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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동양인들의 인정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4.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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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을 왠만해서는 상대방에게 밥 사는 일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데이트를 해도 자기 밥값은 자기가 계산하는 더치페이입니다.

(물론 한명이 다 내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서양에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저도 서양인의 문화에 적응을 해 가고 있는지 아님 정말로 밥을 사주고, 얻어먹고 할 정도의 관계가 되지 않아서 인지..

저도 사람들을 만나면 거의 더치페이를 했죠!

 

결혼생활 7년중에 오스트리아에서 생활한 기간은 아직 4년이 조금 안 되는 정도이고, 내가 오스트리아에 머물 때도 “내 친구”라고 손에 꼽을만한 사람들이 사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생일을 챙기고, 선물을 챙기고 하던 내 오스트리아에서의 첫 번째 친구는 나보다 10살이 어린 헝가리 아낙(안드레아)이였고, 두 번째 친구도 나보다 거의 20년이 어린 헝가리 아가씨(췰라)였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친구가 동양의 한나라에서 온 아낙(산다)이였습니다.

 

제가 그라츠에 살 때는 동양인들과 만날 기회도 시간도 많지 않았습니다.

 

하루 4시간 일을 해야 했고, 일주일에 두 번 독일어 학원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산지라 따로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었고, 누가 내 집 근처나 나를 방문하지 않는 한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돌아와서 린츠에 살게 되면서 다닌 독일어학원!

그곳에서 동양인들을 만났습니다.

 

나보다 6살이 많은 일본인 아낙(미유키)와 20대 중반의 어린 대만아가씨(림핑)

 

어쩌다 보니 림핑과는 수업 후에 같이 도서관을 다니게 됐고,

미유키와도 수업시간외에 시간을 내서 만나려고 노력을 했죠^^

 

내가 만난 이들이 나에게 “동양인의 인심”을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습니다.

 

26살의 림핑은 오스트리아 남친이 비행기표를 사줘서 오스트리아에 3달 동안 다니러 왔다고 했습니다. 3주간의 독일어 학원비 170유로도 남친이 납부 해 줬고, 그 외 함께 생활하는 동안에 모든 생활비도 다 남친이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가진 돈은 대만에서 챙겨온 약간의 비상금정도 있다는 걸 그녀에게서 들은지라,

그녀의 경제사정을 잘 알고 있는 터였습니다.

 

도서관이 문을 늦게 여는 수요일. 그녀와 시내를 걸었습니다.

그녀를 따라 걸어가니 어느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멈추더니 나에게 묻습니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after eight (민트향이 진한 초코렛) 아이스크림이 있어.”

“아니!”

(사실 저는 아이스크림도 초코렛도 과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이스크림 살 돈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다시 말합니다.

 

“내가 아이스크림 사 줄께!”

“나 원래 아이스크림 안 좋아해!

 

그녀가 가진 돈이 얼마 안 되는걸 아는데,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는 그 마음이 참 고맙게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서양인들에게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그런 인정을 말이죠!

 

평소에는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번개같이 자리를 뜨는 미유키가 그날따라 우리를 따라서 걷겠다고 우리와 함께 도서관쪽으로 걸었습니다. 걷는 중에 발견한 인도 식당 앞의 간판!

 

“평일 뷔페 7.20유로!”

 

배도 고팠던지라 그 간판을 보자마자 서로 외쳤습니다.

 

“우리 밥 먹고 가자!^^”

 

그렇게 들어선 인도식당!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미유키가 우리에게 말을 합니다.

 

“내가 너희들 점심값을 낼께!”

 

서양의 식당은 우리나라처럼 음식만 주문하면 되는 것이 아니죠!

 

항상 음료를 따로 주문해야하고, 그렇게 되면 1인당 거의 10유로가 필요합니다.

지금 미유키가 우리와의 점심값으로 선뜻 30유로를 내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죠!

 

그녀는 (오스트리아인)남편이 하는 유기농 식당을 겸한 식품가게에 시간제 직원으로 등록이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정해진 시간만큼 일을 하지도 않았고, 시간제 일에 대한 월급도 받지 않고, 남편에게 생활비 혹은 용돈을 받아쓰고 있는 처지인걸 우리가 아는데 그녀가 우리 밥값을 내겠다고 합니다.

 

(여자들끼리는 이렇게 서로 소소한 개인 이야기를 하게 되죠!^^)

 

항상 속이 안 좋아서 뭐든지 조금씩 먹는 림핑은 함께 뷔페식당을 들어왔지만 자기는 점심은 됐고, 그냥 맥주만 한 잔 마시겠다고 했고(림핑은 맥주를 사랑하는 아가씨입니다.)

 

림핑의 주머니 사정을 아는 제가 한마디 했죠!

 

“내 밥값은 내가 낼테니까, 미유키 너는 림핑 맥주값만 내줘!”

 

그렇게 식사를 하고, 계산할때가 돼서 다들 지갑을 꺼내들고는 웨이터 올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웨이터가 오니 미유키가 얼른 말합니다.

 

“3명이 먹은 음료 값하고, 뷔페 한 사람분 계산이요~”

 

네, 그녀는 림핑의 맥주 값과 더불어 내가 먹은 음료수 값도 계산했습니다.

 

주머니 사정으로 봐도 내가 그녀가 훨씬 더 나은 상황(저는 남편한테 얻어 쓰는 상황이 아닌 나라에서 주는 실업급여를 받는 실업자 신분^^)이였는데도, 그녀는 자기가 나이가 젤 많다는 이유로 어린 동생들에게 뭔가를 사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전 또 다른 동양인을 만났습니다.

“요양보호사” 직업교육 안내가 있는 곳(BFI라는 학원)에서 만난 캄보디아인 “사라”

 

오스트리아 국적(난민으로 와서 국적 취득후 오스트리아 생활 30년차)을 가진 캄보디아 남자를 만나서 오스트리아에 산지 15년차라는 아낙이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인연으로 직업교육 안내가 끝난 후에 잠시 이야기를 하기위해 옮겨간 맥도날드에서 선뜻 내 커피값 1유로를 지불했습니다.

 

내가 그녀에게 먼저 이야기 하자고 했었으니 내가 내야하는 커피값인데...

 

병원에서 1주일에 20시간 일하고 있다는 그녀는 나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을거 같았고,, 정보 교환차원과 직업교육을 함께 받게 될 수도 있으니 친하게 지내면 좋을거 같았거든요.

 

커피를 사도 내가 사야하는 상황인데, 그녀는 얼른 계산대에 가서 돈을 지불했습니다.

나중에 내 커피값 1유로를 그녀에게 내밀었지만 그녀는 끝내 받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음에 내가 그녀의 커피값을 내면 되지만, 이 작은 친절이 “아! 역시 동양인에게는 서양인에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인정이라는 것이 있구나!”싶습니다.

 

나에게 동양인의 인정을 실감하게 해준 세 사람과는 지금도 자주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인물인 림핑은 3개월의 오스트리아 생활을 마치고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습니다.

 

오스트리아 남친과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고, 대만에서 독일어 시험 B2(중급)을 잘 치뤘으며, 지금은 열심히 취직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재 인물인 미유키는 독일어 학원이 끝난 후 한 두번 전화 통화만 했었습니다.

 

50대 아낙답게 핸드폰 문자도 못 보내는지라 문자를 보내면 바로 전화를 하는 아낙인데..

요새는 바쁜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맛있게 익은 김치 있는데, 니가 말하면 갖다 줄께!”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작은 선물(엄마가 만든 크리스마스 과자^^)이라도 들고 그녀의 남편 가게를 한번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세 번째 인물인 사라는 저와 함께 BFI 면접시험과 인터뷰를 가볍게 통과하고 최근에 40시간의 실습도 끝냈습니다. 내년 2월에 그녀와 나란히 2년간의 직업교육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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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 Favicon of https://vgsg.tistory.com BlogIcon 베남쏘갈 2014.12.11 01:14 신고

    우리나라도 더치문화가 정착되었음 좋겠습니다 ! ㅋ 장난이구요. 글 잘읽고 가요 ㅎ 좋은하루되세요 ^^
    답글

  • 2014.12.11 18:0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전 제 지인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오스트리아에 놀러오려면 와. 내가 해 줄수 있는건 우리 집에서 재워주는거랑 우리 집에서 머무는 동안 먹여주는거야(이것도 많이 비싼걸로 먹으면 곤란하죠!^^;) 사실 물가비싼 유럽에서 무료로 잠을 재워주겠다는 지인이 있는것도 고마운 일이죠!

      내 가족이라면 휴가를 내고, 돈 없으면 은행 빚이라도 내고, 내 시간 할애해가면서 모든걸 보여주려고 애쓰지만, 그저 조금 알고 지내는 지인,친구 뭐 이런 사람들이 나를 방문했다고 해서 휴가 내고,시간 내고,돈 내고 하는 사람이 사실은 없죠! 뭐 내 휴가에 맞춰온 지인이면 같이 여름휴가를 갈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오래전에 한국에서 그저 알고 지내던 사람이 우리가 노르웨이여행을 가겠다니 함께 가겠다고 한국에서 오스트리아로 날아왔습니다. 남편은 그녀에게 여행하는 동안에 하루 20유로씩 받았습니다. 10유로는 교통비, 10유로는 식비로, 혹시 캠핑장(텐트)가 아닌 곳에서 잠을 잘 경우 추가되는 요금과, 자체 해결(슈퍼마켓)이 아닌 레스토랑이나 외식을 할경우 추가되는 요금도 그녀가 내게했습니다. 이렇게 들으면 너무한다..싶겠지만..
      노르웨이 3주동안의 여행에 그녀가 낸 돈은 60만원인가 70만원정도였습니다. 노르웨이 3주 여행치고는 나름 저렴한 여행이였죠. 자동차로 하니 베낭메고 버벅대며 다닐 필요도 없었고 말이죠.

      그녀가 도착하기전에 남편은 그녀에게 여행계획서를 보내라고 했습니다. 노르웨이 여행 얼마 전에 올 것이며 우리와 여행후에는 어디로 여행을 갈 예정인지 계획을 짜서 말이죠.
      처음에는 "너무한다"싶었는데, 남편이 요청에 그녀가 짠 계획대로 그녀는 노르웨이 여행 1주일(10일인가?) 전에 와서 우리집에서 지내다가 3주 노르웨이 여행을 우리랑 하고 오스트리아에 돌아온후에 다시 3주동안 그녀만의 유럽여행을 하러 떠났습니다. 남편이 그녀에게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노르웨이 여행하고는 3주동안 우리집에서 놀다가 한국으로 출국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더라구요.

      유럽에, 우리집에 놀러오겠다는 사람에게는 정확하게 내가 해줄수 있는것을 이야기해주어야 나중에 오해가 없을꺼같아요.
      그나저나 유럽 물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한국사람이 유럽에 놀러오면서 유럽에 사는 사람이 모든걸 해줄꺼라고 생각하는 그사람의 생각이 신기합니다. 너무 친해서 친언니같은 사람이라면 또 모를까..

  • 2014.12.11 19:1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누군가 산들님을 만나서 그곳까지 왔다면 정말 오는순간부터 가는 순간까지 산들님은 스트레스이실거 같습니다. 재워주고, 먹여주고, 동네 맛집도 찾아가서 사줘야하고.^^;

      저는 외국인친구네도 신세지는거 싫어합니다. 가끔씩 남편이 비엔나에 가서 내친구 "토마스"네서 자면 돼! 뭐 이런식으로 이야기해도 제가 이야기 합니다. "여보세요. 어차피 그 친구네 방문하려면 선물 사야하고, 뭐 이런저런 소소한거 사야하거든. 그돈이면 그냥 우리가 저렴한 호텔잡아서 자는것이 우리에게 덜 스트레스고 그 친구도 덜 스트레스야. 왜 그집에 찾아갈 생각을 하고, 신세질 생각을 해? 어차피 나중에 우리가 갚아야할 빚이되는거야. 그냥 잠은 호텔서 자고, 그친구는 낮동안 어디 식당에서 만나는걸로 해!"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내 친구가 나를 만나러 내가 사는 도시에 온것은 고맙지만, 내집까지 와서 1박(이면 좋게, 2박 혹은 3박) 이렇게 머문다면 나중에는 별로 안보고 싶을거 같아요. 제생각에 말이죠.

      제 주변에는 한국사람이 없어서 그런 부담감은 없는거 같습니다. 나이어린 사람을 만나면 내가 내야하는..^^ 일단 "언니~"소리를 들으면 아무래도 내가 다 베풀어야한다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하거든요.^^

      외국인친구도 내가 밥을 살때가 있고, 그친구가 살때도 있는데, 때에 따라서 틀린거 같아요. 저는 대부분은 만나면 더치페이를 하지만, 나에게 밥이나 차를 사는 친구에게는 그 다음에는 내가 계산을 하거나, 밥 살기회가 없을때는 다른 선물로 돌려줍니다. 그래야 정당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느그언니 2014.12.11 21:00

    그 멀디먼 외국에서 다른나라사람들과 잘지내고있는 당신.. 자랑스럽소.. 항상 건강하시구려..
    답글

    • 오늘은 아르헨티나 동갑친구 마리아랑 식당에 앉아서 남편들 뒷담화를 심하게 했답니다.ㅋㅋㅋ 어째 남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것인지..

      어제는 동키랑 담판을 지었습니다. 2일동안 동키가 완전 쫄아서 지낸덕에 내가 하는말을 기가막히게 잘 알아듣고, 앞으로는 말도 잘 듣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얼마나 가려는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오늘은 간식도 본인이 챙기고, 차문도 본인이 열고 차빼고 문닫고 손흔들며 갔습니다. 마음은 쪼매 아팠지만, 훈련을 시켜야 할거 같아서말이죠.^^

    • 전 낼 또 시험보러 갑니다. ㅋㅋㅋ 시험을 하도 보니 이제는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아~ 또 시험이구나!"싶네요.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4.12.14 00:38 신고

    서양인들 중에 동양에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인정'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우리나라에도 요즘 정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해도, 아직까지도 그네들이 참 정없고 쌀쌀맞다고 느낄 때가 있잖아요ㅎㅎㅎ
    제가 여행한 나라들도 대부분 이런 아시아 문화권이다보니까 정말 인정에 기초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자기 갈길 제쳐놓고 길 안내를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친구랑 여행할 때 저 혼자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니까 돈이 없냐며 자기가 사주겠다고 하신 할아버지도 계셨죠.
    이젠 저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있으면 도와줘야할 거 같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ㅎㅎ
    답글

    • 동양인의 인정을 좋아해주는것은 좋은데, 한국에서 알던 영어강사는 그 인정을 이용하던걸요. "한국사람들은 나한테 뭐든지 사준다!"는 생각을 하더라구요. "인정"을 모르는 인간한테 설명하는것도 짜증나고 해서 그냥 "니가 한번 얻어먹으면 너도 한번 사야하는거야!"하고는 말았습니다.^^;

      외국사람들도 아시아쪽(이란,이라크등)은 아직 베푸는 그런 인정이 남아있어서 사람의 냄새가 난답니다.^^

  • 2015.01.16 21:2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제가 사건과 사고속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들은 이야기인데, 제가 어떤 문제를 부딪혀도 잘 헤쳐나가는 친구라고 주변에서 이야기합니다.
      전투적이라는 것인지,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있는듯 없는듯 있는 인간형은 절대 아니라는것이 주변의 반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