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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피하고 싶었던 시누이의 점심 초대

by 프라우지니 201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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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시누이가 하는 몇 번의 파티.

이번에 올해의 마지막 파티가 있었습니다.

 

시누이가 하는 파티는 준비하기 손쉬운 편입니다.

손님이 온다고 요리를 할 필요도 없죠.

 

시누이의 파티준비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69

외국인 시누이가 준비한 초대음식

 

시누이가 파티를 하면 

오빠 부부 내외는 신경이 엄청 쓰이지만,


우리가 사는 건물을 자기 집처럼 인식하는 

시누이는 신경 쓸 바가 아니죠.^^;

 

저녁에 생일 파티를 하는 시누이의 손님들이랑 

안 마주치려고 신경도  많이 썼고,


자기 전에 세수/이닦기도 부부가 한 번에 

같이 올라가서 해결을 했습니다.^^;

 

주방에 식기 세척기도 있으니 파티를 하면서

 나오는 그릇들은 바로바로 넣어도 됐을텐데..


시누이가 파티를 하고 나면 

그 다음날 주방은 초토화가 됩니다.


어떻게?

 

 

 

아침에 오빠네 내외도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식탁 위가 이 모양이니

 어찌 아침을 차릴 공간이 없습니다.

 

파티를 할 때마다 변함없는 주방의 아침이죠.

 

혼자 쓰는 주방이 아니고 오빠네와 같이 쓰면 

신경을 쓸만도 한데..


막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님 "내 집"이라는 잠재적 인식 때문에?

 

 

 

식탁 위에 공간이 없으면 다른 공간이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싱크대 위도 이 모양입니다.

 

결국 이날 저는 과일이랑 칼을 접시에 담아서 

우리 방으로 내려갔습니다.


방에서 과일을 깎아 먹으면서 아침을 대신했죠.

 

몇 시간 파티를 하면서 나온 그릇들을 

바로 식기세척기에 넣었다면 이 정도는 아닐 텐데..


시누이가 이럴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직 물려받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주신다고 하셨으니..)

“자기 집이라고 텃세를 부리는 건가?”

 

 

 

시누이가 파티를 하면 우리 냉장고는 이렇습니다.

더 넣을 공간이 없는 넘치는 냉장고죠.^^;

 

냉장고를 열어보고 남아있는 고기를 보고 직감했습니다.

 

“이번에도 파티에서 남은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구나..”

 

 

 

시누이가 파티에 사용하는 고기는 다 유리병에 보관을 합니다.

고기에 미리 양념한 것도 아니고, 기름칠을 한 것도 아니죠.

 

유리병에 고기가 있다는 의미는 이번에도 남은 음식을 

식구들이 먹어야 한다는 의미죠.


냉장고를 확인하자마자 남편에게 가서 한마디 했습니다.

 

“남편, 우리 점심은 나가서 먹자.”

“왜?”

“냉장고에 고기 남은 거 보니 

이번에도 시누이 파티에서 남은 음식 먹게 될 거 같아.”

“.....(무언의 거절)...”

 

남편이랑 (식료품)쇼핑 간다고 뻥치고 

쇼핑몰에 가서 점심을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남편이 안 간다고 한지라 

파티에서 남은 음식을 먹어야 했습니다.^^;

 

시누이의 초대를 받고 말이죠.^^;


 

 

아침에 주방에 더러운 상태로 있던 전기그릴기는 

그사이 깨끗하게 씻어서 


엄마네 주방 테이블에 세팅이 됐습니다.

 

시누이가 새로 장만한 그릴기는 위에는 

고기나 야채를 구울 수 있고,


아래의 작은 팬에는 야채에 치즈를 

올려서 녹여 먹을 수 있습니다.

 

파티를 하면서도 음식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는 나름 편리한 기구입니다.


손님 초대도 쉽게 할 수 있는데, 

문제라고 한다면 내 입맛은 절대 아니라는 것.^^;

 

고기를 구우면 상추쌈에 싸 먹으면 딱인데..

서양에서는 고기를 구워 먹어도 야채는 거의 먹지 않죠.

 

그렇다고 시누이의 메뉴에 내가 추가로 

뭘 들고 가는 것도 실례니 그럴 수도 없고!

 

소금이 뿌려진 판 위에 고기를 앞뒤로 구워서 

바비큐 소스에 찍어서 먹고,


판 아래의 작은 팬에는 옥수수, 토마토, 

삶은 감자를 넣고 그 위에 치즈로 덮어서 구워 먹고!

 

사람에 비해서 고기를 굽는 그릴판도 작고, 

그 위에 올라가는 고기들의 양도 작고!



그릴판 아래에서 야채와 

치즈를 굽는 속도도 느리고!

 

느리게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릴판을 중심으로 모여서 수다를 떨죠. 


수다를 떨다가 먹다가 먹고, 

또 치즈를 올린 야채가 구워지는 동안 수다를 떨다가 먹다가..

 

한국식으로 한 상 차려놓고 고기에 상추쌈 싸서 

볼이 터져라 먹으면서 수다가 불가능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기에는 야채를 곁들여져야 맛있는 법인데!

 

고기도 통으로 구워서 썰어야 안에 육즙이 있는데, 

이미 잘게 썰어놓은 건 구워도 푸석합니다. 


푸석한 고기에 소스를 찍어 먹어봐야 맛도 없고 말이죠.

 

초대라는 이름으로 잔치하고 남은 음식 먹어 치우는 이런 일을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저는 시댁을 탈출 할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해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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