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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이혼을 준비하는 그녀

by 프라우지니 202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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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여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도 해야 하고, 그러면서 친정식구는 못 챙겨도 시댁식구들은 꼭 챙겨야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은 줄어들고!

 

가족을 위해서 살아야 하고,

남편까지 챙기면서 능숙하게 삶을 살아가죠.

 

외국여자라고 해서 한국에서의 직장맘이랑 다를까요?

 

내가 본 이곳 여자들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

한국의 직장맘과 다르지 않은 삶입니다.

 

이곳은 “결혼”보다는 “동거”가 더 흔하고 “동거 커플”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결혼만 안했다 뿐이지 아이를 낳고 사는 삶은 비슷합니다.

 

여자의 일생이라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이야기죠.

 

“남편이 집안일을 안 도와줘서 힘들고, 집안 일에 직장생활까지 해야 해서 힘들고,  시엄마와 마음이 안 맞아서 힘들고, 일 해야 하는데, 어디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서 힘들고..“

 

한국에서나 있을 거 같은 일이지만, 이곳 여자들도 이런 문제들을 안고 살아갑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아주 재미있는 사진을 봤습니다.

신발로 여자의 변해 감을 표현한 거죠.

 

 

페이스북에서 캡처

 

싱글일 때 여자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살죠.

하이힐 신고 “내가 제일 잘나가!”

 

결혼을 하고 나면 그때는 신발의 조금 낮아집니다.

나 혼자 만의 삶이 아닌 남편과 함께 하는 삶이니 높은 힐보다는 조금 낮은 구두로.

 

그러다 아이를 하나 낳으면 그때는 낮은 힐도 힘들죠.

아이를 데리고 다니려면 활동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스니커가 왔다죠.

 

그러다 아이가 둘 생기고 나면 그때부터 내 삶은 없죠.

 

아이에 남편 챙기다보면 나를 꾸밀 시간도 없고,

세상편한 것이 제일이니 크록스.

 

처음 이사진을 보고는 “참 웃긴다.” 싶었는데..

생각 해 보니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육아와 직장 그리고 살림살이에 시댁스트레스까지.

모든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근무 중에 응급차에 실려 간 동료가 있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018

오스트리아 워킹맘의 번 아웃

 

그렇게 병원에 실려 갔던 그녀는 정신병원에 한동안 입원을 했었고...

 

두 아이를 키우고 주 30시간 일까지 하느라 수술할 시간이 없었던..

갑상선(제거 수술)도 그때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기고 잘 사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어느 날 책을 한 권 내밉니다.

 

 

 

이 책을 내밀면서 그녀가 던진 한마디.

 

“나 이혼하려고 지금 준비 중이야.”

“잘 살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아니, 슬슬 준비를 해야지. 이런 책이 집에 있으면 남편이 바로 눈치를 챌거 같아서 책을 요양원에 나두고 철야근무 할 때마다 조금씩 읽어.”

 

그녀의 말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내가 너랑 안 산다 안살아!” 할 때도 있고,

 대놓고 “이혼하자!”할 때도 있지만..

 

그때의 감정을 그랬다는 거지, 그 시기가 지나면 “내가 아니면 저 웬수를 누가 데리고 사나?”하는 측은한 마음이 생기면서 또 누그러지게 되죠.

 

그녀가 폭발 할 때마다 “이 마눌이 또 이러는구나!”하면서 다독거렸을 그녀의 남편.

어느 날 정말로 마눌이 “이혼서류”를 내밀면 어떤 표정을 지으려나?

 

그녀가 동료들에게 책을 내밀면서 했던 한마디.

 

“이거 정신과 의사 샘이 권해주셨는데, 여자는 결혼하기 전에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면서 주위에 많이 권해주라고 하시더라.”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곳도 경제력 없이 여자가 혼자 살아가는 것은 힘들죠.

 

 

 

 

그래서 이혼 전에 “남편에게서 받을 수 있는 모든 것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법”을 터득하라는 이야기죠.

 

내가 이곳의 이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다면..

“이혼을 하면 아내는 남편의 재산 50%를 받는다.”

 

내가 농담처럼 우리부부의 친구 안디에게 한마디 했었습니다.

 

“나 테오랑 이혼할까봐!”

 

그랬더니만 그 친구가 하는 말!

 

“그럼 너 돈(위자료) 엄청 받겠네.”

 

나는 모르는 남편의 숨겨진 재산을 알고 있는 유일한 친구라 이런 말을 한 거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여기는 통장계좌가 존재하지 않으니,

가늠이 안 되는 남편 재산입니다.^^;

 

이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재산의 반을 나누고, 월급도 반을 나눕니다.

나는 남편의 월급 반을, 남편은 나의 월급의 반을!

 

예를 들어서 나는 매달 1,000유로를 벌고, 남편은 3,000유로를 번다면..

합하면 4,000유로가 되죠. 반으로 나누면 2,000유로!

 

남편은 이혼 후에 나에게 매달 차액인 1,000유로를 납부해야 하는 거죠.

내가 결혼을 하던가 아님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동거를 시작할 때까지 말이죠.

 

법적으로는 이렇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허술하게 당하지 않습니다.

 

재산은 미리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버리고, 이혼할 무렵에 직장까지 때려치우면..

마눌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거죠.

 

 

 

전에 시민대학의 강사에게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노년의 유부남이 20대 아가씨랑 불륜에 빠져서 강사의 친구인 전처를 버리는 과정을 이야기 해 주는데..꼭 이랬습니다.

 

재산은 다 빼돌려 버리고, 직장까지 때려치우고 아가씨랑 아주 오랜 세계 일주를 떠나버렸다고 말이죠.  평생 함께 살아온 아내를 잔인하게 빈털터리로 쫓아낸 거죠.

 

이렇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여자가 먼저 준비를 해야 하는 거죠.

남편의 재산을 확인하고 그걸 가압류 해 놓거나 증거를 모아야 하는 거죠.

 

아마도 그녀가 우리에게 권해준 이 책이 “당하기 전에 준비하는 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들고 설명하고 있는 그녀에게 내가 시누이에게 들었던 말을 전해줬습니다.

 

법을 전공한 시누이에게 내 동료의 이야기를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번 아웃까지 갔을까 하는 마음에 말이죠.

 

“시누이가 그러는데, 너는 이혼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던데..”

“왜?”

“이혼은 부부간의 실책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시엄마 때문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하더라.”

“네 시누이 변호사야?”

“아니, 변호사는 아닌데 법대학원 나와서 지금은 법학자로 일하고 있지.”

“왜 그걸 말 안했어?”

“시누이의 직업을 뭐 하러 말을 해? 그리고 시누이는 이혼전문이 아니라 노사전문이야.”

 

사실 그녀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남편의 무능함 때문입니다.

 

시엄마가 자기 아내를  잡아먹으려고 하면 남편이 그걸 막아줘야 하는데..

무능하게 구경만 하고 있는 거죠.

 

“엄마가 뭐하고 하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피해!”

 

 

 

 

 

이런 식으로 “마마보이 수행철칙”을 마눌에게 전하는데, 돌리지 못하고 질러대는 직설법으로 대화하는 마눌에게는 힘든 이야기이죠.

 

그녀의 시엄마는 아들이 있을 때는 아주 자애로운 시엄마 미소로 대하시고,

아들이 없는 자리에서는 대놓고 무시하고, 모욕을 주는데 참기 힘든 정도인 모양입니다.

 

"너 내 아들 재산보고 결혼했지? 네가 빨리 떠나야 내가 다른 여자를 알아보지!“

 

이런 태도를 보이면서 아주 집요하게 며느리를 잡는 모양입니다.

정말 어느 것이 아들을 위한 일인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아들과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잘 살고 있으면 이제는 예뻐할 만도 하련만..

아들이 동양인 아내를 얻은 것이 두고두고 사람 잡을 일인 것인지!

 

이혼사유가 안 되는 그녀가 정말로 이혼을 하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하겠지요.

그녀가 이런 일을 실행하기 전에 그녀의 가정이 조금 더 편안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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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우리동네 슈퍼마켓 풍경입니다.

 

방독면에 마스크까지 쓰고 슈퍼마켓을 털어갈 기새로 쇼핑카트 가득 물건을 싣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아주 현실적인 사진이 오스트리아 신문에 실렸었죠.

 

독일의 신문이나 여러 매스컴에서 "오스트리아 현황" 뭐 이런식으로 나왔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동네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다녀온 동네 한바퀴 입니다.

동네에 휴지, 쌀, 파스타 종류는 아직 있는지 확인차 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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