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와서 이제 3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한국에 머물다 보니 저도 무뚝뚝(혹은 불친절) 해지고 있다는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외국에 있을때는 사람들과 조금만 스쳐도 얼른 "Excuse me"을 연발하는데..
오스트리아에서 있을때는 길거리 뿐만 아니라 알바하던 레스토랑주방(이 하도 작아서)에서 하루 열댓번 부딪히는 동료와도 'Entschuldigung(엔츌디궁=Excuse me)"을 부딪힐때마다 서로 말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내가 한국을 떠나면 , 나 한사람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것이여서 더 신경써서 친절한것도 없지 않았지만, 살짝 부딪혀도 서로가 미안하다는 그들의 문화속에 살다보니 저도 그랬던거죠..
한국에 와서는 길거리에서 수없이 부딪혔고, 그때마나 처음에는 내가 항상 미안하다는 식으로 인사를 해도 아무도 신경을 안쓰고 그냥 지나가더라구요..
그렇게 몇달을 지내다 보니 이젠 저도 부딪히거나 말거나...그냥 쑥 지나갑니다.
얼마전에는 길거리에서 작은 다툼도 있었답니다.
길을 가다가 어떤 아주머니랑 부딪혔는데, 그 분은 손에 작은 물통을 가지고 가시더라구요.
(물론 서로가 조심했다면 그렇게 부딪히지 않았겠지만) 작은 물통을 흔들고 가던 그분 덕에 내손은 그분의 물통으로 정확하게 한대 맞았답니다. 손등이 얼얼할 정도였죠.
그래서 인상을 확(나? 쪼매 더러운 인상임)쓰면서 내곁을 아무 인사없이 지나치는 그분을 쳐다봤더니만, 날 보면서 뭐라뭐라고 입을 오물거리더라구요..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자기가 잘못 해 놓고 뭘 중얼거리나 싶어서..가던길을 멈추고 그분앞으로 갔습니다.
"뭐라고요?" 했더니 나한테 "왜 인상을 쓰면서 지나가느냐고"합니다. 내 참 기가 막혀서..
"아니 그럼! 부딪혀서 아파죽겠는데 웃고갑니까? 아파서 인상 쓰는걸 왜 인상쓰냐고 하면 제가 할말이 없군요."
했더니만, 내손만 다친것도 아니고 자기도 나랑 부딪히면서 흔들고 가던 물통을 떨어뜨렸다고 하더라구요.
가뜩이나 아파죽겠는데다가 그 아주머니랑 실랑이를 하면서 이런생각도 했었답니다.
[그냥 내가 잘못했다고 하고 갈까? ]
그런데 이건 아닌거 같더라구요.
굳이 따지자면 부딪힌 두쪽에 다 잘못이 있는것인데, 내가 인상을 쓴다고 나에게 뭐라고 하다니... 한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그냥 돌아서서 왔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초등학생인 아이둘을 일행으로 데리고 다니던데..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원......
어제는 수퍼에서 세일한다는 포도5키로 짜리 한박스를 샀습니다.
언니는 우리가 사려고 가지고 온 포도박스에서 하나를 따서 맛이 어떤가를 보더라구요.
언니가 우리 포도박스에서 포도를 따 먹으니 우리옆에 있던 할머니도 우리 박스에 손을 넣길레... 제가 "할머니 ! 이건 우리가 사려고 가지고 온 거예요~" 했습니다.
그럼 남의 것이라는 거잖아요.
(요샌 수퍼에서 물건살때 포도를 따 먹는 행위를 하는 사람도 없구요.)
제가 말을 해도 그 할머니는 끝내 우리포도박스에서 포도를 따서는 드시더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 "으응~ 맛있으면 나도 사려고...."
남의 박스의 포도를 따먹고 맛있으면 산다고?
한국에 몇달 있다보니 주위에 너무도 불친절한 사람들때문에 짜증이 나고,
이런 사람들사이에서 처음에는 친절하던 나도 변하는것 같아서 짜증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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