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휴가”는 쉬는 시간입니다.
해변에서 자고, 수영하고, 굽고, 또 자고, 수영하고, 굽고..
이렇게 며칠, 아니 몇 달도 보낼 수 있는 타입이죠.
마눌이 원하는 휴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지라,
대부분의 여름휴가는 마눌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마눌은 해변에서 하루 종일 누워서 뒹구는 거 보다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면서 부지런히 구경하는걸 좋아하거든요.
마눌이 가고 싶다는 “두브로브닉(크로아티아), 코토르(몬테네그로) 여행"을 계획할 때, 남편은 마눌의 여행에 자신의 스타일을 첨부했습니다.
“운전은 하루 2~3시간 정도만!”
오전에 이동하고, 오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변에서 수영하고 놀겠다는 계획이었죠.
남편의 계획에 마눌은 자신이 보고 싶은 지역(Nin 닌, Ston 스톤)을 숙박지로 끼워 넣었으니 부부가 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된것도 같습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두브로브닉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머물기로 했습니다.
남편의 조건인 “하루 2시간 정도의 운전거리”에 해당하는 거리였죠.
남편이 이 지역의 캠핑장에서 머문다고 했을 때 마눌은 무조건 OK 했습니다.
캠핑장 가는 길에 마눌이 보고 싶다는 “Ston 스톤”이 있으니..
오가는 길에 한번쯤은 구경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말이죠.^^
우리가 머문 캠핑장이 있는 곳에서는 Mljet 믈리에트 섬으로 가는 페리도 있는 곳입니다.
차량을 페리에 싣는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한 30유로.
다음에는 차타고 페리타고 믈리에트 섬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섬이니 남다른 볼거리가 있을 거 같아서요.^^
우리가 머문 곳은 Preparation 프라프란트노.
유명한 관광지인 스톤과 말리스톤을 지나쳐야만 갈 수 있는 곳이죠.
내가 보고 싶은 Ston스톤을 오며가며 거쳐야 하니 무조건 OK했습니다.
난 보고 싶은 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스톤은 가는 길목에 있으니 한두 시간 구경하기도 쉽죠.
그래서 이 캠핑장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그래!”했었는데..
역시나 캠핑장을 고르는 남편의 취향은 탁월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우리가 머문 프라프란트노 캠핑장의 항공사진입니다.
해변도 근사하고, 해변 옆에 자리하고 있는 캠핑장도 꽤 근사한 곳이었습니다.
가격 또한 저렴해서 이번 여행에 내려가며 1박, 올라오는 길에는 2박을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오래 머문 캠핑장이죠.^^
프라프란트노 캠핑장은 올리브 나무가 무성한 곳입니다.
이곳에 들어서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예전에 올리브나무 농장이었나봐..”
농장이었던 곳인데, 올리브 농사보다는 관광객을 받는 캠핑장이 더 남는 장사이니..
급 전환을 한 것 같은 그런 비주얼입니다.
항공사진으로 보면 해변보다 더 큰 크기의 캠핑장인데..
지금은 성수기가 지난 9월이어서 그런지 캠핑장은 한가합니다.
한여름 성수기에는 번호표가 발행되고, 자신에게 지정된 자리에 머물러야 했지만..
지금은 비수기에 들어가는 시기인지라 우리는 아무데나 주차가 가능했습니다.
아무데나 마음에 드는 나무사이에 주차를 하면 우리만의 공간이 되는 거죠.
고르고 골라서 우리는 올리브 나무 사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캠핑의자와 테이블을 세팅하고, 빨랫줄을 걸면 하룻밤 묵어갈 준비 끝!
자! 오늘은 이곳이 우리 집입니다.^^
가스통 꺼내서 가스레인지에 연결하면 테이블 옆으로 주방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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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은 남편이 갑자기 호기심 많은 초딩이 돼서 한동안 이 놀이를 하고 놀았습니다.
우리가 자리 잡은 근처에 개미집의 입구가 있었습니다.
개미들이 바쁘게 오가면서 먹을 것을 나르느라 분주한 곳인데..
남편은 개미들이 다니는 길에 빵 부스러기를 놓고는 개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지켜봤습니다. 일부러 큰 조각을 떨어뜨려놓고는 개미들의 반응을 아주 흥미 있게 봤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는데...
남편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보다보니 이것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남편 따라 나도 초딩이 되어가는 것인지..
이곳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믿게 만든 시설 중에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의 캠핑장을 다녀봤지만, 이런 시설은 처음입니다.
소리까지 윙~하고 나는지라 처음에는 “뭐지?” 했었습니다.
자! 목욕탕에나 있을만한 이것의 용도는 무엇일까요?
여기서 기계음이 나는 것을 봐서는 목욕탕처럼 옷을 넣는 용도는 아닌 것 같고..
알쏭달쏭한 이 시설의 용도는 캠핑장의 입구에 있는 안내에 가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업소용 냉장고였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음식이 빨리 상하니 캠핑 족들이 자신의 음식을 대여한 칸에 넣고 보관을 하는 거죠. 보다보다 이런 시설은 처음이라 엄청 신기했습니다.
작은 캠핑장 같은 경우는 그냥 냉장고에 여러 사람의 음식을 같이 넣기도 하는데..
크로아티아의 대형 캠핑장에는 이렇게 생긴 다양한 대여용 냉장고가 있습니다.
우리가 자리한 곳은 편의시설과 멀지 않아야 합니다.
저기 올리브 나무 뒤로 보이는 빌딩이 바로 편의시설이죠.^^
저기에 샤워장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그릇을 씻을 수 있는 싱크대도 있고,
레스토랑과 슈퍼도 있습니다.
조금 외진 캠핑장에 식당과 슈퍼가 있다는 말인즉,
성수기에는 이곳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머문다는 이야기죠.
편의시설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남자와 여자로 나뉜 공간에는 화장실과 샤워 실이 있고,
그 옆으로는 설거지와 빨래가 가능한 공간이 있습니다.
단순한 시설이지만, 몇 백 명쯤은 거뜬히 머물 수 있는 시설입니다.
커다란 편의시설 건물이 2개나 있으니 말이죠.
캠핑장 안에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캠핑 여행을 한다고 해서 외식을 안 하는걸 아닌지라, 저녁마다 이곳은 만원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도 이번 여행의 첫 외식을 이곳에서 했네요.
평소 캠핑여행을 하면 외식은 마지막 날 저녁이나 한번 하는 정도인데.. 이번에는 마눌이 “식비”를 책임진다고 해서 그랬던 것인지 꽤 많은 외식비 지출이 있었습니다.^^
외진 캠핑장 안에 딸린 식당이지만, 음식은 꽤 훌륭하고 나름 저렴한 편이였습니다.^^
이곳에서 우리 부부가 먹었던 음식은 다음에 올라올 포스팅을 기대하시라^^
마눌을 위한 여행이면서 남편이 위한 여행이 되는 순간입니다.
남편이 해변에서 즐기는 시간이죠.
캠핑장 바로 앞에 있는 해변이라 사람들은 대부분 다 캠핑장에서 머무는 사람들입니다.
9월인데도 햇볕은 한여름 땡볕 같아 9월에 느끼는 한여름 땡볕이었습니다.
남편은 오후 내내 이곳에서 수영을 즐겼고,
마눌은 오후 내내 해변을 오가거나 바다에서 수영하는 남편을 지켜봤습니다.
이곳의 해변이 얼마나 맘에 들어서 남편은 떠나는 것이 아쉬웠던지 캠핑장 첵아웃시간인 11시가 다 되도록 이곳에서 수영을 했습니다.
의자에 수건을 걸어놓고, 옷이랑 신발도 벗어놓고 마눌보고 지키라고 했는데..
잃어버려도 그만인 물건들이라 마눌은 마눌대로 혼자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해변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마눌은 앉아서 남편 옷이나 지키고 있는 것보다는..
어슬렁거리면서 주변 구경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특히나 바다에 오면 바다 속 관찰하는 것도 새로 취미 중에 하나입니다.
바다 속에는 항상 먹을 것이 있으니 말이죠.^^
저기 보이는 해변 바로 뒤가 캠핑장이죠.
해변의 좌, 우로는 숙박업소들도 몇 개 있습니다.
캠핑장서 슬슬 걸어 나오면 바로 해변이라 수영과 선탠이 목적인 사람에게는 딱입니다.
해변에는 나무가 한그루도 없어서 땡볕을 바로 받을 수 있죠^^;
성수기에는 캠핑장과 좌,우 숙박업소에 머무는 사람들이 몇 백 명은 족히 될 텐데..
해변이 너무 작지 않나 싶었던 마음은 해변 옆으로 산책을 가면서 사라졌습니다.
해변 옆으로 따라서 바위들이 이어지고, 바위 위로는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지라,
땡볕이 싫은 사람들에게는 딱인 장소입니다.^^
바다 속에 뭐가 있는지 찾다가 발견한 이곳의 보물입니다.
이곳의 바다에는 성게가 있습니다.
해변에는 없는데, 옆으로 바위를 따라서는 성게들이 꽤 많습니다.
일단 성게를 알고, 성게알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성게을 열어야 하는지는 모르죠.^^;
그래도 궁금한 마음에 성게를 하나 건져다가...
조금 무식한 방법이지만 돌로 쳐서 성게를 뽀갰습니다.
그 안에 정말로 노란 알이 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죠.^^
아직 알을 품을 정도가 아닌 아기 성게인 것인지..
아님 아직 알을 품는 철이 아닌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내가 생각한 노란 알은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찍은 프라프란트노의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우측으로 해변이 보이고, 정면으로는 숙박업소(인지 가정집인지)가 보이고 있습니다.
해변에 집은 몇 채 안되는데 해변에는 꽤 많은 작은 배들이 정박중입니다.
대부분은 고기를 잡는 작은 어선이죠.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배를 타고 나가는지 확인 해 봤습니다.
낚시 좋아하는 남편이 이번 기회에 작은 어선을 타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어부를 만나야 말이나 걸어보면 그런 기회라도 잡을 수 있을 텐데..
(다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인 것인지...)
이곳에 와서는 배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와서 급하게 차타고 가는지라,
작은 어선을 타는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 보지도 못했습니다.^^;
캠핑장 안에서는 개미들을 탐구 할 수 있고, 캠핑장 밖의 해변에서는 땡볕 선탠도 가능하고,
성게를 따라서 바위 산책도 가능한 이곳의 가장 매력적인 점이라고 한다면..
저렴한 숙박비.^^
우리가 이곳에서 지불한 숙박비는 105쿠나(15유로 선)
풍경도 근사하고 가격 면에서도 꽤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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