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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내가 개발한 퓨전 빵, 볶음김치 치즈구이빵

by 프라우지니 2019.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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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주식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요즘은 잘 안 먹는 빵이지만,

한국에 살 때는 저도 빵을 곧잘 먹었습니다.

 

제가 명동에 갈 때마다 잘 사먹던 빵은 롯데백화점.

블랑젤리라는 제과점의 모카빵.

 

백화점에 입주한 제과점이라고 해도 빵 값이 그리 비싸지는 않았었습니다.

오래전 내가 한국에 살 때는 말이죠.^^

 

요즘도 빵을 먹기는 합니다.

오븐에서 금방 구워 나온 빵을 본다거나, 세일해서 가격이 탐 날 때!

 

물론 이렇게 사온 빵도 내가 다 먹는 것이 아니라, 일단 남편에게 물어보고 사죠.

남편도 먹는다고 해야 빨리 해치울 수 있으니 말이죠.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사온 빵들은 결국 제가 다 해치우기는 합니다.

먹고싶어서가 아니라 빨리 처리해야하는 개념으로 먹지만 말이죠.

 

 

 

내가 산 것도 아닌데 내가 먹어야 하는 빵들도 종종 생깁니다.

주말에 왔다가 간 시누이가 놓고 간 검은 빵.

 

시누이는 건강을 생각해서인지 “유기농”식품들을 주로 삽니다.

고로, 가격 면에서 비싸다는 이야기죠.

 

시누이가 깜빡하고 놓고가는 종류들은 꽤 있습니다.

커피에 타서 먹는 우유라던가, 빵이라던가, 개봉 해 놓은 주스도 있구요.

 

처음에는 몇 주 후에 시누이가 올 때까지 손도 안대고 나뒀었는데.. 찬장에 나두고 간 검은 빵을 몇 주후 와서 돌덩이가 된 것을 발견했던 시누이가 날린 한 마리.

 

“내가 혹시 깜빡하고 정리하지 않는 것들은 그냥 먹어.”

 

내가 먼저 먹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시누이가 먹어치우라고 하니 꼭 그래야 할 거 같습니다.^^;

 

그때부터 시누이가 남기고간 우유, 주스는 남편이 마셔치우고,

빵 같은 것도 미리 발견하면 남편의 도시락으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시누이가 나두고 간 빵을 보니 이것도 먹어치워야 하는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내가 가진 것이 뭔가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내가 가진 것들을 모아보니 왠지 맛이 짐작되는 음식이 될 거 같습니다.

 

볶아놓은 신 김치, 치즈와 시누이가 남겨놓고 간 검은 빵.

 

이렇게 저의 퓨전요리는 탄생했습니다.

이름하여 볶음김치 치즈구이빵.

 

 

 

빵 위에 볶음김치와 치즈를 올리는 것도 약간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빵 위에 바로김치를 놓으면 김칫물이 빵에 스며들어 빵이 젖게 되죠.

 

재료가 빵에 들어가는 걸 막으려고 사용하는 것이 바로 버터인데..

난 버터를 별로 안 좋아하니 다른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방법이 빵위에 치즈 깔고, 볶음 김치 놓고 그 위에 치즈.

빵을 안 젖게 할 목적으로 치즈를 위 아래로 올렸는데, 나름 괜찮은 맛의 조합입니다.

 

 

 

제 치즈 빵의 특징은 바삭한 과자 같은 맛입니다.

오븐에서 치즈가 흘러내리고도 한참을 굽습니다.

 

치즈는 처음에는 흘러내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면서 바삭해집니다.

이런 상태로 꺼내면 과자같은 치즈빵이 완성되죠.

 

이걸 구운날 퇴근하는 남편의 한마디를 들어야 했습니다.

 

“뭘 한거야? 냄새가 장난이 아니야~”

 

김치 안 먹는 사람에게 집안에서 풍기는 김치냄새는 사실 쫌 그렇습니다.^^;

냄새난다고 구박하는 남편에게 빵 두조각을 얼른 가져다 바쳤습니다.

 

“이거 뭐야? 이거 하느라 집안에 냄새가 진동 한거야?”

“시끄럽고, 일단 먹어봐!”

 

짭짤한 치즈에 볶음김치까지 들어가서 짭짤한 맛이 남편 입맛이죠.

 

치즈를 올려서 구워놓으니 김치 특유의 맛이 치즈와 섞여 김치 맛을 잡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시누이가 남긴 빵을 처리할 목적으로 시작했던 볶음김치 치즈구이는 그후로 계속 진화를 했습니다.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빵들은 전부 치즈구이 빵으로 승화시켜 먹습니다.^^

 

빵 위에 올리는 것들도 날이 갈수록 다채로워집니다.

(사실은 빨리 해치워야할 재료들이 다 올라갑니다.^^;)

 

양송이 버섯이 보이면 할 빵 위에 치즈, 볶음김치와 함께 양송이도 올립니다. 물이 나오는 재료들은 치즈 아래보다는 치즈위에 올려야 물이 빵으로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치즈가 녹아내린 상태입니다.

 

이렇게 먹으면 피자같이 먹을 때 치즈가 늘어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지만..

이 정도에서 먹으면 사실 “치즈구이”는 아니죠.

 

 

 

제가 만드는 볶음김치 치즈구이의 비주얼입니다.

치즈가 흘러내리는 시간을 조금 지나가줘야 제대로 맛이 나죠.

 

치즈가 갈색을 띄면서 빵이 전체적으로 바삭한 상태가 되어야 진정한 치즈구이가 되죠.

 

마눌이 이 빵을 개발(?)한 이후로 남편은 퇴근 후 종종 마눌의 요리 접시를 받습니다.

남편 입맛에도 이것이 잘 맞는지, 매번 마눌의 접시를 싹 비우곤 합니다.

 

우리부부가 술을 잘 안 마셔서 집안에 맥주가 없기는 한데, 생각 해 보니 짭짤하고 마늘바게트처럼 아삭한 과자 같은지라 맥주안주로도 딱일거 같기는 합니다.

 

다음번에 우리 집에 맥주 마시는 손님들이 혹시나 오게 되면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이곳에 “맥주 안주“라는 개념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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