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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내 나라에 살면서 내 나라를 비판하는 외국인

by 프라우지니 201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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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사시는 분들만 아시는 사실이지만..내 나라를 떠나서 사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내 피부색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하게, 내 언어가 딸린다는 이유로 배울 만큼 배운 나를 무식한 아낙 취급하기도 합니다. 내 나라였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도 있구요. 그렇다고 해도 당장에 짐싸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니 어떻게든 마음잡고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 해외에 사는 교포들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또한 그러하니 말이죠.

 

같은 문화,같은 언어를 가진 한국인 사이에도 착한 인간, 못된 인간, 베푸는 사람, 인정 없는사람, 싸가지 없는 인간, 싸가지 있는 인간등등의 여러 인간형이 있듯이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면 다른 사람 또한 나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어디나 같습니다!

 

오늘 수업시간중이 일어난 작은 소동입니다.

아프리카 기니에서 온 19살짜리 하디가 당한 인종차별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열변을 토합니다.

그런데 듣다보면 피부색때문에 당한일은 아닌거 같습니다.

 

 

 

-기니의 위치를 구글맵에서 캡쳐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아이를 안 좋아합니다. 실실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들이 진실같이 느껴지지도 않거니와, 수업 중에 누군가가 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똥빠리(다 안다)가 되어서는 “감나라~배나라~” 판단까지 다 해주고, 더욱이 내 신경을 거스리는 것은 이 아이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여들어서 상대방을 공격합니다. 한마디로 이 아이의 대화는 “전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어제 전차에서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별일이 아니였습니다.

 

어제 전차를 탔는데, 한 할매가 옆의 빈자리에 가방을 놓아서 자기가 앉을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 할매한테 자기가 앉게 가방을 치워달라고 하니, 그 할매가 싫다고 했었던 모양입니다.

(백인 할매중에는 유색인종을 티나게 싫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러면 그냥 포기하고 다른데 앉으면 되는데, 삶이 전투인 하디는 그 사람 많은 전차 안에서 곧 전투를 시작한 모양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괘팍한 할매도 있을 수 있고, 19살짜리가 2~3분 정도 서서 간다고 해도 큰일이 아니였을텐데도 그녀는 왜 전투를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전차 안에서 흑인 아가씨랑 백인 할매가 싸움이 붙었다고 합니다.

한참을 싸우다가 하디는 자기의 18번을 이야기하고 내렸다고 합니다.

 

“내가 이 나라에 있고 싶어서 있는 줄 알아? 내가 더러워서 이 나라 뜬다!”

 

“나는 내가 피부가 까만 아프리카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다시 태어나도 흑인으로 태어날꺼야!”

 

이거 자격지심 아닌가요? 누가 흑인이라고 뭐라 했습니까? 왜 혼자서 난리인지??

 

 

사실 내 나라에 살면서 내 나라에 불만투성인 외국인은 저도 사절입니다.

 

내 나라에 사는 것을 감사하기는 커녕, 지가 뭔데 자랑스런 내 나라를 비판하는 것이여.

물론 내 나라라고 해서 모든 것이 외국인이 살아가기에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도 내 나라에 살아가는 걸 감사하는 외국인들이 있죠. 그런 외국인들은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줄 용의가 있지만, 내 나라에 살면서 내나라를 비판하는 외국인들은 “괴씸죄를 적용”해서 얼른 그의 본국으로 쏴주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브라질 출신인 샘이 한마디 하면서 거듭니다. 제가 볼 때는 이 브라질 출신 아낙도 오스트리아에 살면서도 엄청시리 이 나라 사람들을 싫어하는 거 같습니다. 자기 남편은 오스트리아 사람도 아니면서 (남편은 스웨덴 사람이랍니다.) 왜 오스트리아 살면서 이 나라를 그리 싫어하는 것인지..자기 친구가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싫으면 이 나라를 떠나던가,

떠나지도 못하면서 왜 자기가 가진 환경을 비판해대는 것인지...

 

수업시간이 웬 허접한 대화로 시간 까먹는 것도 짜증이 났고, 오스트리아 사람들 비판하는 시간인 것도 짜증이 나서 제가 한마디 하고 나섰습니다.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국내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친절하자고 전국적으로 캠페인한다. 인종차별하지 말자고! 물론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을 싸잡아서 그러는 건 아닌거 같다.

 

오스트리아에 사는 외국인들이 잘못해서 인종차별 당한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 가령 전차 안에서 보통의 목소리보다 더 큰 목소리의 스페인어로 전화통화를 한다 치자. 다른 사람들은 다 인상을 쓰면서도 아무 말 안하고 째려보지만, 용감한 할매 한 분이 ”거기 조금 조용히 대화하지!“했다고 치자. 스페인어로 통화를 한 외국인은 자기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는지는 모르면서 오스트리아인 할매가 자기가 외국어로 대화를 해서, 자기를 인종차별 했다고 분노할 것이다.

 

진실은 다른 사람들을 방해할 정도로 큰 목소리 때문에 약간의 주의를 받은 것인데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 나라에 살면서 이 나라의 문화(예절) 속에서 이 나라 사람들을 존중해주면, 이 나라 사람들도 나를 존중해 준다고!“

 

나의 말에 몇몇 아낙은 저에게 동의의 눈빛을 보내왔지만, 전투적인 하디와 브라질출신 샘의 표정은 “너나 잘 하세요~”였습니다.

 

너무나 전투적인 하디에게 아르헨티나 출신 마리아가 자기가 겪은 친철한 할매에 대해서 설득조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전에 내가 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한 할매옆에 서있었거든.

갑자기 그 할매가 나를 톡톡 치시더니만, 할매의 무릎을 보여주시면서 한마디 하시는 거야.”자리가 없으니 여기라도 앉아!“

할매의 무픞 위에 마리아를 앉으라고 몇 번 권했지만, 앉으면 부러질 것같은 할매의 연약한 다리를 보고는 몇 번 사양을 한 후에 서로 크게 웃었다는 자기의 즐거운 경험담을 이야기했습니다.

 

긍정적인 사람에게는 모든 일들이 긍정적으로 일어나고, 모든 일을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인종차별적인 일”들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 또한 외국인으로서 오스트리아에 살아가는 것이 가끔씩은 버거울 때도 있고,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인종차별 비슷한 느낌을 당할 때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환경에 만족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종차별과 멀어지는 첫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밷는 사람은 한국에도 없지만 유럽에도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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