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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처음 해 본 시래기 말리기

by 프라우지니 2018.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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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놨던 글입니다. 이때 말렸던 시래기는 지금은 없습니다.

제가 볶아서 다 먹어버렸거든요.^^;)

 

심하게 부지런하신 시아버지는 항상 무언가를 하시면서 시간을 보내십니다.

이른 봄부터 가을이 깊어진 요즘까지 마당에서 사시죠.

 

쌀쌀해서 체감 온도는 겨울인 요즘 아빠가 하시는 일은 엄청 다양합니다.

 

토마토, 파프리카 모종들도 다 정리하셨고, 서리가 내리면 다 망가질 마당의 야채들중 오래 보관 해 두고 드실 것들은 화분에 다시 심어서 실내로 들이고, 마당에 꽃들도 다 정리를 하셨습니다.

 

코스모스같이 아직 꽃이 있는 상태인 것을 뽑아버리는 것이 아깝다고 말씀드리니..

서리 한번 오면 다 쓰레기가 되고, 또 추워지기 전에 미리 정리하신다고 설명 해 주십니다.

 

사과나무, 체리나무들의 위로 뻗은 잔가지들을 다 잘라내셨습니다.

해마다 위에 자라난 부분을 잘라내셔서 나무들은 같은 크기를 유지하죠.

 

왜 해마다 멀쩡한 나무들을 잘라내시는지  이해가 안 갔었는데..

몇 년째 궁금했던 의문점은 엉뚱한 곳에서 풀렸습니다.

 

우리 동네에 해마다 배가 심하게 주렁주렁 달리는 집이 있는데..

배가 너무 많이 달려서 가지가 다 찢어지는데도 관리 못 받은 배나무.

 

올해 보니 작년에 찢어졌던 곳이 죽어버렸습니다.

물론 배도 작년의 반정도 밖에 안 달렸구요.

 

그걸 보면서 시아버지가 하시는 “나무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습니다.

 

“우리 집에 있었음 제대로 관리 받았을 텐데..”하는 마음에 배나무가 불쌍했죠.

마당에 야채를 심고, 나무를 가꾸고 하는 것도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 인거 같습니다.

 

마당에 해마다 다른 작물을 심으시는 아빠가 올해는 무를 많이 심으셨습니다.

앞마당, 뒷마당, 옆 마당에 골고루 심어 놓으셨죠.

 



이곳의 슈퍼에서 파는 무는 단무지용 날씬한 녀석들인데..

아빠의 마당에서 나는 무는 크기도 남다릅니다.

 

마당에 무가 많은지라, 그 무를 드실 때 버리시는 “무청”을 달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마당의 무는 뽑힐 생각을 안 하고 항상 그대로..

 

그러는 사이에 무청은 지나치게 켜져서 완전 “대형 사이즈”가 되어갔습니다.

우거지 하기는 너무 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까지 될 정도였죠.^^;

 


 


 

궁금해서 들여다봤던 무는 기다란 것이 아닌 둥그런 것이고..

색도 내가 아는 하얀 무도 있지만 검은 무, 자주색 무도 보입니다.

 

처음에는 보통 무처럼 보였었는데 안 뽑고 그냥 두니 자꾸만 커지는 것이 불안했습니다.

 

무청이 거대해지니 무의 크기도 거대해지고..

 

처음에는 그냥 무로 보였던 것이 복수박처럼 둥그레지는가 했더니만,

이제는 완전 커다란 수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쯤 무를 뽑으실까 궁금했었는데..

아빠가 무 몇 개를 뽑으시면서 며느리가 부탁한 무청을 한 곳에 모아두셨다가 주십니다.

 

사실은 마당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무인지라 무청을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주십사 했었습니다. 무청으로 우거지를 만들어도 어떻게 조리하는지 모르면서 말이죠.

 

 

 

아빠가 주신 무청은 끈으로 엮었고, 햇볕에 말려야 한다고 하니..

아빠는 창고 처마 밑, 포도덩쿨에 잘 걸어주셨습니다.

 

무청을 걸어놓고 잊고 있었는데..

며칠이 지나고 보니 아주 잘 마르고 있었네요.

 

더 주시면 계속 엮으려고 끈도 길게 만들었습니다.

계속 새로운 것을 추가해서 말릴 수 있게 말이죠.^^

 

사실은 우거지를 만들어도 어떻게 요리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버리기 아까운 마음에 만들었습니다. 우거지 요리가 생각보다 맛있으면 내년에는 직접 말리실거 같아서 말이죠.^^

 

처음에는 무청이 잘 말라서 보기 좋은 녹색이었는데,

처마 밑에 계속 걸어놓으니 노란색으로 바래가고 있습니다.

 

더 노래지기 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

내가 말린 무청 우거지가 근사한 반찬이 될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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