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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탐내는 남편의 모니터와 중고 노트북

by 프라우지니 201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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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쯤에 집에 커다란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마눌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스트팩 여행가방”을 갖고 싶다고 했었는데..

포장이 워낙 큰지라 남편이 주문해서 그것이 온줄 알았습니다.

 

택배의 주인은 회사에서 근무 중이지만 내 것이라는 확신에 신나게 포장을 열었는데..

택배상자 안에는 뜬금없는 노트북과 모니터.

 

남편이 얼마 전에 산 노트북은 그래픽용이라고 조금 큰 것을 샀었는데..

사놓고 별로 사용을 안 하더만 또 샀습니다.

 

노트북도 다 합치면 4개가 넘고, 지금 사용하는 모니터도 있는데..

이유가 있으니 샀겠지만, 마눌에게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하긴, 남편은 마눌에게 먼저 상의를 하는 타입도 아니고,

마눌이 미리 알았다고 해도 남편의 대답은 듣지 못했을 겁니다.

 

워낙 무뚝뚝한 인간형이고, 조용하게 일을 진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남편 새로 산 노트북과 모니터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셋업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책상 위에 2박 3일 동안 나란히 진열되어있던 모니터와 노트북.

 

며칠이 지난 후에 남편이 뜬금없는 말을 합니다.

 

“내 헌 모니터는 동생(시누이) 주려고.”

“왜? 시누이가 달래?”

“아니"
"근데 왜 시누이 준데?”

“그럼 당신 줄까?”

 

좁아터진 집에 내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모니터는 어디에 두라는 이야기인지.. 도대체 생각을 하고 묻는 것인지 원!

 

“모니터를 주면 내가 머리에 이고 있을까?”

“그럼 그냥 동생(시누이)줄까?”

“맘대로 하셔!”

 

동생을 준다고 했던 모니터를 박스에 넣어서 정리를 해 둔 남편.

 

지금은 마눌의 공간이 없어서 모니터를 갖고 싶어도 못 갖는다는 걸 알아챈 것일까요?

 

남편이 이번에 산 노트북은 남편이 사용하는 노트북중 하나와 같은 모델입니다.

6년 전 뉴질랜드 갈 때 남편이 샀던 작은 노트북이죠.

 

 

 

“2년간의 뉴질랜드 생활을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면 마눌 주겠다“ 했었는데.. 돌아와서는 남편은 그 말을 잊은 듯이 살았습니다.

 

마눌에게 새 노트북이 생겨서 마눌도 그 말을 잊었었는데..

이제는 마눌도 새 노트북이 필요하니 이제는 남편의 것을 탐내봅니다.

 

남편의 헌 모니터는 당연히 마눌 용으로 낙찰이 된 거 같고..

남편의 새 노트북을 마눌에게 하사하면 좋겠지만, 그건 무리가 있는 거 같고!

 

마눌에게 필요한건 충전된 배터리만으로도 몇 시간 글을 쓸 수 있는 노트북.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은 배터리가 제구실을 못해서 배터리를 빼고 쓰는 노트북이라 외모가 심히 불량스러워 여행하면서 가지고 다니기는 무리가 있고!!

 

남편이 주겠다고 했던 6년 된 노트북에 새 배터리를 장착되면 마눌에게는 최상의 조건.

 

남편이 주는 모니터는 지금 바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남편의 노트북은 언제나 받을 준비완료.

 

 

남편이 새로 영접한 노트북의 셋업이 끝나면...

마눌에게도 남편의 중고 노트북을 영접하는 영광이 오겠지요?

 

지금 쓰는 노트북보다 더 작고, 가지고 다니기 편한 노트북이라..

더 탐이 나는 남편의 중고 노트북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으시는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별로 반갑지 않은 생일인거 같습니다.

(하늘에 계신 울엄마를 기억 해 드려야할 하루라는것 빼고는...)

 

올해는 미리 생일선물로 뭘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고, 현금 100유로를 외치지도 않았었는데, 어제 남편은 "깜짝선물"을 준비했다고 지나가는 말을 했습니다.

 

설마 남편이 마눌의 생일선물로 중고 노트북을 하사하시는건 아니겠죠?

그럴일은 없을거라 믿지만 현실로 가능한 일이라 떨리는 생일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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