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또 집에 와서 열심히 일해야 했지만..

이런 식으로 며느리를 대했던 시아버지.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때 자신은 한 남자와 결혼한 것이 아니라

이 집안과 결혼을 했었노라고 합니다.

 

그렇게 불행한 것인지도 모르고

살다가 28살에 발견된 가슴의 멍울.

 

스트레스가 심했던 거죠.

 

집안과 결혼한 결혼생활이었으니..

 

이때 생각한 것이 “홀서기”였다고 합니다.

 

선생 월급 열심히 모아서 집도 하나 사놨었고,

차도 있고, 직업도 있고!

 

그렇게 남편에게 “이혼선언”을 했지만

남편은 처음에는 절대 놔줄 마음이 없었는지..

 

들은 체도 안했다고 합니다.

 

남편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그녀는 시집에서 나와서 생활을 했죠.

 

결국 남편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합의이혼을 해 줬지만,

그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다나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전남편이

그녀의 남동생에게 했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답니다.

 

“난 석 달도 안 되어 내 마누라가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할 줄 알았어!”

 

마누라가 다시 돌아올 것을 예상한

남편은 순순히 이혼에 합의를 했었고,

 

합의이혼이었던 관계로

인지대 150유로만 들었다고 합니다.

 

내 동료 보니 남편이 캐나다 사람이라

서류 번역하고 어쩌고저쩌고 해서 3천유로 들었다고 하던데..

 

상황에 따라서 엄청나게 달라지는

이혼수수료인 모양입니다.

 

 

 

나보다 머리가 더 긴머리를 가진 박사 엔지니어

 

그렇게 28실에 불행한 결혼을 접었고,

가슴에 잡혔던 멍울은 자연적으로 사라졌다나요?

 

싱글 생활 5년차가 되던 33살에

“인간관계”에 관한 세미나를 갔다가

5살 연하의 독일 청년(남편의 동료)을 만났답니다.

 

그 당시에는 이미 경력 10년 이상의

중학교 선생님이니 옷차림도 거의 정장.

 

하지만 5살 연하 청년은 긴 머리의 자유로운 영혼.

 

전혀 어울리는 거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은

그렇게 인연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정장에 뾰족구두만 신던 중학교 선생님은

청년을 만나면서 청바지란 것도 입어봤다고 합니다.

 

그녀의 옷장에는 다 정장이라

청바지 같은 건 아예 없었는데 말이죠.

 

33살의 이혼녀와 28살의 청년이 만나서 연애를 시작하고!

그녀는 독일 청년의 엄마 방문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자신의 아들이 만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또 그녀의 부모는 어떤 사람인지

청년의 엄마는 꼭 보셔야 한다고 했다나요?

 

그 당시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 하신 직후라 집을 방문 하는 것까지는

무리가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여자의 부모를 꼭 봐야겠다던 청년의 엄마.

 

여자의 집을 방문해서 그녀의 부모님이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여자가 자신의 아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본 직후에는 아무 말 없이 독일로 가셨다고 합니다.

 

여자는 한번 해 본 결혼이라 다시

“결혼”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청년도 그의 부모를 보면서

“결혼”따위는 안 하리라 생각했었답니다.

 

자식들에게도 냉정한 엄마에게서는
칭찬 따위를 들어본 적이 없었고,
그가 본 아빠와 엄마 사이도 매일 매일이
투쟁의 나날이었나 봅니다.

 

자신은 “부부”란 서로

투쟁을 하는 사이인줄 알았는데..

 

5살 연상의 여자를 만나고, 그녀의 부모님이

서로 아껴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얼마나 차가운 엄마길레

자식들을 그렇게 대하나??? 했었는데..

 

시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시할머니”와 오버랩이 됐습니다.

 

 

 

 

제 시할머니도 독일분이셨는데..

 

원래 독일여자들이 이리

찬바람이 불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부모와는 전혀 다르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여자의 부모님을 보고,

 

청년도 마음이 열렸던 모양입니다.

 

“내 인생에 (엄마같이 차가운)

여자 따위는 필요 없어!”

 

이런 마음을 싹 달아나게 해주는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여자!

 

그렇게 만나서 연애하고 함께 산지 25년.

 

둘이 살면서 서로를 이끌어주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두 사람.

 

28살의 석사학위 엔지니어였던 청년은

박사학위를 딴 엔지니어가 됐고!

 

대학교(학사) 졸업한 중학교 선생님이던

그녀는 석사학위를 소지한 선생님이 됐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동기부여가 없었다면 힘든 일들이죠.

 

이야기의 말미에

그녀는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28살에 시집에서 나오는 것이

쉽지 않는 결정이었고, 또 겁도 나는 결단이었지만!

 

그때 그렇게 그곳을 나오지 않았다면,

스트레스로 가슴의 멍울이 커져 암이 됐을 수도 있고..

 

그랬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결혼한 여자들은

“이혼”을 두려워합니다.

 

불만족스럽고 스트레스 받는 삶을 살고 있지만

홀로서는 것은 상상만으로 가능하죠.

 

저도 남편 때문에 열 받으면

생각 해 보는 단어 “이혼”

 

물론 열 받는다고 홧김에 하는 그런 종류는 아니지만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는 뭐든지 가능하죠.

 

나는 직업은 있지만, 집도 없고,

차도 없으니 (이혼은) 힘들까요?

 

열심히 돈 모아서 일단 집을 사야하나??

 

세상의 모든 주부들이 힘들 때마다

한 번씩 생각해보는 단어“이혼”

 

열 받을 때마다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단어, “이혼”

 

그리곤 이렇게 마무리 하죠.

 

“인간아! 있을 때 잘 해!
너 같은 인간 내가 아니면 또 누가 구제하겠냐?

내가 이번 생에서는 너라는 인간 하나
구제하는 걸로 내 인생을 희생 하련다!”
(네! 제 이야기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용기 있는 결단!

그 결단이 있어 오늘 행복하다고 하는 그녀!

 

 

역시 그녀는 내가 판단했던 첫인상처럼

만만치 않는 강한 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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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퍼온 영상은 그들과 함께 갔었던 1박 2일의 다흐슈타인 마지막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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