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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태도의 문제

by 프라우지니 202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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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왕 대접을 받고 싶으면

내 아내를 왕비처럼 대하라

는 말이 있습니다.

 

아내를 시녀처럼 대하면

자신은 (시녀의 남편인)

시종일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만

대접받길 원하죠.

 

세상의 남편들만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니죠.

 

우리네 인생은

“Give & Take 기브엔테이크이니

내가 주는 만큼 받는데 이걸

모르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나에게

베푸는 걸 봐가면서 나도 얼마나

친절 해야할지, 혹은 친절한 척만

할지를 결정을 하게 되죠.

 

요즘 우리 병동에

특별 서비스만을 요구하며

여왕행세를 하시는

P부인이 계십니다.

 

P부인이 입주하시고

얼마 안된 시점에 집에서 키우시던

고양이를 요양원에 데리고 와서

살아야겠다고 하셔서 요양원이

한동안 들썩거렸죠.

 

아무리 혼자 사는 독방이고,

자신이 집에서 살던 식으로

방을 꾸밀 수가 있다고 해도

지금까지 집에서 키우던

애완동물을 데리고

입주하신 분은 없었는데..

 

그리고 자신도 도움이 필요해서

요양원 입주를 하는데,

동물을 데리고 오면 결국은

요양보호사한테 인간이 아닌

동물까지 간병(?)하라는

이야기인지..

 

하도 태도가 강경하니

요양원 측에서는 P부인의

가족들에게 약속을 받은 후에

고양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조건은 딱 하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고양이의 대변을 치우는 일은

P부인이나 가족들이  할것!

 

 

 

 

그렇게 P부인은

우리 요양원에서 유일하게

애완동물을 갖고

계신 분이 됐죠.

 

P부인의 외모는

외국인입니다.

 

피부가 약간 어둡고 어찌보면

인도 쪽 외모를 가진 듯 한데,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고,

엄마가 루마니아 쪽이라고

하니 그런 가부다..하는데

아무리 봐도 피부색과 외모는

인도쪽이죠.

 

외모 때문에 그런 것인지

자신이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현지인임을 시시때때로 밝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요양원 원장에게

불만을 많이 표출하시죠.

 

요양원에서 나오는 음식이

맘에 안 든다고 주방장을

당신의 방으로 불러서 자신을 위한

메뉴를 주문할 정도로 갑질이

엄청나게 심하신 P부인.

 

P부인이 주방장에게 요구하신

당신만을 위한 하루 세끼

메뉴를 읽다가 직원들이

다 뒤로 넘어갔었죠.

 

아침식사는 매일 햄이 나와야 하고,

점심 저녁으로는 메쉬포테이토와

맑은 소고기 스프가

매일 있어야 하며,

저녁은 햄&치즈와 야채를

곁들인 접시를 4인분 분량으로

서빙하라나 뭐라나..

 

 

고양이가 사는 방이니 방문은 항상 꼭 닫아주세요.

 

 

우리가 11로 붙어서

24시간 간병을 하는 곳도 아니고,

식당에서도 매일 나오는 메뉴가

있는데 당신이 요구하시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원장이나 주방장이

당신 방으로 찾아오니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을

하신 것인지 5분 단위로 호출을

해서는 다양한 주문을 하십니다.

 

고양이 그릇이 비었으니

우유를 줘라!”

 

고양이는 당신이 책임지겠다고

하셔서 요양원에 들인건데

은근히 이 일을 직원에게

밀어버릴 계획이신 P부인.

 

당신이 책임지지 못하겠으면

고양이를 가져가라고 하라

한 뒤에야 군소리 없이

당신이 하고 있지만,

엎드리면 어지럽다.”등의

이유로 시시탐탐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연구를 하시죠.

 

내가 젤 맘에 안 드는 건

P부인의 태도!

 

우리를 대하는 태도를

가만히 보면 우리는

P부인의 시종입니다.

 

호출을 해서는 달려가보면

다리가 아프니 연고를 발라라!”

 

연고를 바르고 조금 지나면

또 호출에서는

안정제를 가져와라!”

 

어르신들이 약을 달란다고

다 갖다 주지는 않습니다.

 

약을 줄지 말지는

요양보호사 혹은 간호사가

판단을 하고, 때로는 약 대신에

정신을 딴데로 돌릴 수 있는

대화 몇 마디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죠.

 

 

 

약 달라는데 안 준다고

자꾸 불만을 호소하시는

P부인용 Placebo플라시보

(가짜 약) 물약까지

준비되어 있죠.

 

말을 해도 안 통하니

가짜약을 드리는 걸로

해결을 한거죠.

 

아침에 간병에 들어가서

P부인을 씻겨드리는 과정에서

젖은 물수건을 내밀며

얼굴, , 가슴, 겨드랑이랑

허벅지 앞쪽은 당신이 닦으세요.”

했더니만 자신은 기운도

없는데 그걸 하라고 했다고

대성통곡을 하십니다.

 

(당신이 충분히 씻으실 수

있음에도) 나보고

다 닦으라는 이야기죠,

 

자신의 몸이나 닦고 나가면

되는 시종이 건방지게

'하라 마라' 하니

열 받으셨던 겁니다.

 

물론 저는 당신이 원하시는 걸

절대 해드리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직접 하시라 그냥 기다려 드리죠.

 

여기서 잠깐!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

가운데 당신들의 똥꼬를

닦는 직원들이 하녀 인줄

아시는지, 직원들을

눈 깔고 내려다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떵잔치를 해서 그걸 다

닦아드렸는데도 돈 안 드는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도

아끼시고 안하십니다.

 

내가 돈을 냈으니 너는

할 일이나 하고 꺼져!”

마인드인거죠.

 

 

 

P부인도 직원들을

하녀 대하듯 하시는데

사람의 정은 그리운 것인지

방에 가면 자꾸 손을 잡아달라고

내미십니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친절하고,

아주 작은 일에서 웃으며

고맙다하면 나도 눈을 맞추고,

웃어주고, 손도 잡아드리고,

시간이 나면 그 방에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어깨나 발에 시간을 들여서

마사지를 해드리지만!

 

날 하녀 취급하시며,

바빠서 미치겠는 시간에

호출하셔서 손잡아 달라고

내밀면 정말 환장합니다.

 

나는 병동 어르신께

여러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오전 간병 시간은 각 방에 계신

분들을 다 씻겨드려야 하니

직원들은 엄청 바쁜데,

이미 간병을 받으신 분은

아직 간병을 받지 못한

분들은 안중에도 없으니,

별일 아닌 일에도 직원 호출을

해서는 늦게 온다고 닥달을 하시죠.

 

이 시간만은 가능한 호출을

자제 해 달라 부탁을 드리죠.

 

시간이 부족하고 스트레스 받은

시간임을 알려드렸고,

제발 이 시간만큼은 호출을

자제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려봐도 5분 단위로 호출벨을

눌러서 병동의 직원들을

미치게 만드시니 P부인을

좋아하는 직원은 없죠. ㅠㅠ

 

나는 그리 친절한

요양보호사는 아닙니다.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있는데

미소 가면을 쓰고 생글거리며

웃지 못하고,

따질 일이 있으면 따지고,

어르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까지 받아내죠.

 

당신이 우리를 대하시는

태도를 보면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하인인데,

우리에게 사랑받길 원하고,

관심 받길 원하고,

애정을 갈구하시는 P부인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P부인의 태도는 직원들과

같은 위치에서 눈을 마주보는

사이가 아니면서도 당신이

손을 내밀면 잡아주며

애정을 보여주는 직원이

필요하신 모양입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P부인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직원들과 진정 관계를 맺고

싶으시면, 직원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으시면,

당신이 직원들을 아래로

내려다보시는 그 거만한

태도를 버리시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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