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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크로아티아 이야기

우리 부부의 휴가 첫 외식, 오징어구이와 홍합

by 프라우지니 201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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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크로아티아 여행기”를 찾아보면 좋은 곳에서 주무시고, 비싼 것으로 한 끼를 드셨던 분들의 글들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만,

 

우리부부는 호텔이 아닌 캠핑장에서 잠을 자고, 외식도 비싼 레스토랑이 아닌 캠핑장에 딸린 식당에서 해결합니다.

 

럭셔리하고는 거리가 있는 “서민 휴가”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이번 휴가를 가면서 남편이 마눌에게 물었던 한마디.

 

“당신은 얼마 낼 거야?”

 

남편이 기름 값에 두브로브닉과 코토르에서는 숙소까지 잡았으니 마눌에게 협찬을 받고 싶었던 모양인데, 마눌은 자기가 내고 싶은 품목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내가 외식은 책임 질 께! 200유로 한도 내에서!”

 

단순한 생각에 외식 한번에 20유로 잡으면 10일 동안 가능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마눌은 “외식비”만 라고 못을 박았으니 말이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번 2주간의 휴가에 마눌도 남편 못지않은 지출을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남편은 현지 화폐가 필요한 지출은 다 마눌이 하게했습니다.

 

마눌에게 현지 화폐인 쿠나를 ATM에서 빼주고, 나중에 마눌에게 유로로 돌려받았는데..

휴가가 끝나고 마눌은 남편에게 350유로가 넘는 유로를 줘야 했습니다.^^;

 

예산은 200유로였는데, 150유로이상의 추가지출이 있었지만,

즐거운 휴가를 보냈고, 외식도 자주했으니 만족합니다.^^

 

우리부부의 첫 외식은 휴가 3일차에 있었습니다.

캠핑장에 딸린 식당에서 말이죠.

 

 

 

어디를 가나 물이 맥주보다 훨씬 싼 것이 정상인데, 여기서는 조금 이상했습니다.

맥주가 싼 것인지, 물이 비싼 것인지..

 

물 500ML가 15쿠나(2유로) 인데, 맥주와 같은 용량이 20쿠나(2,8유로).

 

오스트리아에서 맥주는 3,50유로 합니다.

하지만 물은 수돗물을 마셔도 되는데.. 2유로씩이나 내기는 아깝죠.

 

 

 

괜히 (비싼) 물을 시키기는 억울해서 마눌도 맥주를 시켰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조금 홀짝대다보면 남편이 나머지를 책임질 꺼라 생각하고 말이죠.

 

마눌이 맥주를 시키니 남편이 놀랐습니다.

마눌이 안 마시던 알코올을 마신다니요??

 

남편은 마눌이 맥주를 시킨 이유가 많이 웃겼던 모양입니다.

물 가격이 비싸서 맥주를 시켰다니..

 

이날 일기를 보니 이날 식당에 오기 전에 부부가 한바탕 했었네요.

마눌이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자고 했는데..

남편은 식당에 오기 바로 전에 인스턴트 파스타 2인분을 끓였습니다.

 

배가 고프면 마눌이 정한 시간보다 조금 더 빨리 식당에 가자고 해도 되는 일인데..

자기배 가 고프니 마눌에게 아무 말 없이 물에 인스턴트 파스타를 그냥 부었습니다.

 

그래서 마눌한테 한바탕 폭풍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니 왜 그래? 내가 식당에 가서 저녁 먹는다고 했잖아.”

“.....”

“파스타 다 먹고 배불러서 식당에 갈 수 있겠어? 그냥 가지마. 파스타 먹고 땡쳐! ”

“아니야, 식당가서도 먹을 수 있어.”

“배가 그렇게 고팠남? 그걸 못 참아서 파스타를 삶아?”

“.....”

“왜 그래?”

 

 

 

남편과 24시간 붙어있으면 더 많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휴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죠.

 

 남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마눌은 마눌 생각대로 움직이고.

이래서 부부사이가 항상 삐거덕 거립니다.

 

남편은 파스타 2인분을 해치우고 부른 배를 안고 마눌과 식당에 왔습니다.

 

“그냥 차에서 잠이나 자! 나 혼자 가게!”

 

마눌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는 따라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죠.^^;

평생 살아도 절대 바뀌지 않을 남편의 성격이지 싶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홍합요리를 시켰습니다.

남편이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오면 매번 시키는 요리는 같습니다.

 

홍합!

홍합을 다 먹고 남는 국물에 빵 찍어먹는 것을 무지하게 좋아하죠.^^

 

이 식당에서 나오는 홍합은 유난히 큰 양푼 사이즈로 나오길레 엄청 기대를 했습니다.

세수를 해도 될 만한 사이즈의 볼이 식탁에 올라온 건 처음이었습니다.

 

맥주 두 잔을 마시면서 홍합이 먼저 나온지라 부부라 둘이서 열심히 먹는데..

홍합이 작아도 너무 작은 사이즈인지 살이 별로 없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남편이 파스타 2인분으로 배를 채워서 왔기에 다행인 양이었습니다.

홍합 껍데기는 산더미인데, 배는 안 부른 그런 짜증나는 저녁일 뻔 했습니다.^^;

 

 

 

크로아티아에 오면 남편이 자동적으로 홍합을 먹듯이..

마눌은 오징어를 먹습니다.

 

오징어보다는 한치에 가까운 사이즈 4~5 개에 사이드로 나온 것은..

삶은 감자와 mangold 망골트(사료용 사탕무)잎을 넣어서 만든 샐러드?

 

망골트를 영어로 찾아보니 swiss Chard, “근대”로 나오네요.

망골트가 근대같이 생기기는 한 거 같습니다.

 

시금치 같은 비주얼이지만 맛은 시금치와는 조금 다른 것이 망골트입니다.

 

이렇게 요리하는 오징어는 사실 오스트리아의 식당에서도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오스트리아는 근처에 바다가 없어서 생물이 아닌 냉동오징어를 쓰지만 말이죠.

 

전에 식당의 주방에서 일할 때 이 요리의 과정을 본적이 있습니다.

오징어를 깨끗이 씻은 후에 키친타월로 물기를 다 닦아내야 합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는 오징어를 일단 앞뒤로 구운 다음에 꺼내기 직전에..

마늘, 소금, 후추가 추가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입니다.

 

어떻게 하는 줄은 아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직접 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생물 오징어를 살만한 곳이 없어서 말이죠.^^;

 

 

 

부부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메뉴를 싹 비웠습니다.

서로 자기 음식만 먹은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이 나눠먹었죠.

 

모든 그릇들이 깨끗합니다.

오징어도, 홍합도, 빵에 맥주 2잔까지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식당에 가면 1인 1메뉴를 시키는지라, 남기고 오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식당에는 리조또도 있었는데..

재미있는 건 리조또는 메인 메뉴가 아닌 “핫 사이드 메뉴” 라는 것.

 

홍합리조또(50쿠나), 먹물리조또(60쿠나) 같은 메뉴도 있었는데..

우리 부부가 주로 먹는 메뉴가 아니어서 패스~

 

그런데 리조또가 사이드 메뉴라면 메인은 뭘 시켜야 할까요?

생선구이를 시켜야 했나?

 

여러 가지 생선들이 구워져 나오는 접시는 1kg에 220쿠나.

흰살 생선에 근대와 삶은 감자를 섞은 샐러드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크로아티아를 10년 아니 15년 정도 자주 다니고 있지만,

식당에서 한 번도 이걸 시켜본 적은 없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시키는 것들을 본적은 있으니 비주얼만 알죠.

솔직히 kg당 4만원이나 하는 생선구이가 땡기지는 않습니다.

회라면 또 모를까!

 

우리가 크로아티아를 평생에 한번 갔다면 호텔서 자고, 비싼 요리도 시켜 먹을 수 있지만, 매년 가고, 너무 자주 가는 곳이어서 그런지 비싼 거보다는 우리가 잘 먹는 거 위주로 시킵니다.^^

 

저는 식당에 가면 무조건 오징어를, 남편은 홍합을 시키죠.^^

 

우리부부는 이 식당에서 맥주 2잔(40쿠나)과 오징어 구이(65쿠나) 그리고 홍합(50쿠나)를 먹고,  155쿠나 나온 영수증에 5쿠나 더해서 160쿠나(22유로=28,600원)를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식당이 야외에 있어서 하루살이들이 맥주로 다이빙을 하는지라 몇 마리 건져내야했고,

식사를 하는 동안 모기들에게 헌혈은 해야 했지만, 나름 괜찮은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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