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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뿌리를 먹는 샐러리악 줄기로 만든 반찬 2종.

by 프라우지니 2019.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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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당에는 시아버지가 심어놓은 샐러리가 꽤 많았습니다.

 

샐러리악를 삶아서 샐러드를 해 놓으면 부드러운 것이 맛도 훌륭한데..

아빠는 당신들의 샐러리악 샐러드를 위해 마당에 직접 샐러리를 재배하시는 거죠.

 

샐러리악이 뭐래?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줄기를 먹는 샐러리와 뿌리를 먹는 샐러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815

애증의 김밥과 한 3일

 

마당에 무성한 샐러리 잎을 따다가 김밥도 말고, 된장국에도 넣고 마음껏 이용을 했는데..

어느 날 오후, 아빠가 마당에 있는 샐러리를 다 뽑습니다.

 

외출하다가 이 풍경을 못 봤다면..

샐러리악이 다 사라진 텅 빈 마당을 보면서 많이 섭섭할 뻔 했습니다.

 

며느리가 못 봤으면 샐러리 잎은 다 버리셨을 텐데...

며느리한테 딱 걸리셨습니다.

 

“아빠, 그 샐러리 잎 버릴 거죠?”

“응, 왜?”

“그거 저 주세요. 샐러리 잎이 향긋한 것이 반찬 해 놓으면 좋아요.”

 

아빠의 마당에서 나는 것은 전부 유기농입니다.

이걸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까운 거죠.^^

 

우리 집 마당에서 나는 야채나 과일은 아빠가 사계절 내내 모으시는 퇴비와 쐬기풀로 만드는데 떵냄새 지독한 무언가를 비료 대신 뿌려서 재배하시는 유기농 중에서도 최고급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유기농이라고 해도 “농약”을 하나도 안쓰는건 아니라고 합니다.

유기농 딱지가 없는 야채에 비해서 조금 덜 쓰기는 하지만 말이죠.

 

 

 

며느리가 달라고 해도 아빠는 겉잎은 다 버려버리고 속잎만 몇 개 주시는 정도인데..

이번에는 샐러리 잎을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조금씩 넣어서 반찬을 했었는데 한 번에 많이 주시니 어떤 방식으로 이것 해치울 것인지 조금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김밥 할 때 보니 줄기는 조금 억세던데..“

 

이 생각이 미치자, 잎과 줄기를 구분했죠. 오후에 샐러리 한 통을 받아서는 오후 내내 다듬고, 데치고 하느라 오후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말이 한통이지 5kg는 훨씬 넘을 거 같은 한 무더기였습니다.

 

샐러리 잎을 조금씩 갖다가 반찬을 할 때는 몰랐었는데..

샐러리 잎만 따다가 데쳐서 시금치 무치듯이 무쳐놓으니 쓴맛이 납니다.

 

그래서 설탕을 넣어서 중화를 시켰죠.^^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고 탄생한 샐러리 줄기 요리 두 가지입니다.

 

잎은 데쳐서 시금치 부치듯이 무쳤고, 줄기도 데쳐서 간장에 조렸습니다.

샐러리 줄기는 얼핏 보면 "볶은 마늘쫑" 비주얼인데, 사실 그런 맛은 아니었구요.

샐러리 잎처럼 쓴맛은 없는지라, 아삭한 반찬 먹듯이 먹었습니다.

 

샐러리 줄기로 반찬 두 가지를 한 김에 냉동실에 자고 있는 양념 돼지고기를 꺼내다가 구워서 남편의 저녁으로 샐러리랑 같이 갖다 주니 한 접시를 싹 비운 걸 봐서는 맛이 괜찮았던 모양입니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이 군소리를 안한 것에 자신감을 얻어서는 시아버지도 샐러리 반찬 2종류랑 양념 돼지고기 한 토막을 갖다 드렸죠.

 

당신은 버리시려고 했던 샐러리로 며느리가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달라고 해서 줬는데, 그걸로 뭘 했는지 궁금해 하실 것도 같구요.

 

갖다드린 샐러리에 대한 맛 평가는 시부모님께 듣지 못했습니다.

그냥저냥 한번 먹을 정도의 맛이었나 봅니다.^^;

 

 

 

샐러리 잎의 양이 많았던지라, 샐러리 반찬 2종은 그 후 며칠을 두고 먹었습니다.

사진속의 밥상은 요즘 내가 자주 먹는 호밀밥 누룽지입니다.

 

좌측의 반찬은 인터넷에서 보고 따라한 “백종원 어묵볶음”인디..

 

한국서 사와서 아끼고 아끼던 어묵 한 봉지를 투자했건만,

어묵을 너무 데쳤나? 비주얼은 실패입니다.

 

이럴 때 내가 역시 요리를 못하는구나..느끼죠.^^;

왜 사진도 있고, 설명도 있는 손쉬운 반찬을 개떡으로 만들어 내는 것인지..^^;

 

샐러리 향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안나는거 같기도 했지만,

비주얼은 시금치이고, 마늘쫑이지만 그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죠.

 

“유기농으로 내 건강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먹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니 잎을 송송 썰어서 김치전에 넣어도 좋을 뻔 했습니다.

 

아빠는 샐러리 잎을 말려서 양념으로 쓰신다고 했었습니다.

향이 좋으니 말려서 사용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마당 한쪽에는 아빠가 한곳에 묻어놓은 샐러리가 있습니다.

아직 잎도 달려있으니 그건 떼어다가 아빠가 말씀하신대로 말려볼 생각입니다.

말려서 잎을 빻아 향신료로 만들면 다양한 곳에 넣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야채인 뿌리(를 먹는) 샐러리.(=샐러리악)

 

뿌리만 먹는 샐러리지만, 그 잎도 먹을 수 있고, 내가 아는 방법으로 만들어낸 반찬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국도 식문화가 자꾸 바뀌고 있으니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샐러리악를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은 아는 사람만 아는 샐러리악  잎으로 만든 요리를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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