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남편이 어디를 가도 마눌은 집에 있었습니다.
남편이 가봤자 거기서 거기이니 궁금하지도 또 가서 할 일도 없는지라..
남편이 먼저 “갈래?” 물어 와도 항상 같은 대답 “싫어”만 외쳤었죠.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남편이 어딘가를 갈 준비를 하면 마눌이 눈을 반짝이며 묻습니다.
“어디가?”
요즘은 남편이 어디를 가도 마눌이 따라갈 이유가 생겼거든요.^^
날씨가 추워지고 있고, 비라도 내리면 자전거 타고 동네 슈퍼 가는 것도 귀찮습니다.
남편이 다니는 키저트레이닝이 있는 건물은 쇼핑센터.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슈퍼마켓이 2개나 있습니다.
이 날도 비가 왔던지라 운동 간다는 남편을 따라 나섰습니다.
남편이 다니는 헬스클럽 건너편에 있는 Hofer호퍼도 구경하고, 시간이 나면, 그 옆에 있는 Spar슈파도 구경하고..꼭 살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시때때로 슈퍼를 자주 갑니다.^^
남편이 운동하는 30여분 동안 슈퍼를 한 바퀴 천천히 돌면서, 물건도 보고 이월상품으로 파는 의류도 천천히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남편이 운동하고 있는 헬스클럽으로 돌아오곤 하죠.
요즘은 동네 슈퍼 대신에 남편을 따라서 드라이브도 하고 장도 보고 있습니다.
마눌이 조금 일찍 쇼핑을 끝내고 헬스클럽 안에 들어와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으면 운동 끝내고 옷 갈아입으러 가면서 어깨를 들썩하며 지나갑니다.
마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인지...
남편은 시시때때로 친구와 테니스를 칩니다. 친구가 남편을 데리러 오기도 하고, 남편이 친구를 데리러 가기도 하면서 차 하나로 움직였었는데..
이 날은 남편이 운동을 갔다가 테니스를 치러 간 관계로 서로 각자의 차를 타고 움직였죠.
남편의 헬스클럽에 따라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들린 테니스장을 마눌이 함께 했습니다.
남편이 운동하고 테니스를 치고 집에 돌아오는 동안 마눌은 침대에 뒹굴 거리면서 단잠으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 이날은 왠지 오전시간을 남편 따라 다녔죠.
두 남자가 테니스 치는 한 시간 동안 중간에 앉아서 오가는 볼을 보면서 목 (왕복)운동이나 할까 했었는데.. 마눌이 쌀쌀한 날씨에 밖에 앉아있는것이 신경이 쓰였는지 남편이 자꾸 몰아냅니다.
“이 운동센터에 탁구도 있고, 여러 가지 운동은 하는 공간이 많으니까 한 바퀴 돌아봐!”
그렇게 테니스장을 쫓겨나서 운동센터를 한 바퀴 돌다가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운동센터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조성이 되어있어서 그냥 산책이나 해볼까 했죠.
내가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것은 한국에서도 많이 봐왔던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뒷산 정상에도 있고, 동네 개천가에도 있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을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하게 보는 운동기구죠.
아무나 아무 때나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운동기구인데..
그걸 여기서 보니 엄청 반갑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이런 선진국스러운 운동기구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이런 기구는 안 들어온 줄 알았었거든요.
도대체 오스트리아에서 어떤 기구를 봤는데, 촌스럽게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운동기구를 보고 신기해 했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375
나를 실망시킨 오스트리아 강변의 운동기구
한국에서야 너무 흔해서 별로 매력이 없던 운동기구였는데..
다 망가진 목재 운동기구만 보다가 이번에 보니 완전 새롭습니다.
그렇게 전 남편이 테니스 치는 시간에 이곳에서 이런저런 운동기구들을 번갈아 가면서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앞으로 테니스 치러갈 때 내가 시간이 있음 나도 데려가.”
“왜?”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대박 운동기구를 만났어.
당신이 한 시간 테니스칠때 나도 운동하러 오려고..”
마음 같아서야 이 운동기구가 있는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고 싶지만..
우리는 임시로 이곳(린츠)에서 살고 있으니 이곳으로 이사 오기는 힘들죠.^^;
테니스 치러 간다는 남편을 따라 이곳에 운동하러 온 첫날입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요리용 알람시계”도 준비 해 왔습니다.^^
각 기계마다 5분씩 정해놓고 운동을 할 생각으로 말이죠.^^
운동 기계 중에 내가 제일 처음에 한 것은 옆구리 운동 심하게 하는 흔들기.
두 발을 모우고 옆으로 그네타는 것처럼 열심히 좌우로 흔들어댔습니다.
옆구리에 있는 지방들이 떨어져 나가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심정으로 말이죠.^^
한국에 있는 기계보다는 조금 더 유아적으로 보이는 색상이지만 그렇다고 아이들 놀이터는 아닙니다. 이 기계들은 14세 이상의 사용하라는 일종의 경고문도 있습니다.
내가 봤던 운동기구는 나무 재질이고, 다 망가져서 사용도 불가능한 것만 봤었는데..
여기도 철제 운동기구가 있었네요.
간만에 몸을 좌우로 흔들어주니 옆구리 보다는 팔이 조금 땡기는지라..
바로 팔운동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측의 파란색 기구만 봤었는데, 여기는 양손을 동시에 흔들 수 있는 기구도 있는지라, 두 손을 좌우로 열심히 5분 동안 휘저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것과 비슷한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고, 새로운 것도 있는데..
양손을 동시에 젓는 운동기구는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
오십견 조심해야할 중년아낙에게 딱 맞는 운동기구입니다.^^
팔운동 끝내고는 바로 등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좌측의 기구에 검은 손잡이가 뒤로 가게 앉아서 누으면 검은 부분이 뒤로 내려가면서 등을 마사지해주고, 다시 제자리로 올 때 뱃살운동도 제대로 되는 기구입니다.
나는 이 기구를 사용할 때 완전히 뒤로 눕다시피 했는데,
다른 사람이 하는걸 보니 조금 다릅니다.
기구 사용법을 그냥 말로 설명을 해놓은지라,
해석하기 따라서 조금씩 다른 운동법이 되는 모양입니다.^^
좌측의 기구를 끝내고는 바로 우측의 기구로 넘어왔습니다.
이건 한국에서 해본 적이 있습니다.
앉아서 두 다리를 발걸이에 올리고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기구죠.
여기는 몸을 좌우로 트는 트위스트 기구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서 몸을 좌우로 트위스트 하는 기구만 봤었는데..
여기는 자전거처럼 생겨서 앉아서 할 수 있는 기구도 있습니다.
서서하면 다리가 아픈 사람들을 위한 용도인지는 잘 모르겠고,
서서 하는 거랑 조금 다른 부분이 운동이 될까싶어서 2개 다 했습니다.
여기서 만난 대박 기구는 이겁니다. 이건 한국에서 못 본 종류입니다.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는데, 생각보다 기구가 휙휙 돌아갑니다.
문제는 한사람이 운동을 하면 그 반대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마음이 안 맞으면 함께 운동하기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헬스클럽에서 이런 비슷한 기구를 해봤는데.. 그건 정말 힘이 많이 들어가고 몇 번만 휘저어도 숨이 차던데, 이곳에 있는 건 허공에서 걷기 운동하는 기구처럼 아주 쉬어 가뿐하게 5분 했습니다.
기구 중에 내가 제일 오래한 것은 자전거 타기.
관절운동은 걷기보다 무릎에 무리가 덜 가는 자전거타기가 왔다죠.
집에서 강도를 조정해서 타면 빡세게 힘든 자전거타기인데..
여기는 페달을 밟는 것이 겁나게 쉬웠습니다.^^
파이널을 장식한 것은 우측의 팔운동과 좌측의 허공걷기.
팔운동은 너무 높고 힘이 들어서 한 개도 힘들었는데..
의자방향과 반대로 앉아서 운동기구를 하는 할배가 계셨습니다.
그분이 가시자마자 나도 그분이하셨던대로 거꾸로 앉아서 해보니...
제대로 앉아서 할 때 보다 쉽습니다. 그래서 10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고나서 팔이 덜덜 떨리기는 했지만 말이죠.^^;
마지막은 허공을 5분 걸으면서 힙업에 신경 썼습니다.
남편이 테니스 볼 따라 한 시간 열심히 뛰어다니는 동안 마눌도 신선한 공기마시면서 이곳에서 기구들 사이를 누볐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기구라 한두 번 정도 해보는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1시간 빡빡하게 이 기구들로 근력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을 끝내고 테니스를 끝내고 온 남편에게 마눌이 한 한마디.
“나도 근력 운동 1시간 빡세게 했어.”
앞으로도 남편이 테니스 치는 동안 마눌은 근력운동이 가능하니,
시간만 허락한다면 계속 따라 다녀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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