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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오스트리아의 장례비는 얼마나 들까?

by 프라우지니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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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서만 지난해 17명의 어르신들이 돌아가셨습니다.

 

연세가 많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만 계신 요양원인지라,

저는 죽음을  꽤 자주 목격합니다.

 

평균연령이 80대 중반이시고, 대부분은 90대이시지만..

사람의 명줄이라는 것이 나이와는 상관이 없이 참 오묘합니다.

 

아직 60대 중반인 젊은 청년에 속하는 거주민이 하루아침에 돌아가시기도 하지만,

 

낼 모래 100살을 바라보시는 분이 며칠 음식도 제대로 못 드시고, 죽음이 앞둔 사람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도 나타나면 요양원 직원들도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가족들에게 당신의 어머님이 곧 돌아가실 거 같다고 연락을 해서 그분의 자식들이

34일 밤낮으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키며 이제나 저제나 가실 시간을 기다렸는데..

금방 돌아가실 것 같았던 분이 다시 멀쩡하게 정상이 되시기도 하십니다.

 

자식들에게는 이제 백 살을 바라보는데 언제 가시려고 저러시나?

은 순간이었지 싶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자식들이 존재합니다.

 

우리 엄마가 조금 더 오래 내 곁에서 사셨으면 좋겠다하는 자식도 있겠지만,

이제 살만큼 사셨는데 왜 저리 빨리 안가시고 시간을 끄시나?하는 자식도 있습니다.

 

특히나 요양원에 들어와 계신 어르신이 재산이 있는 경우는 후자인 자식들이 더 많습니다.

요양원까지 와서는 엄마 통장의 금액을 확인하고는 뺏어가기도 하니 말이죠.

 

우리 요양원에 제법 차려입고 실내를 다니시는 할매가 한 분 계십니다.

진주목걸이에 이런저런 보석들도 여러 개 차고 다니시죠.

 

평생 돈 걱정 없이 사셨고 재산도 꽤 갖고 계시다는 할매가, 요양원에 들어오시면서 아들에게 재산관리를 맡긴 모양인데, 아들은 요양원에 계신 엄마가 필요하다는 물건을 항상  싸구려 물건으로만 사다 준다고 직원들끼리 이야기 하는걸 들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 많은 재산을 혼자서 다 차지할텐데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는 엄마가 필요하다는 물건들 젤 싸구려로 사다준다고 욕하는 거죠.

 

오늘은 꼴불견 자식에 대한 포스팅이 아닌디..

또 삼천포로 가네요.

 

, 다시 방향을 돌려서 ...^^

 

 

 

카리타스 요양보호사 학교를 다닐 때 이런저런 곳으로 견학을 많이 다녔습니다.

공동묘지도 그런 곳 중에 하나였죠.

 

우리가 찾아간 시에서 운영하는 공동묘지의 이름은 기억(추모)공원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죽음도 빼놓을 수 없는지라,

죽음 후에 화장이나 유해가 안착이 되는 공동묘지도 알아두면 좋고 말이죠.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는 담당 선생님의 시아버지의 유골이 묻혀있다는 시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이 공동묘지는 화장해서 유해만 안치하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고인의 유해만 안치하는 공동묘지이지만, 안치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각자의 경제사정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죠.

 

여러 디자인으로 원하는 재료를 써서 비석을 세울 수도 있고,

나무를 중심으로 유해들을 안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동묘지라도 해도 우리나라의 공동묘지처럼 봉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 없이 걷는다면 공원이라고 착각이 가능한 곳입니다.

 

실제로 이곳의 이름도 기억 공원이니 공원은 공원이네요.^^

 

우리는 이곳에서 꽤 다양한 시설들을 견학했습니다.

 

 

 

실제로 담당선생님의 시아버지가 묻혀있는 곳은 나무 매장지

나무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돌이 있고, 그 안에 유해가 담겨있습니다.

 

사진에 말뚝같이 보이는 대리석에는 각각 4개의 유해까지 안치가 가능한지라,

선생님의 시아버지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에 나중에 시어머니의 유해를 묻고,

나중에 선생님 내외가 돌아가시면 이곳에 함께 묻히게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대리석 말뚝 4면에는 이곳에 묻힌 사람의 이름 및 생일 등을 적을 수 있는지라,

4인의 유해 안치가 가능한 이곳의 가격은 3,000유로입니다.

 

3,000유로(4백만 원 정도)에 이 자리를 영원히 차지하는 것이 아니고..

자리 값에 대리석 말뚝의 가격입니다.

 

여기에 해마다 내야하는 이용료는 별도죠.

 

 

 

우리가 방문한 화장(터를 겸비한) 추모공원.

이곳에 들어온 시체를 화장하는 가격은 500유로라고 합니다.

 

이 가격에 화장을 해서 유해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가격까지 포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방식으로 화장터에 오던 간에,

이곳에서는 이곳 차를 이용해서 사망자를 모셔온 운송료 500유로를 내야한다고 합니다.

 

개인이 돌아가신 분을 직접 모시고 이곳에 와서 화장을 해도 계산서에는..

운송료 500유로에 화장료 500유로 총 1,000유로는 내야한다는 이야기죠.

 

참 웃기는 계산방식이지만..

여기서는 그렇다니 그런가..부다 하면서 지나갑니다.

 

 

 

이날 추모공원 견학이 끝나고 추모공원에서 견학온 학생을 위해 틀어준

장례식에 관련된 다큐에서는 독일의 일반적인 장례비용도 알 수 있었습니다.

 

독일의 일반적인 화장비용은 다 포함해서 1500유로선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방문한 추모공원에도 이런저런 비용을 다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보이는 기계는 화장이 끝난 유해를 빻는 곳.

 

사람의 몸이 타고나면 뼈만 남고, 쇠붙이라고 해봐야 금니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기계 옆에 쇠붙이가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에 몸에서 나왔다는 크고 작은 크기의 쇠붙이.

 

골다공증으로 뼈가 쉽게 부러지는 나이 많은 어르신 같은 경우는..

부러진 어깨나 고관절을 잇는 수술을 하신지라 쇠붙이 한 두 개씩은 가지고 계십니다.

 

화장하고 나오는 몸의 쇠붙이들은 망자의 가족들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

 

모아 팔아서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기부한다는 것이 추모공원측이 말입니다.

 

 

 

현대는 대부분 화장을 해서 유해를 추모공원에 모시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망자의 시체를 관에 넣어서 묘지에 묻는 장례식도 있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장례식을 하는 경우 비용은 30,000유로(4천만원선)

 

화장해서 모시는 추모공원에 비해 겁나게 비싸지만 이렇게 하는 장례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각자의 경제사정에 따라서 선택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다큐에서 본 묘지사용료는 같은 독일이라고 해도 지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연방마다 각기 다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지라, 같은 나라여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같은 묘지 사용료인데..

 

본은 2,200유로 상당, 퀼른은 1500유로 상당, 함부르크는 1200유로 상당인데 반해,

드레스덴이나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은 500유로상당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보통 10년 단위로 낸다고 들었던것 같은데..

위의 금액이 10년치 인지, 5년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큐에서 알려준 독일의 대략적인 장례식 비용은..

- 관/매장은 2,000유로,

- 공동묘지 사용료는 1,800유로.

- 묘비석은 1,500유로.

- 그 외 장례식 비용은 200유로,

- 꽃장식 200유로,

- 묘지 정원비 200유로와

- 증명비용 100유로.

위 모든 비용을 합치면 6,000유로.

 

이것이 가장 저렴하게 측정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견학 갔던 추모공원에 시아버지를 모신 선생님이 우리에게 말씀 해 주신 총 장례식 비용은 나무 매장지 가격인 3,000유로를 포함해서 7,200유로가 들었다고 합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천만 원입니다.

 

우리가 방문한 추모공원에는 선생님이 시아버지를 모신 곳처럼 비싼 곳도 있지만,

벽면에 이름이 쓰인 유골 아파트 같은 곳은 300유로 정도의 가격입니다.

 

 

죽은 사람들이 모이는 추모공원에서 저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주택을 연상했습니다.

 

돈이 있으면 전망이 좋은 단독주택에서 살고, 서민은 이웃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연립주택.

단돈주택에 살 여유가 없으면 판자촌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듯이..

 

죽어서 빈손으로 가는 순간에도 각자의 경제사정에 맞게 추모공원의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추모공원의 중간 젤 좋은 자리에 땅이 넓고 멋진 곳을,

돈이 없는 사람은 추모공원의 변두리에 닭장 같은 공간을.

 

연세 많으신 시부모님이 심하게 알뜰하셔서 돈 아껴서 뭘 하시려 그러나?했었는데..

이곳에서 그 답을 찾았던 거 같습니다.

 

사람은 죽어서도 돈이 필요합니다.

남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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