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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직업교육에 대한 내 속마음

by 프라우지니 201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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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요양보호사자격증을 취득할 때 실습갔던 요양원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어르신들 기저귀 가는 일”보다는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했지만, 내 손길을 고맙게 받아주시는 분들덕에 저는 많은 것을 느꼈고, “이 직업을 앞으로 갖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에서도 "요양보호사“가 되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2년짜리 직업교육도 받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오스트리아에서 “요양보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몇 년동안 변함이 없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직업교육 받을 기회만을 기다렸으니 말이죠!

 

그리고 40시간의 실습을 갔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6시까지 요양보호사들은 정말 많은 일들을 해야 했습니다. 실습 처음 간 날 신고 갔던 양말은 새것임에도 저녁에 집에 와서 보니 엄지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났습니다.

저는 정말 하루 10시간을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일한 결과를 양말이 보여줬습니다.^^;

 

실습하는 4일(하루 10시간동안)은 좋은 동료들과 일해서 힘들기는 했지만, 나름 즐겁게 일했습니다. 오물거리듯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의 독일어는 제대로 알아 들을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 않으시고 정답게 대해주셨습니다.

 

실습하는 동안에 동료에게 “그 동안 겪었던 최악의 상황”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은 1주일에 한번 샤워나 목욕을 하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네, 딱 한번)

 

목욕시간은 15분 내외이지만, 자쿠지 욕조에 물을 받아서 기계로 어르신을 물에 넣어드리고, 15분쯤후에 다시 가서 등 밀어드리고 기계로 다시 어르신을 꺼내서 닦아드리면 끝인데, 이 자쿠지 욕조가 엄청시리 큰 욕조라 물 받는 시간도 많이 걸리죠! 목욕을 끝내신 어르신을 닦아서 방으로 보내드리고, 욕조를 닦으면서 갑자기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혹시 자쿠지 욕조에서 목욕하시다가 볼일(큰거) 보신 분은 없었어?”

 

참 별것이 궁금하죠? 하지만 요양보호사로 일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걸 보신 어르신을 닦아드리는 일을 해야하니..^^;

 

내가 따라다니면서 함께 일한 아낙이 이야기를 합니다.

 

“전에 한번은 어르신이 목욕중에 자쿠지 욕조안에서 설사를 하신거야! 아이구~ 얼른 기계로 어르신 꺼내서 샤워해서 방에 넣어드리고는 욕조닦고, 기계닦고 완전 떵잔치 했었지.”

 

헉^^; 저는 그냥 물어본 말인데, 정말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요양원에 계신 여자 어르신중에 쪼매 지저분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항상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시는데, 문제는 그 손가락이 깨끗한 상태는 대부분 아닌거죠!

응가를 묻혀서 눈을 비비시기도 하고, 어딘가를 파다가 눈을 비비시기도 하고!

 

이 어르신을 제가 따라다닌 요양보호사는 별로 안 좋아 하는데 그 이유를 말하더라구요.

 

“저 어르신은 작정하고 요양보호사를 골탕 먹이는 사람중에 하나야! 샤워를 하는 중에 응가를 하시려면 하시라고 했더니만, 바닥에 완전 설사를 한바탕 하시길레 ”볼일이 다 끝나셨냐고 했더니만 “그렇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얼른 치우고 다시 씻기를 계속하는데, 예고도 없이 또 설사를 바닥에 한바탕 하시는 거 있지, 그래서 “끝 나셨나”고 했더니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르신은 바닥에 설사를 5번이나 하셨어.

덕분에 나는 어르신 샤워시키는 도중에 5번이나 바닥에 깔린 설사를 다 청소해야했고..

 

볼일을 보실 때마다 바닥에 튕겨서 나온 설사는 요양보호사의 옷에도 묻고..

그냥 기저귀 갈고, 닦고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욕조안에 혹은 여기저기 튀어서 묻는 것까지 처리해야한다고 하니 쪼매 겁도 났습니다.^^; 그리고 날 더 무섭게 만드는 또 한가지!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에 병원에서 실습을 한 3개월 해야 하거든.

병원근무는 하루에 12시간이야!

 

실습하는 동안은 바쁘게 뛰어다녀야 하고, 환자가 나가면 얼른 침대보를 갈아야 하는데, 완전 허리가 아플 정도에 다가!  한번은 환자가 들어왔는데, 피가 여기저기 튀는 상태였어, 그 환자의 피가 전염이 되는 병(바이러스)이 있는지라 완전 긴장, 긴장을 한 적도 있고..휴^^;~”

 

실습 하는 동안 겪은 일과 들은 일이 너무 많다보니 “내가 과연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나?”하는 생각과 함께 전에는 “100% 요양보호사가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실습 후에는 50%로 줄었습니다. 한동안 생각만 하다가 남편에게 털어놓았습니다.

 

“남편, 나 할말이 있어. 전에는 100% 요양보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반반이야!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고, 다른 걸 할까? 하는 생각도 있어.

 

하지만 직업교육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받을꺼야.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도 아니니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지!  그냥 내 마음이 반반이라는 것을 당신에게는 말해야 할 거 같아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남편 또한 마눌이 하겠다고 하니 뒤에서 밀어주는 상황이니 남편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나야 당신이 하고 싶은걸 하면 좋지!”

 

남편은 마눌이 행복한 것이 젤 중요한 사람이니 마눌이 뭘 하겠다고 해도 응원할 사람입니다.

 

“그래도 직업교육 받을 수 있으면 받을꺼야. 직업교육 받으면서 더 행복한, 혹은 감동의 경험을 하게되면 다시 ‘이 직업이 내가 갈 길이다’하는 생각도 들 거 같아.”

 

지금은 반반의 마음으로 이 직업교육을 받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래, 이 길이 내 길이다!”하는 생각을 다시 갖게되지 싶습니다.

나와 함께 직업교육을 받게될 사람들에게서도 긍정에너지를 받게될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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