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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흔한 동네잔치

by 프라우지니 201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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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주택 단지 내에는 해마다 동네 잔치를 합니다.

 

지금은 시댁에서 살고 있으니 시댁 동네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동네잔치를 보는 첫 해는 “특별한 이벤트”인 가부다 했었는데..

해마다 열리는걸 봐서는 연례행사인 모양입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어떻게 생긴 동네인데 잔치를 하나?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우리 동네를 소개하자면.. 오스트리아의 흔한 개인 주택 단지입니다.

 

건물들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생겼으니..

우리나라의 예쁜 주택단지를 상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행정상으로는 시외로 분류가 되지만,

교통편으로 보자면 린츠 시내요금이 적용되는 나름 다니기 편리한 지역입니다.

 

남편도 이곳에서 태어났고, 시아버지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고 하니..

이 단지는 꽤 오래 전에 조성이 된 거 같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살던 사람들은 다 돌아가시고,

그 후손이 살던가 아님 주택을 사서 이사 온 사람들이 살고 있죠.

 

시아버지께 여쭤보면 어떤 집에 누가 살고,

전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 말씀 해 주십니다.

 

몇 십 년을 살아오신지라,

(매일 보며 인사를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많이 알고 있습니다.

 

우리 옆집 같은 경우도 전에는 할매 한분이 사셨다는데,

후손이 없으셨는지 여조카가 물려받았습니다.

 

공짜로 주택을 얻는 여 조카는 헌집을 헐어버리고 대대적인 공사를 해서,

지금은 현대식 2층 건물의 주택이 됐죠.

 

개인주택 단지이고, 기본적으로 건물에 딸려있는 땅이 넓어서인지..

위성사진으로 보면 수영장이 있는 집들이 꽤 됩니다.

 

우리 앞집에도 수영장이 있다는 건 위성사진을 보고 알았습니다.

대부분 건물이 앞쪽에 있는지라 뒤쪽 마당에 뭐가 있는지는 안보이거든요.

 

 

 

 

우리 동네에서 잔치를 하는 날입니다.

 

잔치가 벌어지는 골목을 이렇게 막아버리면 잔치준비 끝이죠.

잔치 때문에 불편을 겪은 사람들은 알아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단지 내에서 하는 잔치이니 이런 불편함 쯤은 이해하라는 이야기죠.

 

문제는 우리 집은 잔치 현장에서 아주 가까운지라 골목의 양쪽이 이렇게 막힌 상태였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도 다른 골목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동네잔치인데 100명이상은 수용이 가능합니다.

일단 대형 텐트가 들어서고, 그 안에 테이블/의자들이 들어차죠.

 

우리 옆집이 동네잔치를 주관하는지라 전기도 다 옆집에서 끌어다 씁니다.

 

동네잔치를 하면 보통은 "공짜음식"이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스트리아의 동네잔치는 다 사먹어야 합니다.

 

 

 

동네 잔치인데, 규모는  결혼식 피로연장 같습니다.

 

대여 텐트에 대여 테이블/의자를 기본으로,

하루 종일 악대들이 연주하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악이 들리고!

 

저녁에는 DJ인지 아님 가수 겸 사회자인지 모를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잔을 들어라~ 마셔라~ 원샷 해라~”

 

10분 단위로 이런 노래를 자주 불러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게 충동을 하죠.

 

잔치는 딱 하루 동안 하는데, 새벽 한두 시가 넘도록 음악소리 들리고,

하루 종일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우리 집 창문에서 보이는 잔치현장입니다.

 

주택 단지에서 하는 거라 얼마나 오겠나 싶었는데,

하루 종일 사람들이 오고, 가고, 마시고, 엄청 바쁜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창문으로 보기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그냥 지나치지만,

저도 첫 해에는 얼떨결에 텐트 안에 들어갔었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이익금은 단지 내 들어오는 상수도 관련 모임에서 관리한다고 했었는데..

단지 내 관련된 모임이여서 그런지 단지 내에 사는 사람들이 다 참석하는 모양입니다.

 

단지 내에 들어오는 상수도가 전에는 다른 곳에서 왔는데,

최근에는 린츠 시내에서 들어온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고!

 

뭐 이런 일들도 결정하는 모양입니다.

 

 

 

동네에서 하는 잔치인데 참석자들은 돈을 내고 사먹어야 하는 잔치.

 

이곳에서 판 음식의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서 잔치가 끝난 다음날 새벽에 나가봤습니다. 포스팅을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 말이죠.

 

음식이나 음료 가격은 일반 식당에서 파는 것의 절반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마시는 맥주나 와인은 조금 더 비쌌지만 말이죠.

 

식당에서 맥주 500ML정도는 3.50유로정도에 마시는데 여기서는 2.50유로.

라들러(맥주에 레모네이드 혹은 환타  반 섞은)도 맥주와 같은 가격.

 

왜 맥주가 이리 비싼가 자세히 보니..

이곳에서 파는 맥주는 저도 아는 맥주입니다.

 

도대체 어떤 맥주인데?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68

바람직한 오스트리아 성당의 기증방법

 

커피와 (집에서 만들어 온) 케이크는 1,50유로로 카페의 절반 가격.

 

한 끼 식사로 가능한 구운 소시지, 돼지고기 구이, 구운 치즈들은 저렴하게 3유로~5유로 수준으로 먹을 수 있는걸 보니 나름 최소한의 이익만 취한 거 같습니다.

 

이렇게 저렴한 줄 알았다면 시부모님 모시고 가서 저녁 외식을 해도 좋을 뻔 했습니다.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도 됐는데 말이죠.

 

내년에도 우리가 이곳에서 살고 있다면, 그때는 시부모님, 남편과 함께 가서, 간단한 한 끼와 더불어서 이곳의 작은 양조장에서 제조한 유효기간이 짧은 맥주를 한번 마셔봐야겠습니다.

 

동네잔치에서 나온 이익금은 동네 상수도관련 모임에서 유용하게 쓰일 테니..

아깝지 않은 지출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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