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145-속상한 물물교환!

by 프라우지니 2013. 3. 4.
반응형

화폐가 없던 시절에는 내가 가진 물건과 필요한 물건을 교환했었죠!


지금은 돈이 없는 시절도 아닌디..

저희부부가 물물교환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캠핑장에 들어온 여행객!

독일할매 3분이 캠핑카를 타고 뉴질랜드를 여행 중이시라는..

 

“이렇게 여행 다니셔도 할배(배우자)가 뭐라고 안 하세요?”

“우리 둘은 이미 남편과 사별했고, 저 친구는 이혼하고, 남친이랑 살았는데, 남친이랑 사별했고, 그래서 이렇게 같이 여행을 계획했지!”

 

이미 60대 중반이 넘으신 독일 할매들은 참 용감하신거 같습니다.

그 나이에 외국여행이면 언어에도 어려움이 있을터인디..


이분들과 대화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역시 세 사람이 여행을 다니면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할매 두분이 딱 붙어서 다니고, 다른 할매는 은근히 왕따!

개성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났으니 취향도 다르고, 가고자 하는 곳도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여행 중에 둘만 딱 붙어서 한사람 왕따 시키는 건 아닌거죠!


리더격인 할매가 저녁으로 생선을 먹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본인이 잡은 생선으로 요리를 하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러운 남편!

열심히 낚시를 해서 잡은 것이고, 냉동고에 있는 송어도 보여주니..


이때 리더할매가 한마디 하십니다.

 

“우리한테 그 송어를 팔지..”

물론 송어는 냉장고에, 냉동고에 많이 있기는 하지만..

팔 생각이나 목적은 전혀 없는 것들이죠!

팔면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도 전혀 모르고!


조금 생각하던 남편이..

 

 “우리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 어때요?”

그렇게 우리의 거래는 이루어졌습니다.


남편이 잡아서 냉동고에 넣어둔 송어(연어색)한마리 분량의 송어를 드렸습니다.

세 명이니 넉넉하게 드실 정도의 양인거죠!


남편이 잡는 송어는 크기가 있는지라..

머리 자르고, 중간에 뼈 발라내도 한 마리의 무게가 꽤 되죠!


 

 

넬슨쪽에서 온 할매들은 넬슨에서 신선한 야채를 값싸게 많이 사왔다고 지나가는 말로 했던지라,

남편은 할매들에게 야채를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사진에 우측으로 보이는 송어를 2봉지(한마리 분량)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차에 가서 가셔 오신 야채!

 

당근 1킬로(2불), 피망 한개(2불), 도마토 한개(이 당시 1킬로에 13불이였으니 한 2불?)

할매가 가져오신 야채는 도합 6불이 되시겠습니다.


수퍼에서 젤 싼 바다생선을 사도 킬로당 15불은 훌러덩 넘는디..

연어농장에서 사는 연어도 제일 싼 것이 킬로당 20불인디..

바다에서 강으로 넘나드는 자연산 송어를 한 마리 꿀꺽하시면서 할매가 들고오신 야채는 덜렁 6불!


야채를 들고 오시면서 한 마디라도 했다면 내내 덜 속상했을 것을..

“미안해서 어쩌나..우리가 가지고 있는 야채가 이것이 다여서..”


우리에게 송어를 6불에 사먹으려고 생각했던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할매가 들고오신 야채가 심하게 빈약합니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말로해서 푸는 마눌과는 달리..

남편은 입을 꾹 다물어버립니다.

 

말로해서 다시 그 일을 되 뇌이면 더 열을 받는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입니다.

그냥 잊으려고 생각도, 말도 안하는 거죠!


냉동고에도 있고, 냉장고에도 있는 많은 송어 중에 그깟 한 마리인데..

조금 손해 보면 어때? 싶으시겠지만..

주고 싶어서 그냥 줬다면 선물 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겠는데..

물물교환이라는 이름아래 주고 받은 것이여서 자꾸 곱씹어지는 거죠!


그 독일 리더할매는 아주 행복하셨을까요?

“자연산 송어를 거의 헐값에 사셨다고..”


많고 많은 송어중에 한 마리였지만..

남편이 그 송어를 잡기 위해서 새벽잠 덜 자고..

저녁에도 샌드플라이한테 뜯겨가면서 잡은 송어중에 한 마리인 것을 아는 마눌은..

내내 불공평했던 물물교환이 속상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View 추천버튼을 눌러주시면, 제가 글을 쓰는데 아주 큰 힘을 주신답니다.

제 블로그가 맘에 드셔서 구독+을 눌러주시면 항상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