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슈퍼마켓에 갔다가 세일하는 야채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잘 안사는 야채류인데 “세일”에 훅 가서 사온 거죠.^^
사실 어떻게 해먹는지 모를 때는 호기심에 샀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야채였거든요.
지금은 한국에도 유럽의 야채들이 많이 들어와서 알려졌겠지만..
제가 이 야채를 처음 본 것이 10년도 전의 일이니 그때는 생전 처음본거였습니다.
어떻게 조리하는지는 모르지만..
양배추랑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왠지 쉽게 요리를 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무작정 사다가 내가 아는 방법으로 대충 만든 요리는 실패였습니다.
그 후로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 야채가 됐죠.
어떻게 요리했는데 실패를 했냐구요?
인터넷에서 캡처
사진의 요리처럼 미니양배추를 저렇게 칼로 잘라서 야채랑 같이 볶았는데..
이건 뭐 양배추같이 생기기만 했지 맛도 조금 다르고,
내가 너무 오래 볶아서 그런 것이지, 양념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겁나게 맛없는 반찬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봐도 안사는 야채“로 구분이 되어버렸던 ”미니양배추.
여기서 잠깐!
한국어로 미니양배추 혹은 방울양배추로 불리는 이것은..
영어로는 “Brussel Sproouts 브루셀 스프라우트” 로 불리고!
독일어로는 “Kohlsprossen 콜슈프로센 혹은 콜스프로센“ 불립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26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37-남편이 원하는 생일날의 풍경”에서 캡처
내 요리재료에서 삭제된 이 미니양배추 요리는 뜻밖의 곳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내가 했던 요리법과는 전혀 다른 모습과 전혀 다른 맛으로 다가왔죠.
우리가 머물고 있던 캠핑장 주인인 독일아저씨가 남편의 생일이라면 준비 해 주신 음식.
음식 중에 바로 그 “미니양배추”가 있었습니다.
내가 요리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말이죠.
안이 너무 단단해서 절대 익지 않을 거 같아서 나는 다 조각을 냈었는데..
아저씨는 미니양배추를 통째로 볶았는데, 안까지 잘 익었습니다.
이때 알았습니다.
볶기 전에 미리 데쳐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낸 미니양배추였는데...
며칠 전 슈퍼에 갔다가 “세일”하길레 덥석 한 봉지를 집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일단 사오기는 했고, 데쳐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는 있는데..
얼마나 데쳐야 하는지는 모르는지라 인터넷 검색을 해야 했습니다.
미니양배추는 독일어로 콜스프로센 혹은 Rosekohl 로젠콜“로 불리고,
겨울에 나오는 겨울야채라고 합니다.
미니양배추는 생각보다 꽤 오래 데쳐야 한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겉잎을 정리하고 깨끗이 씻은 후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상태에서 15분~20분정도 데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를 꺼내서 익은 상태를 확인하라나요?
“20분이나 데치면 다 뭉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5분 데쳤습니다.
미니양배추를 데치고 있는 동안, 프라이팬에 기름을 준비하고 편 마늘을 볶았습니다.
거기에 15분 데쳐서 물에 헹군 미니양배추를 골인~ 시켰죠.
조리법에는 소금, 후추, Muskatnuss 무스캇누스 (육두구 열매)를 갈아 넣으라고 했는데..
우리 집에 없어서 저는 제일 만만한 Kuemmel 큄멜(카룸,캐리웨이)를 넣었습니다.
이것이 소화를 돕는데 일조를 하고, 또 남편이 좋아하는 허브거든요.^^
요리가 끝난 후에 남편 몫으로는 딱 5개만 담았습니다.
안 먹겠다고 이미 못을 박고 갔지만..맛이나 보라고 말이죠.
남편은 자기 식성대로 직접 요리를 하고, 또 자기 요리가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 인간형인지라 마눌이 요리해서 바쳐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짜증을 내기도 하죠.^^;
안 먹겠다고 했지만, 갖다 주니 얼른 받아서 먹습니다.
맛없으면 한 개만, 아니 반개만 먹고 얼른 마눌에게 접시를 돌려줬을 텐데..
맛이 있는지 잘 먹길레 주방으로 돌아왔죠.
혹시나 싶어서 “더 주까?” 했더니만..
“응, 5개만 더 줘!” 이건 맛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맛있다”는 말을 안 하는 남편이 “더 달라”고 하는 건..
“겁나 맛있고, 내 입맛에 딱이다!”라는 걸 함께 산 세월이 있으니 이제는 알죠.^^
남편에게 주고 남은 미니양배추 볶음은 저의 저녁 반찬이 됐습니다.
어쩌다보니 누룽지에 무생채와 미니양배추 볶음으로 채식을 했네요.^^
양배추를 다듬으면서 떨어진 잎들도 다 이용했습니다.
양배추 데치는 15분이 끝나갈 무렵에 (떨어진) 잎들을 넣어서 데쳐, 함께 볶았습니다.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남긴 5개의 미니양배추 볶음.
주방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미 두 번이나 먹은지라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 남편의 한마디.
“내가 내일 먹을 테니 냉장고에 잘 넣어둬!”
흐흐흐 정말 맛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세 번이나 먹겠다고 하는걸 보니 말이죠.^^
이건 남편에게 “칭찬”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고로 “미니양배추 볶음은 남편이 칭찬한 요리”인거죠.^^
생각보다 쉬운 조리법인데 맛도 있는 미니양배추.
이제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는 줄 알았으니 올겨울은 자주 해 먹게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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