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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하는 잡채의 기본은 25인분?,

by 프라우지니 201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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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하는 요리가 심하게 과하다고(=대용량) 스스로 느낍니다.

처음부터 많이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재료가 추가되다보니 그렇게 되지만 말이죠.

 

간만에 잡채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고..

혹시나 싶어서 남편에게 한마디 물어본 것이 화근이었죠.

 

결혼 11년차가 넘어 이제 12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도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요리가 뭔지 아리송하거든요.

 

마눌이 한국 음식을 해 놓으면 먹기는 해도 먼저 뭘 해달라고 하지는 않는 남편!

 

비빔국수는 마눌이 가끔 해 먹으니 덩달아서 얻어먹는 횟수가 꽤 되지만,

먹을 때마다 못 알아듣는 한국말 비빔국수!”

 

남편, 비빔국수(한국말로) 먹을래?”

?”

국수 야채랑 넣고 맵게 비빈 거!”

, 위에 삶은 달걀 올려서.”

 

처음 한두 번 비빔국수에 달걀을 삶아서 올려줬더니만, 이제는 비빔국수에는 당연하게 삶은 달걀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달걀이 없을 때는 그냥 먹기도 하는데...^^;

 

남편은 자기가 본 것과 음식이 조금만 달라도 엉터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이 처음에 본 김치가 통김치를 썰어놓은 것이었는데, 마눌이 그것과는 조금 다른 막김치를 한 날, 마눌이 엉터리 김치를 했다고 레시피는 내놓으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뭔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은 남편이고,

뭘 해줄까 물어도 그냥저냥 어물거리는 남편.

 

그런 남편이 마눌의 한마디에는 바로 반응합니다.

 

남편 잡채(한국말로) 먹을래?”

뭐라고? 잡채 먹는다고?”

그럼 내일 해줘?”

 

남편도 마눌이 제일 좋아하는 잡채는 좋아하는 듯 합니다.

잡채라는 한국말은 바로 알아들으니 말이죠.

 

 

 

그냥 심심해서 물어본 말이었는데.. 남편의 대답 때문에 시내에 있는 독일어 학원을 가는 길에 아시안 식품점에서 당면을 샀습니다.

 

이런 상표의 당면이 있었나 싶은 새로운 이름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있는 줄도 몰랐던 낙타표 찰당면이었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집어 들었습니다.

 

당면의 앞면에는 국내산 100%”식품안전관리인증 HACCP"까지 있는 것이 한국산 같기는 한데.. 뒷면에 잡채 만드는 법아래는 수입원이 이름들 뿐입니다.

 

외국에서는 샘피오로 불리는 샘표 당면보다 1유로나 저렴한지라 저렴한 맛에 사왔습니다.^^; 당면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당면을 사온 다음 날 저녁에 잡채를 했습니다.

 

금방 한 음식을 선호하는 남편이 점심때 해놓은 잡채가 아닌 저녁때 바로 한 잡채를 먹고 싶다고 해서 부득이 하게 저녁으로 잡채를 하게 됐습니다.

 

아시죠? 저의 요리는 주재료와 부재료가 동량으로 들어갑니다.

간고기, 당근, 양파까지 넣으니 벌써 1,5kg입니다.^^;

 

간고기 500g, 당근도 그 만큼, 양파도 그 만큼, 시금치도 500g 넣고 싶었는데..

 

판매하는 시금치가 완전 어린잎이고 소포장이라 잡채의 색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다른 야채로 초록색을 채워 넣었습니다. 해 놓으니 맛도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다름 성공적인 차선책이었습니다.

 



 

내가 부족한 시금치 대용을 사용한 야채는 독일어로 Kohl 콜이라 불리는 야채입니다.

양배추의 사촌쯤으로 생각되는 야채로 익혀서 먹습니다.

 

잎을 씻어서 썰어 기름에 살짝 볶으면서 시금치에 들어가는 양념을 했습니다.

아시죠? 기름 넣고 볶다가 시금치 양념인 간장, 마늘, 후추 넣고 마져 볶았죠.

 

잡채에 섞어 놓으니 비주얼도 나름 훌륭하고, 잡채 맛을 망치게 튀는 맛이 아니라..

시금치가 없을 때는 대용으로 딱인 나물이 됐습니다.

 

당면 500g25인분이라는 건 이번에 알았습니다.

저는 매번 한 봉지씩 하는데 25인분씩 했었네요.^^;

 

이번에는 당면의 반 정도만 할까 했었는데, 삶아보니 턱없이 부족한지라 나머지를 다 넣어야 했습니다. 이번에도 결국 25인분이라는 이야기죠.

 

 

 

완성한 잡채는 바로 시부모님께 들고 갔습니다.

시부모님도 몇 번 해드려서 잘 드시는 걸 알고 있거든요.

 

손 큰 며느리답게 접시에 수북이 담았습니다.

이왕에 드리는 음식 한 끼를 푸짐하게 드시라고 말이죠.

 

이걸 굳이 용량으로 밝히자면 두 분께 각각 2인분씩 드린 거 같습니다.

(25인분 - 4인분 = 21인분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날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늙어서 많이 안 먹는데 너는 왜그리 많이 줬니? 니가 준거 우리는 두 끼로 먹었다.”

잘됐네요. 엄마가 따로 요리를 하지 않으셔도 되니.“

그래도 얘, 다음번에는 조금만 다오.”

 

정말 양이 너무 많으셨었는지, 아님 며느리한테 미안해서 그러시는 것인지..

 

시어머니의 이 말씀이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는지라 살짝 무시합니다.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는 받지만 말이죠.^^;

 

 

 

잡채가 조명이 시원치 않아서 조매 맛이 간듯 보입니다.^^;

 

시부모님께 잡채를 갖다드리고 남은 잡채입니다.

아무리 봐도 21인분은 절대 아닌 양입니다.

 

저도 아직 치우지 않은 지저분한 주방은 뒤로 하고, 식탁에 앉아서 김치를 얹어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간만에 한 잡채인지라 아주 맛있게 먹었죠.^^

 

나는 시부모님 드린 것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저녁으로 잡채를 먹었습니다.

(21-3인분=18인분)

 

 

퇴근한 남편도 잡채를 먹었습니다. 조금 작은듯하게 대접에 담아서 갖다 줬었는데, 평소에는 2번 먹는 남편이 이날은 3번 먹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잡채가 더 맛있었나? 싶었지만, 배가 고파서였을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18인분-3인분=15인분)

 

계산상으로는 아직 15인분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우리식구 다 먹고 남은 잡채는 달랑 1리터짜리 통에 하나 반 남았습니다.

 

통에 담은 것은 적당히 3번 정도 먹을 분량이니 3인분.

(15인분-3인분=12인분)

 

계산상으로 12인분은 아직 남아 있어야 하는데,

남은 잡채는 없습니다.

 

당면 500g이 정말 25명이 먹을 수 있는 용량이 맞기는 한 것인지..

 

우리 집에서는 잡채를 반찬이 아닌 주식으로 먹는다고 해도!

5명이 25인분을 한 끼에 해결한 정도의 대식가는 아닌데..

 

잡채 1인분은 한 공기 분량인걸까요?

 

내가 완성한 잡채를 공기로 담는다고 해도 25개 분량은 절대 아니었는데..

원래 한국인들이 소식을 했나?”싶기도 하지만, 소식하지 않는 우리식구들의 한 끼 식사를 위해서 전 앞으로도 잡채 25인분을 하게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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