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휴가를 가기전에 써 놓은 글 임을 알려드립니다.)
2~3주간 휴가를 갈 예정이었던지라..
집안에 있는 과일/야채들은 다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약간 남은 야채나 과일은 여행갈 때 싸가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1kg넘게 남은 감자를 다 싸가지고 갈수는 없는지라 요리를 했습니다.
요리라고 할 수 없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감자 1kg로 뭘 할까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집에 당근, 양파도 있겠다 메뉴는 쉽게 결정 했습니다.
한국에서 올 때 사온 1kg짜리 업소용 노란 오뚜기 카레(가루)도 있었거든요.
카레에 넣을 고기는 “칠면조 가슴살”로 결정.
감자 1kg에 당근도 그만큼 거기에 넣고, 넉넉하게 양파도 넣고.
마지막으로 칠면조 가슴살 1kg까지 추가하고 나니..
나의 카레요리는 20인분으로 태어났습니다.
요리할 때 보면 저는 역시 맏며느리감입니다.^^;
카레는 큰 냄비와 들통 두 군데에 나눠서 했습니다.
이번 카레는 요리의 마지막에 조금 신경을 썼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이 "사과를 갈아넣으면 맛있다"해주신것도 기억이 났고,
우리집 마당에 고추들도 넉넉한지라..
마지막쯤에 사과랑 겁나게 매운 고추도 함께 갈아 넣었죠.
시어머니가 만들어서 갖다 주신 (마늘냄새 겁나게 나는) 바질페스토 투하!
사실 바질 페스토는 빨리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넣었습니다.
바질 페스토는 원래 파스타에 비벼먹는 용도인데,
토마토 샐러드에 넣어먹어도 바질향이 살짝 나는 것이 괜찮은 조화죠.
시어머니가 만드신 것은 마늘을 넉넉하게 넣으신 것인지..
시중 파는 바질 페스토보다 마늘향이 굉장히 심하게 진동합니다.^^;
그래서 먹고나면 입을 다물어야지 안그랬다간 온집안에 마늘향이 진동합니다.
생마늘을 갈아넣은지라 그 향이 아주 강합니다.^^;
사과에 고추까지 갈아 넣어서 그런지 카레는 매콤했습니다.
처음에 그냥 카레만 먹을 때는 매콤했었는데, 밥이랑 같이 먹으니 내 입맛에 딱~
첫 번째 냄비의 국물이 자작한 카레는 만든 직후 점심으로 먹고,
나머지는 1리터짜리 통에 3개나 채워서 냉동실로 쏙~
두 번째 카레는 들통에 했는데 어쩌다 보니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흥건.
처음부터 두 군데로 나눠했던지라 첫 번째랑은 조금 다른 맛의 카레입니다만,
여기에도 사과와 고추를 갈아 넣은지라, 첫 번째와 같이 매콤합니다.
이날 시부모님이 산으로 버섯을 따러 가셨었습니다.
새벽 6시경에 출발하셔서는 하루를 산에서 보내시고 오후 5시경에 돌아오셨죠.
하루 종일 산에서 보내시고 돌아오신 시부모님이 출출하실 것 같아서 오시는 걸 확인하고는, 낼름 국물이 넉넉한 카레를 한 냄비 퍼서 시어머니 주방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 배고프시죠? 하루 종일 땀을 흘리셨을 테니 빨리 따뜻한 스프 좀 드세요.”
“그래? 안 그래도 따뜻한 걸 만들어서 먹으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빨리 오셔서 앉으세요.”
시부모님을 얼른 의자에 앉으시라 권해 드리고는..
스프 접시에 얼른 카레를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두 분이 드시는 걸 지켜봤습니다.
시아버지는 매운걸 잘 드시는지라 드실 거라 생각했지만,
엄마는 너무 매운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말이죠.
다행히 두 분 다 입맛에 맞아하시는 거 같아서 드시는걸 보고는 나왔습니다.
냄비에 1인분 정도 남은 것도 다 드시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저는 시부모님의 음식이 맛있었다는 폭풍 칭찬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는 일이었는디..
(이것이 실화인지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시어머니도 오셔서 “맛이 있었다” 하시고,
"네 아버지도 아주 맛있게 먹더라.“ 고 전해 주시고!
산에 다녀오신지라, 두 분 다 배가 많이 고프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안 하시던 음식 칭찬을 그렇게 하신 거겠지요.^^
저녁에 퇴근한 남편도 저녁으로 마눌이 넉넉하게 만든 카레(스프) 밥상을 받았습니다.
언제나처럼 맛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한 접시 더 먹은걸 봐서는 맛이 있었나봅니다.
이번에 만든 카레는 저도 맛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사과와 고추를 갈아 넣은 것이 "대박“ 였던거 같습니다.
내가 해도 맛없는 경우도 꽤 있는데..
이번에는 내 입맛에도 정말 맛있는 카레였고,
또 시부모님의 폭풍 칭찬까지 들은지라 기분 좋은 날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집 창가의 가을풍경 (10) | 2018.10.17 |
---|---|
내가 극장에서 나누는 것, (4) | 2018.10.15 |
얼떨결에 해 치운 김치 (12) | 2018.10.14 |
남편이 간절하게 바라는 일 (13) | 2018.10.11 |
이미 끝낸 올겨울 월동준비 (6) | 2018.10.07 |
도가 지나친 나의 알뜰함? (10) | 2018.10.03 |
시부모님께 느끼는 이웃사촌의 정 (12) | 2018.10.01 |
내가 휴가에서 얻은 것들 (12) | 2018.09.26 |
나도 몰랐던 남편의 영화 취향 (2) | 2018.09.25 |
남편이 하는 백만 원짜리 도박 (9) | 2018.09.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