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나에게 일어난 선물 같은 일

by 프라우지니 2018. 12. 2.
반응형

 

 

지난 여름에 내 블로그를 방문 해 주셨던 분이 제 블로그이 있는 글을 사용하고 싶으시다고 “사용 승인”을 요청을 하셨었습니다.

 

전자출판을 배우시는 분이신데 마지막 졸업 포트폴리오를 만드실 예정이라고 하시며,

제 글을 사용하고 싶으시다고 말이죠.

 

별로 특별하지 않은 아낙의 수다인데, 책으로 (연습용이기는 하지만) 출판할 글감으로 생각해주신 것에 감사해서 무조건 OK 했었습니다.

 

블로거로 몇 년을 살고 있고, 그동안 쓴 글도 엄청나지만...

사실 전 제대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기회가 되면 “국문과”에 들어가서 글쓰기를 한번 제대로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이것도 외국에 살아서 쉽지 않아 생각을 접었습니다.

 

중년아낙의 수다를 글로 쓰는지라, 글에서 제대로 된 기승전결이 찾기 힘들고,

시작은 잘 했는데 중간에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오기 일쑤이죠.

 

자신의 글이 엉망임을 알면서도 용감하게 글은 매일 쓰고 있습니다.

“나는 글이 아니라 수다를 떠는 거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사실 글 쓰는 시간은 나에게 힐링하는 시간입니다.

 

주변에 친구가 없어서 외롭고, 내가 사는 곳이 한국이 아니여서 힘들 때도 있죠.

내가 외국인이여서 대우를 받을 때보다 차별을 받을 때가 더 많습니다.

 

밖에서 차별받아 속상하고, 직장에서 은근히 무시당해 짜증나고, (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내가 받는 스트레스, 그리고 남편 때문에 열 받을 때는 나도 풀어야 합니다.

 

나도 열심히 살아보려는 현실이지만, 가끔은 “힘들다” 말하면서 나도 풀고 싶고, 내 하소연에 ‘어깨 톡톡’ 하며 용기를 주는 댓글이 달리면 거기에 힘을 얻어서 또 다시 일어설 힘도 얻죠,

 

가끔 한 아낙의 하소연임을 이해 못하시는 것인지 ..

이상한 악성댓글이 달릴 때도 있습니다.

 

그냥 평범한 아낙의 수다에서 전문 작가가 쓰는 그런 높은 수준에 못 미친다고,

왜 그따위로 생각하고, 그렇게 저질의 글을 쓰냐고 물어 오시면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한 아낙의 수다인데 뭘 어떻게 고급스러워야 하는 것인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그분이 보내주신 그분의 작품입니다.

 

표지 사진은 너무 근사해서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 사진은 내가 올렸던 사진이 아닌 거 같아. 맞나? 아닌가?”

 

제가 따로 드린 정보가 아니라 블로그의  정보를 활용하신지라 조금 틀린 것도 있습니다.^^;

 

남편을 만나서 장거리 연애부터 시작했으니 도합 17년이기는 한데..

장거리 연애한 기간 6년 빼면, 이제 결혼 11년차입니다.^^

 

처음에는 적나라하게 얼굴을 다 보여드렸는데.. 방문자가 늘어나면서 이도 부담스러운지라 언젠가부터 부부의 얼굴을 살짝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쓴 글이 많아지고,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질수록 괜히 자꾸 숨고 싶더라구요. 제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활용하신지라 부부의 얼굴이 다 가려진 상태입니다.

 

 

 

 

이 분이 만드신 포트폴리오에 올라가 있는 내 글은 5편입니다. 목록에 있는 글은 내 블로그에도 있는 글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알아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이웃 블로거들과 그리 원활한 소통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웃 분중 책을 내신 분도 있고, 잡지책에 글을 기고하시는 분도 있어서 부러웠는데..

 

저도 전자 출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 글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전자출판을 배우신 학생께서 “졸업 작품”으로 만드신 책이지만 말이죠.

 

글쓰기가 힐링이라고 해도 가끔은 글쓰기 싫을 때도 있고, 글을 올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글을 쓸 때도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이야 매일 올라오는 글이 하루라도 빠지면 섭섭하시겠지만..

여러분이 단 몇 분 안에 읽으시는 짧은 글도 쓸 때는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글을 써도 5~6편정도 완성하면 잘한 겁니다.

어떤 날은 글 몇 편 쓰지도 않았는데, 벌써 저녁입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이 “하루 종일 뭐 했냐?”고 하면 할 말이 없는 날이죠.

 

나도 글을 쓰면서 하루를 보냈는데, 글쓰기가 돈벌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안일도 아닌지라,  가끔은 집에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는 게으른 마눌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보내주신 이 전자출판 책을 남편에게 보여주면서 자랑했습니다.

 

“이것 봐, 어떤 분이 내 글로 전자출판 책을 만드셨어. 근사하지?”

 

마눌이 말을 걸어도 별 반응을 안 보이는 남편 옆에서 마눌은 참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책을 보고 또 보고, 다시 봐도 기분 좋고!

 

이 책은 저에게 선물이였습니다.

가끔씩 지치는 글쓰기에 힘을 내라고 말이죠.

 

제 글을 골라주시고, 제 글에 또 다른 옷을 입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그분이 졸업 작품으로 만든 전자출판 책이지만,

이리 훌륭하게 만드셨으니 조만간 전문직에서 진짜 책을 출판 하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