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때마다 저는 새로운 정보들을 접합니다.
이번에 만난 마리아의 남편은 중학교 영어,체육 선생님!
“선생님은 4년에 한 번씩 안식년이 있어. 남편이 4년 전에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왔다가 나를 만나서 여기까지 오게 됐지. 내년에 다시 안식년이 돌아오니 또 여행을 간다고 해!”
“대신 안식년 때는 월급의 절반만 나와!”
“일을 안 해도 월급이 나오니 좋다. 그치? 오스트리아 선생님 정말 좋은 직업이네!”
새로운 정보이니 바로 남편에게 전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남편에게는 대학 동창중에 김나지움(고교) 영어 샘도 있고 남편과 엄청시리 친했던 전 직장상사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 하겠다~”고 노래를 부르더니만 어느 날 정말로 김나지움 샘이 되어서 회사를 떠났습니다. 주변에 샘이 몇 분 계시니 남편이 모르지는 않을거 같은 정보이지만 일단은 정보이니 전해야 하는거죠!
“남편, 남편, 그거 알고 있었어?”
“뭐?”
“오스트리아 선생은 4년마다 안식년이 있다고 하네!”
“으응~”
“알고 있었어?”
“응”
아하! 남편도 알고 있던 사실이였습니다.
나중에 시누이한테 들은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3년 동안 월급의 80%만 가지고 가고 20%는 두었다가, 1년 쉬는 때에 그 모아두었던 20%를 80%의 월급으로 받는거 라는..”
일하는 거보다 노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왔다~인 직업인거 같습니다.
4년마다 휴가를 1년씩이나 갈수 있으니 말이죠!
새로운 정보를 받았으니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마리아에게 줘야하는 거죠!
사실 저는 정보를 주는 차원이 아니라 상대방을 세뇌시키는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결혼사진입니다.
마리아는 올 4월에 결혼했다는 새색시이지만 이미 오스트리아에서 3년 동안 살았다고 해서 저를 궁금하게 했던 인물입니다.
“오스트리아는 파트너 뭐 이런 비자가 없는데 어떻게 결혼도 안하고 3년이나 머물 수 있어? 무슨 비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Familienangehörige 파밀리엔안게회리게”
뭐 이런 식으로 대화는 시작됐었고.. 그후 조금씩 서로를 알게 됐습니다.
강의가 끝나면 그녀는 오후에 여러 집의 청소를 하러 다닙니다. 정식으로 일을 할 수 없었던 지난 3년 동안에 그녀는 남편의 지인들 집을 다니면서 청소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불법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동갑인 태국에서 온 티키는 동네 유치원의 청소하는 일을 저녁에 한다고 합니다.
“몇 시간 일하는데?”
“일주일에 8시간 정도?”
“아하! 그럼 넌 geringfügig 게링퓌긱 이구나?”
“그게 뭔데?”
“게링퓌긱은 한 달에 360유로이하를 버는 사람들을 말해! 합법적으로 일은 하지만 버는 수입이 작아서 따로 내는 세금도 없고, 노동청에서도 ”실업자“로 분류를 하지!”
“아하! (알아듣는 소리)!”
“그럼 넌 보험을 selbstständig 셀프슈탠딕으로 내겠다? 한 달에 60유로?”
“응”
“그래, 게링퓌긱으로 일해도 내는 보험료에 연금보험이 포함되니 나중에 연금은 받을 수 있지!”
“연금?”
“응, 오스트리아에서 15년 이상 일하면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어.”
불법을 일하는 마리아는 보험료를 한 달에 100유로정도 낸다고 합니다.
“넌 같은 셀프슈탠딕이라고 해도 보험료에 연금보험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왜?”
“넌, 오스트리아에 등록하고 일하는 것이 아니잖아! 왠만하면 노동청에 등록하고 정식으로 일하지 그래?”
“아니야. 지금 시간당 11유로 받으면서 청소해서 (수입은) 나쁘지 않아!”
“니가 정식으로 일하게 되면 그보다는 적게 벌겠지만, 아니 따져보면 적지도 않을꺼야. 회사에서 보험료도 내주고, 여름에는 여름휴가비,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휴가비도 나오고, 1년에 5주간의 휴가도 있어. 그리고 회사에서 내주는 보험료에 니 연금보험도 포함되어있고, 무엇보다도 니가 아파서 일을 못해도 돈이 나와! 너 지금 일하는 건 일하는 만큼 돈을 받는거잖아. 따로 휴가도 없고, 당근 휴가비도 없고, 아프면 당근 돈 못 벌고!”
“그래도 난 그냥 하던 일 계속 할래!”
참 안타깝기 짝이 없었습니다. 정식으로 일하면 훨씬 더 혜택이 많은데 안 하겠다니..
나중에 몇 번 이야기를 해보니 청소하는 집들이 남편의 지인들인지라 그만둔다는 말을 하기도 쉽지않는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우니 몇 번 더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귀를 닫고 있던 그녀도 이야기가 반복되니 내말에 솔깃한 모양입니다.
“집에 가서 남편한테 물어봐야지!”
집에 가서 나한테 들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정식으로 일하면 1년에 14번의 월급을 받고, 휴가도 5주나 있으며, 아프거나 해서 일을 못해도 월급은 받는다는데.. 그리고 회사에서 내주는 보험료에 연금보험도 포함 된다는데..”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남편이 별 대수롭지 않는 일이라는듯이..
“어어~ 맞아. 당신은 그걸 어디서 들었어?”
어디서 들은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앞으로 그 사람이랑 놀지마!”하려고 물었을까요?
오스트리아에서 계속 살게 될 경우 청소 일보다는 조금 더 나은 혹은 직업교육을 받을 수도 있죠!
앞으로 직업교육을 받고 싶다는 마리아에게는 노동청에 등록하고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노동청에 등록해서 52주 (거의 1년) 일하면 직업교육을 받을 때. 노동청에서 교육비를 내주고(무료교육), 교육받는 동안에는 교육받는 시간에 따라서 생활비도 나와!”
“정말?”
“독일어코스 같은 경우는 오스트리아에 일하지 않은 경우라도 받을 수 있어. 나 이번에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와서 3주 동안 독일어 학원 다녔는데, 학원비 170유로 노동청에서 내줬어.”
옆에 있던 다른 아낙이 옆에서 거듭니다.
“독일어 배우는 동안 노동청에서 돈도 준다며~”
“그치! 노동청에서는 독일어를 배우는 시간을 일하는 시간으로 계산해서 한 달에 4~500정도 나오지!”
“정말?”
“너 나중에 Heimhilfe 하임힐페(사회복지쪽의 직업으로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의 가정을 방문해서 청소나 요리를 해주는) 직업교육 받고 싶다며? 그것도 받으려면 돈 내야 하는데, 니가 노동청에 등록한 후에 직업을 찾고 일을 하면 나중에 무료 교육에다가 교육받는 6개월 동안 노동청에서 한 달에 7~800유로 나오면 그걸로 생활비 하면 되니 좋잖아~“
“정말? 무료교육에 돈도 나와?”
“그것도 니가 노동청에 등록을 하고 일을 해서 이 나라에 세금을 냈을 때의 이야기야! 넌 지금 불법으로 일하고 있으니 이 나라에 세금 낸 것이 없잖아!”
“남편이랑 이야기를 해 봐야겠어. 나도 이제는 정식으로 일을 하겠다고..”
남편과 대화를 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정식으로 일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외국인 마눌을 얻어놓고는 지인들의 집을 돌리면서 청소나 시키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요?
그녀의 남편은 59살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6년만 더 일하면 정년퇴직하게 되겠죠. 6년 동안 마눌이 오스트리아에서 일 해 봐야 어차피 연금은 못 받게 될테니 계속 시간당 11유로 받으면서 지인들의 집이나 청소하다가 나중에 자신이 정년퇴직하면 같이 이 나라를 뜰 생각이였을까요?
그녀의 남편은 자신의 스페인어 실력을 쌓을 생각으로 집에서는 스페인어만을 쓴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그녀는 독일어를 배울 기회가 없는 거죠!
집에서는 스페인어를 쓰고, 여기저기 남의 빈집 청소나 하고 다니는 외국인 아낙이 독일어를 배울 기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인지 4년차가 되어가는 그녀의 독일어는 가난하기 짝이 없습니다. 같은 외국인 마눌로 살고있는 저인지라 그녀가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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