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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이야기

현지인이 해 주는 양보

by 프라우지니 2018.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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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백인들이지만 가끔은 친절을 베풀기도 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인지라 처음에는 “당황”스럽기까지 했었지만..

이곳에서 산 날이 길어지니 이제는 이런 친절들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모르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례하다고 생각하니 말이죠.

 

자! 그 ‘생각지도 못한 친절“이 일어나는 곳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그 곳은 바로 “동네 슈퍼마켓”입니다.

 

우리 동네뿐 아니라 남의 동네를 가도 슈퍼마켓에서는 자주, 종종 목격하게 되죠.^^

그리고 위에서 말한 “친절”은 바로 “양보”입니다.

 

백인들이 내가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동적으로 “양보”를 하죠.^^

 

어떤 형태의 양보인지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슈퍼마켓의 카운터는 4~5개 있지만 대부분은 한두 개만 열어놓은 상태이고,

동네 슈퍼라고 해도 시간대에 따라서 이용객이 급 증가 할 때도 있습니다.

 

 

 

동네 슈퍼에 장보러 왔는데 운이 없으면 이렇게 긴 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줄이 길어지면 아주 다양한 형태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성격 급한 손님 중에 하나가 “거 다른 카운터 좀 열죠?”하는 경우도 있고,

카운터 직원이 다른 직원을 불러서 재빨리 새로운 카운터를 열 때도 있지만..

 

직원이 없거나, 모든 직원이 바쁘면 고객이 원해도 새로운 카운터는 열리지 않고,

이 긴 줄 끝에 서서 앞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하죠.

 

나는 달랑 물건 하나 사러 들어왔는데, 이렇게 긴 줄에서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사려고 했던 물건을 그냥 슈퍼에 두고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당장 쓸 것이 아니면 다음 날 사도되니 말이죠.

하지만 당장에 필요한 것이라면 저도 이 긴 줄 뒤에서 서야 합니다.

 

손에는 달랑 물건 하나를 들고 말이죠.

 

 

 

이렇게 슈퍼 계산대에 줄이 길게 늘어졌을 때 바로 그 “양보”가 일어납니다.

 

내 앞에 서있는 아낙의 카트에 이렇게 물건이 많은데,

그 뒤에 달랑 물건하나 들고 서있으면 아낙은 뒤에 서있는 나에게  말합니다.

 

“ 내 앞에서 먼저 계산하세요.”

 

자기는 물건 수량도 많으니 계산하려면 한참이 걸리는데..

 

물건 하나 산 나는 그 아낙 뒤에서 그녀의 계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미안하니 자기 앞에 먼저 계산을 하고 가라는 이야기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줄이 긴데 다들 한 카트씩 물건이 가득한 사람들이고, 나는 달랑 물건 하나인 경우는..

앞 사람들이 양보를 먼저 해주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 이거 달랑 하나인데 먼저 계산해도 되죠?”

 

이렇게 물으면 거의 100% 먼저 계산하고 나갈 수 있게 양해를 해줍니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말이죠.

 

사람들은 카트를 끌고 들어가는 슈퍼마켓을 저는 매번 그냥 맨손으로 들어갑니다.

사봤자 한두 개 많아야 서너 개이니 양손에 가뿐하게 들 수 있는지라 그냥 입장~~

 

오늘도 사과 한 봉지 사서 계산대에 왔는데 앞에는 줄이 길고!

 

특히나 내 앞의 아낙은 카트에 산 물건이 가득인디 (바로 위의 사진)..

 

뒤에선 내 손에 사과 한 봉지만 들려있는 것을 봐 놓고는 고개를 홱 돌립니다.

나에게 양보 해 줄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죠.

 

현지인이었다면 뒤에 선 사람이 사과 한 봉지면 웃으면서 기분좋게 양보합니다.

 

“그거 한 개면 먼저 계산하고 나가세요.”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이런 양보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슈퍼에 가면 아주 많이 이런 경우를 당하죠.

 

지금까지 물건 하나를 사는 저에게 양보를 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다 외국인이었습니다.

“어떻게 외국인인줄 아냐구요?”

 

그들이 쓰는 언어가 다르고, 독일어를 해도 발음이 다르고,

또 그들이 외모가 다른지라 구분은 금방 됩니다.

 

물론 외국인들이 다 양보를 안해주는건 아니라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양보를 받지 못한 경우는 다 외국인들이었다는 이야기죠.

 

카트가 넘치도록 한가득 물건을 산지라 그거 계산하려면 뒷사람이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도 자기들이 먼저 왔으니 뒷사람이 사과 한 봉지만 들고 있건 말건 그냥 기다리게 내버려 둡니다.

 

양보를 안 해 주면 내가 먼저 “거 나는 달랑 한 개이니 먼저 계산합시다!” 해도 되지만..

난 그냥 많은 물건이 담긴 카트 뒤에 서고 맙니다.

 

자기들도 현지인들에게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서 한번쯤은 양보를 받아봤을텐데,

자기는 받아놓고, 남에게는 해주지 않는 이런 외국인들도 있습니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소량의 물건을 사는 사람들에게 양보를 해주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한 친절일수도 있고, 이곳의 문화일수도 있지만..

 

내가 매번 현지인들에게 받는 이런 작은 배려가..

이곳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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