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교나 그 종교를 믿는 교인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에 헌금이나 기증을 합니다.
금액이 신앙의 척도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종교도 있는지라,
되도록 많은 금액을 해야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구요.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바람직한 형태의 기증을 만났습니다.
교회나 성당을 건축이나 재건한다면 교인들은 공사에 필요한 금액을 담당해야합니다.
그리하여 이름 붙여진 헌금 “건축헌금”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교인들이야 쉽게 낼 수 있는 이름의 헌금이지만, 살기가 빠듯한 교인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헌금도 사실 교회를 멀어지게 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아닐까싶은 것이 단순한 아낙의 생각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스트리아(유럽)은 천주교인들에 한해서 “교회세”라는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수입중 1%라고 주어들은 거 같은데..
이것도 금액으로 따지면 1년에 몇 십만원 되는 돈입니다.
이 돈을 “울며 겨자먹기” 로 내는 이유는..
나중에 자신이 묻힐 땅 한 쪼가리 못 얻을까봐!
“교회세”를 내지 않으면 나중에 죽어서도 자신이 묻힐 땅을 얻지 못 합니다.
물론 평생 교회세를 잘 낸다고 해도 죽어서 공짜로 자리를 얻는 건 아니고..
죽은 다음에는 후손이 성당 공동묘지의 월세(혹은 년세)를 내줘야 합니다.
만약 월세를 내지 않는다면?
방을 빼야 하는 거죠! 어떻게 죽은 사람의 방을 빼냐구요?
묻혀있는 곳이 파헤침을 당하게 되는거죠.
파낸 무덤의 시체는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는 건 공동묘지도 후손이 월세를 내줘야 한다는 것까지입니다.^^;
남편은 아직도 (천주)교회세를 착실하게 내고 있습니다.
1년에 몇 백 유로씩 내려면 아까운 마음도 들텐데, 그래도 나중에 묻힐 무덤이 없는 건 두려운 모양인지 잘 내고 있습니다.
웃기는 건, 교회 세금은 내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교회세금은 내지만 성당도 가지도 않거니와 어떠한 종교적인 행사에도 참가하는 일이 없습니다. 교회세금 내는 걸로 천주교인이 해야 하는 의무는 다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성당이랑 담쌓은 남편과 남편 지인네 놀러갔습니다.
정식으로 초대를 받아서 간 것은 아니구요.
자전거타고 강변을 돌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있는 친구네 집인지라,
지나는 길에 방문을 한 거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이 길어지니 남편 지인이 맥주를 내오며 한마디 합니다.
“이거, 성당 재건축한다고 성당에서 제작해서 파는 맥주인데, 맛이 꽤 훌륭해!”
아하~ 성당을 재건축하는데 필요한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성당에서 맥주를 파는군요.
“교인들은 들으시오~ 성당 재건축을 들어가게 되오니, 건축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 할 수 있도록 알아서 건축 헌금을 듬뿍하시오!^^”
이렇게 건축헌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뭔가를 판매해서 그 이익금으로 건축헌금을 충당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조금 신선했습니다.
맥주 맛을 본 남편 또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맛이 일반맥주에 비해서 훌륭하다는데 동의하는 의미인거죠!
“이 맥주를 구매함은 트라운 교구성당의 재건축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는 내용이 적힌 ‘트라우너 교회(성당)맥주'입니다.
작게 운영되는 작은 양조장에서 수공으로 만든 맥주이고, 자연 첨가물이 들어간지라,
맥주의 유효기간은 한 두 달 정도인 모양입니다.
맥주병은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이런 병마개를 가진 병은 나중에 집에서 만든 쥬스도 넣어둘 수 있거든요.
맛이 일반맥주에 비해서 훌륭했던 만큼 가격도 곱빼기로 아니 그 보다 조금 더 비쌌습니다.
그렇게 애매하게 말하지 말고 그냥 가격을 말하라구요?
나중에 이 맥주를 살 일이 있어서 그 친구한테 따로 구매를 부탁했었습니다.
1병당 2.50 유로더라구요. 6병 한 묶음에 15유로 냈습니다.
보통 맥주보다 조금 많이 심하게 비싼 가격입니다.
이 맥주를 마시는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이 맥주는 맛도 있지만, 사랑이 담겨져 있어서 더 비싼거라고” 말이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교회 재건축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기 위해서 사는 맥주이니 사랑이 담겨져 더 비싸다는 말이 맞는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종교단체에서 교인들에게 무조건 “헌금이나 기증”을 바라기 보다는 교인들이 필요한 무엇인가를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대량 판매해서 거기서 얻는 이익금으로 교회에 필요한 무엇인가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가령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도 좋을거 같습니다.
시골의 농부와 직접 계약을 맺어서 교인들에게는 품질좋고 맛있는 쌀을 공급하고,
거기서 나는 이익으로 교회에 필요한 것들을 해결한다면..
교인들은 필요한 것을 구매하면서 더불어 교회에 이익이 되는 일이니 좋고,
교회는 교인들에게 “돈이 필요하니 헌금해라!”가 아닌 “교회에 XX에 필요한 돈이 조금 부족한데 교인들이 쌀을 한 포대씩 더 산다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 대놓고 ”돈내라“는 것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게 들리고 말이죠!
교인들이 돈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종교단체에서 이렇게 무엇인가를 팔아서 그 이익금으로 필요한 기금을 충당 한다는 것이 제게는 참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여러분도 처음 듣는 신선한 소식이였는지 궁금합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잘나가는 영어 아기이름 (8) | 2014.09.19 |
---|---|
며느리 감동시킨 외국인 시어머니 (14) | 2014.09.14 |
나는 안 되는 자격, Linz Aktivpass 린츠 악티브파스 (2) | 2014.09.10 |
오스트리아의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세요~ (8) | 2014.09.05 |
여름이 없었던 올해 유럽 (22) | 2014.09.04 |
오스트리아 가정주부들이 쓰는 항(抗) 칼크Calc및 제품 (7) | 2014.09.02 |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친절 (14) | 2014.08.31 |
오스트리아 무제한 인터넷 한달 요금 (19) | 2014.08.29 |
오스트리아의 후진국형 범죄 (2) | 2014.08.22 |
인사성 바른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인사,Grüß Gott! 그뤼스 고트 (2) | 2014.08.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