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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교육열

by 프라우지니 201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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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에게 언어(독일어)를 가르치는 제 남편의 얘기를 하려고요!

 

사람들은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독일어를 쓴다고 알고있습니다.

맞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3개국이 독일어를 쓰는 건 맞지만, 서로 의사소통이 항상 가능한 건 아닙니다.

 

대부분 독일에서 나오는 방송은 오스트리아에 그냥 보지만,

스위스에서 하는 방송은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더빙이나 자막이 깔려서 나옵니다.

남편한테 물어봐도 스위스 독일어를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독일에서 사용하는 독일어는 hoch Deutsch(윗지방 독일어) 라고 해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말이 되는 것이고,

오스트리아나 스위스에서는 나름의 사투리를 쓰는거죠!

 

우리나라에 한국어 배우러 온 외국학생이 한국어를 배울 때, 부산이나,광주에 있다고 사투리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고,

서울에서 쓰는 표준어를 배우듯이,오스트리아에 있는 나도 학원에서 표준독일어(독일에서 쓰는)를 배웁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어(독일어 사투리)를 잘 못 알아 듣는다는…

그래 놓고 생각하죠! 아직도 내가 독일어를 못해서 못 알아듣는다고!

 

남편이 평소에 하는 말에 나는 신경을 안 썼는데(사실은 몰랐죠.ㅋㅋ),

자기는 나름대로 나에게 오스트리아어(=사투리 독일어)가 아닌 독일어로 말을 했던 모양이에요!

 

시댁이 제가 사는 Graz(그라츠)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Linz(린츠)라는 도시인데,

여기서도 사투리가 심합니다. 그라츠 사투리가 있고, 린츠도 사투리가 있는거죠!

왠일인지 시댁에만 가면,식구들이 하는 말을 제가 잘 못 알아 듣더라구요.

저는 나름대로 “아! 열심히 공부해야 되는구나, 아직도 못 알아듣는걸 보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못 알아듣는 원인이 시댁 식구들이 사투리를 쓰는 통에 제가 못 알아들었던 거죠!

물론 저에게 말씀 하실 때는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독일어로 말씀해주십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경상도나 전라도의 사투리 심한 곳에 사시는 어르신이 외국인 며느리에서 어설픈 서울말 억양으로 말씀하시는 그런 모양이 되는거죠!

 

시댁에서 머물게 되면, 전 대부분 시엄니 곁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시부모님이 두분 다 연금 생활자이신 관계로 하루가 자유로우신(늦게 일어나시고, 늦게 주무시고) 분들이죠.

 

저녁 먹고는 시부모님이랑 같이 카드놀이를 하는데 (제 남편은 자기 방에 짱 박혀서는 밥 먹으러 올 때 외에는 하루종일 TV를 벗삼아 보냅니다. 식사 후에도 찬바람 씽~ 불게 잽싸게 TV앞으로 직행이구요!)

그 날 따라 제가 남편의 팔을 잡으면서 “같이 카드놀이 하자~” 했더니만,제 옆에 앉더라구요.

 

그래서 시부모님, 나, 남편 이렇게 카드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카드놀이의 규칙에 서투른 나에게 친절하게 규칙을 설명해주시거나,

내가 뒤집어야 하는 때가 되면, “진이~ 너 뒤집을 차례야!” 하고 말씀해주시는데…

 

갑자기 남편이 시엄니께 소리를 버럭 지르더나구요!

엄니, 진이 앞에서는 독일어 써요. 독일어! 사투리 쓰면 진이가 못 알아 듣잖아~” 하는 거예요.

평소에 조용한 사람이 소리를 질러서 시엄니도 조금 놀라신듯 하더라구요!

(내 아들이 며느리한테 사투리 썼다고 나한테 소리질렀다고 생각해보세요~ 이게 얼마나 서러운 일인지..)

 

제가 수습해야 할 상황 같아서리 씩~ 웃으면서

“엄니 괜찮아유~ 저 오스트리아에서 사는데, 사투리도 알아 들어야쥬~ 계속 사투리 쓰셔도 되유~” 했더니만,

시아부지도 곁에서 “맞아! 우리가 사는 곳이 오스트리아인데, 왜 자꾸 독일어(표준어)로 말 하라고 하는겨!

(사실 시 아부지는 평소에 저에게 표준독일어로 말씀하십니다. 엄니가 가끔씩 깜빡 하시는 거거든요) 하고 맞장구를 쳐 주시더라구요!

 

그렇게 시엄니를 윽박지르는 남편의 행동은 살짜꿍 수습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남편은 내가 오스트리아 어(사투리 독일어)가 아닌 정통 독일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더라구요.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우라는 뜻인지 원!

그래서 인지 모르지만, 아직도 제가 일하는 레스토랑 주방에서 직원들이 말하는 것을 제가 잘 못 알아 듣습니다.

특히 주방장은 그라츠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관계로..

 

주방장이 나에게 말하면 제가 전혀 알아듣고, 옆에 있는 직원한테 물어보죠. “저 사람 뭐라고 말한겨?” 물어봐야 하구요!

 

한국으로 치면 전라도 지방에 사는 한국남편이 외국인 아내한테 서울말 가르치는 아주 웃기는 현상인거죠!!ㅋㅋㅋ

 

제 남편 지나친 거 맞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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