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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어머니와 컬투어파스

by 프라우지니 2019.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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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시부모님의 취향을 잘 모릅니다.

 

초반에는 어떤 선물이 좋을지 시누이에게 상담을 몇 번 했었는데..

그때 시누이가 공연티켓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시누이가 시부모님을 (자신이 사는) 비엔나에 초대해서 연극을 보러 간적도 있었네요.

그래서 나도 두 분의 선물로 공연티켓을 해드릴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시부모님께 살짝 여쭤봤었습니다.

 

아빠, 아빠는 연극이나 오페라 보는 거 좋아하세요?”

아니.”

 

? 시누이는 좋아하신다고 했었는데...

아빠는 전혀 공연관람 체질이 아니신 것을 아니셨네요.

 

가끔 며느리가 저녁 공연을 보러 나가다가 마당에 계신 시어머니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어디 가냐?”

극장에 공연 보러요.”

넌 자주 극장에 가는구나?”

돈 안내고 하는 럭셔리 구경인데 자주 가야죠.”

“....”

 

그리고 그 다음 날, 시어머니는 잊지 않으시고 항상 물어 오십니다.

 

어제 봤던 공연은 어땠냐?”

 

며느리가 보러 다니는 공연에 심한 흥미를 보이시는지라,

시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보러갈까?”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만 알고 있는 정보를 시어머니께 나눠드렸죠.

시내에서 어떻게 그곳을 찾아가는지 약도까지 그려서 드렸습니다.

 

엄마, 엄마도 연금을 적게 타시니 컬투어파스를 발급 받으실 수 있어요.

시내에 가셔서 받으세요. 얼마의 연금을 받으시는지 확인서 받아 가시면 되요.“

 

그것이 뭐여? 하시는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681

오스트리아 문화카드, 컬투어 파스의 모든 것,

 

며느리가 공연을 보러갈 때마다 관심을 심하게 보이시는 시어머니.

 

이것만 있으면 비싼 공연 맘대로 볼 수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말씀 드릴 때마다 시어머니는 안 들리시는 척 하십니다.

 

충청도 양반 같으신 시어머니.

남편이 시어머니의 이런 성격을 꼭 빼다 박았죠.

 

여기서 말하는 충청도 양반이란?

산 물건이 표시된 가격과 다르면 따져보고 차액이 있으면 환불받아야 하는데 못하고,

(그래놓고 마눌한테 영수증 주면서 환불받아 오라는..^^;)

 

거리에서 나눠주는 홍보제품도 창피해서 받지 못하고,

(그래놓고 마눌이 받아온 것을 챙기거나, 마눌이 안 받으면 왜 그걸 안 받아왔냐고 묻는)

 

 

돈은 아까운데 환불 해 달라고 창피해서 말하지 못하고!

홍보제품도 받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손을 못 내밀죠.^^;

 

 

인터넷에서 캡처한 "포겔 핸들러"

 

시어머니가 혼자 가셔서 컬투어파스를 발급받는 것이 부끄러워서 못 하시는 건가?” 하는 마음에 시어머니를 모시고 시내에 갈 생각도 했었습니다.

 

시누이가 그러는데 엄마 공연 보는 거 좋아하신다면서요?”

그리 즐기는 건 아니고..”

오페라나 연극 안 좋아하세요?”

보고 싶은 것이 있기는 하지.”

뭐가 보고 싶으신데요?”

“Vogelhaendler 포겔()핸들러(장사)”

그건 뮤지컬인데,, 이번에 린츠 주립극장에서 해요. 엄마가 컬투어파스를 발급받으시면 저랑 가면 되요. 언제 가실래요? 저 다음 주에 시간이 있는데..”

다음 주에는 내가 해야 하는 것이 있어서 안 되고...”

 

며느리가 날짜를 잡아서 함께 모시고 가려는 데도 시어머니가 자꾸 피하십니다.

 

보고 싶으시다는 공연도 있고, 며느리가 함께 가서 컬투어파스도 발급 받아드린다는데,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시는 분이 뭐가 바쁘시다고 약속을 회피하시는 것인지..

 

시어머니는 시누이 말대로 정말 공연관람을 좋아하시는 걸까요?

어쩌면 시누이가 엄마를 잘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연을 좋아하신다면 부끄러워서 직접 못하실 카드발급이나 공연표 받는 일도 며느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마다 할 일이 없으신데 말이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묻는 공연에 관한 질문은 어떤 의미에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단순한 호기심 이상으로 너무도 자세하게 어떤 공연인지를 매번 물어오셨는데..

그냥 며느리가 하는 외출에 대해서 궁금하셨던 것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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