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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297-무서운 강적!

by 프라우지니 201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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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느 곳(캠핑장, 호스텔등)를 가도 “FREE (공짜)”는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공짜 밝히는 마눌을 남편은 탐탁치 않게 여기지만..

머리 벗겨질 염려가 전혀없는 마눌은 여전히 공짜를 미치도록 좋아합니다.^^


저는 저만 이리 공짜에 민감하고, 다 챙기는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서양인이! 나이도 어린것이! 나보다 한수 위!

라이벌도 이런 라이벌을 만나면 싸우는 족족 완패할거 같습니다.

 

완전 무서운 강적이야기를 오늘은 준비했습니다.


 

 

유스호스텔 같은 경우는 이리 주방에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신들의 식료품을 넣어둔 후에 자신의 묵고 있는 방, 이름, 떠날 날짜를 스티커에 적어둡니다.

(캠핑장 같은 경우도 냉장고에 자신의 음식을 넣을 때 스티커를 붙여야 합니다.)


이런 곳에 제대로 스티커를 안 붙였다가 없어지는 물건은 어디가서 물어달라는 말도 못하죠!

(사실 스티커 붙여놔도 없어지는 것은 다 물건 주인의 부주의로 처리가 된답니다.^^;)


 

 

호스텔 주방의 칸막이 한쪽에는 항상 이런 코너가 있습니다.

“FREE FOOD" 공짜음식!

 

이곳을 떠나는 여행자들이 남겨놓고 혹은 까먹고 놓고 간 것들이죠!


사진 상에는 별로 알찬 것이 없는디..

저는 냉장고에서 싱싱한 샐러드 반 봉지와 레몬 한 개를 챙겼었습니다.

 

물론 FREE라는 스티커와 함께 붙어있던 것이여서 얼른 챙길 수가 있었죠!


마눌은 공짜를 아무리 좋아해도 사실 필요한 것만 챙깁니다.

저기 기름이 여러 가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 기름이 넉넉한 관계로 필요 없고!!

 

 

 

 

마눌을 놀라게 한 인물들의 칸막이 내용물입니다.


저기 구석에 있는 생일양초는 마눌도 FREE코너에서 봤지만 별로 쓸데가 없어서 안 챙겼는데,

먹다가 어설프게 남겨놓고 간 땅콩버터, 완전 조금 남은 설탕등등.

 

마눌이 아까 봤던 제품들이 다 이곳에 집결되어 있습니다.

이 칸막이 주인은 거기에 있는 걸 완전 싹쓸이 했습니다.


집결된 물품에는 새로 스티커를 붙이고 본인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여보세요~ 이렇게 새로 스티커 붙여도 아까 FREE코너에 있는거 다 봤데이~)


이쯤되면 마눌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합니다.

모르죠! 다가오는 생일에 피너츠버터, 설탕등을 넣은 빵을 구으려고 챙겼는지..^^


누가 이렇게 발 빠른 행동을 하나 자세히 지켜보니..

마눌의 적수는 한명이 아니고 두 명 이였습니다.^^


Lena&Lisa 레나와 리사라는 독일에서 온 쌍동이였습니다.

(그들이 쓰는 언어로 봐서 독일사람)

 

나이는 이제 스무살 정도!

돈이 없어서 그리 공짜를 챙기는 것인지 아님 원래 몸에 배인 알뜰함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들의 행동에서 마눌은 그들이 상대가 안됨을 파악했습니다.


마눌이 공짜음식을 챙길 때는 주위를 한번 흟어본 후에 아무도 없을 때 몰래 챙깁니다.^^

누군가가 옆에서 왔다리 갔다리 할 때 챙기기에는 쪼매 부끄럽거든요.^^;

 

챙긴 음식은 얼른 우리 음식가방 속에 폭 파묻히게 넣어서 흔적을 없앱니다.^^

 

대체로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죠!^^


그런데 이 쌍둥이 아가씨는 남의 눈은 거의 의식하지 않습니다.

공짜음식이나 스티커가 제대로 붙어있지 않는 것들은 모두 공략대상입니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하고, 맛(까지)보고는 그것을 챙길지 말지 결정을 합니다.(하지만 제가 옆에서 보니 99%는 챙깁니다.)


서양인은 남이 먹던 것도 안 먹고!

(= 너가 무슨 병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너를 어떻게 믿고 너가 먹던걸 먹니?)


서양인은 자기 것 외에는 절대 관심 없고!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눈길도 안주지..)


마눌이 공짜음식 뭔가를 챙기는 거 같으면 서양인인 남편은 일단 인상이 구겨집니다.


그때 짓는 표정의 의미는..

 

“왜 그러세요? 그냥 우리 돈으로 사면 되잖아요!

제발 그런 추접하고 빈티나는 행동 좀 하지마세요~”

(그래놓고 제가 공짜로 취득한 것으로 뭔가를 만들어 놓으면 (남편이) 얼른 먹어치우는 것은..

 흔적을 없애기 위함일까요??)


물론 마눌도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있는지라 정말 추접하게 남은 것에는 절대 손 안 됩니다.

 

가령 먹다가 남은 요거트나 잼 같은 것에는 절대 손이 안갑니다.

소금, 설탕같은 깨끗하게 사용한 것들도 용량이 어느 정도 있어야 챙기고,

알루미늄호일 같은 것은 스콘 구을때 항상 필요하니 이런 것들도 챙기죠!


서양인의 알뜰함(혹은 공짜 밝힘)이 동양인의 수준을 넘어가는 정도여서 마눌은 심히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쯤되면 동서양의 중간에 있는 기준선 어느 부분을 이동해야 할 거 같기도 합니다.

(어째 오늘은 결론이 쪼매 어려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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